[명절 풍경] 영상 제사
[명절 풍경] 영상 제사
  • 방종현 기자
  • 승인 2021.09.23 10:00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줌으로 하는 제사

영상으로 하는 제사

남평문씨 소일 문중은 영천시 화북면 죽전 2리에 있다. 입향조 간은공 문흥범 公이 터를 잡아 뿌리 내린 곳으로 公은 광해 조 때 국왕 직속의 선전관(宣傳官)을 지낸 분으로 인조반정 후 공신들의 횡포가 극심해 권력의 무상함을 느끼고 낙향해 터를 잡은 곳이다. 문중 시사가 있을 때 원근 각지에 흩어져 살고 있던 후손들이 참례한다. 모두 도포에 유건을 쓰고 마치 향교 행사에서나 볼 수 있는 복장으로 전의(典儀)의 집례(執禮)로 홀기(笏記)에 따라 엄숙하게 진행하는 문중이다. 이렇게 예를 쫓아 행하는 가문도 코로나 앞에서는 어찌할 도리가 없다.

남편문씨 소일문중 시사    문명달 씨 제공
남평문씨 소일문중 시사. 문명달씨 제공

 

작년에는 4인 이상 한자리에 같이할 수 없다는 정부 방침으로 명절 제사를 지낼 수 없었다. 생각 끝에 비대면 영상으로 모시자고 자녀들 의중을 물었더니 모두 흔쾌히 동의해 주어 작년부터 영상 제사를 모신다고 한다.

거실에 진설한 제사 상  문병달 씨 제공
거실에 진설한 제사상. 문병달씨 제공

 

문병달 씨는 간은공의 12세손으로 어려서 유학자인 조부의 슬하에서 예의범절을 익히며 성장했다. 사회에 진출하여 영천, 포항, 대구시에서 과장과 문화원 사무국장 등 40년을 봉직하고 퇴임했다. 지금은 유림단체 퇴계학회, 동양 예학회 회원과 예절 지도사. 불교 정토사 신도회장을 역임하며 한국 문인협회, 달구벌 수필 문학회 부회장으로 문단에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문병달 씨는 1987년 부친 작고 시 빈소 방을 설치하고 조석으로 상식 올리고, 초하루 보름에는 7남매가 삭망전(朔望奠)을 100일간하고 탈 상제를 지냈을 정도 예법을 중시했다. 성현도 여세 추이라 했다. 예법도 현실에 따라야 한다며 문병달 씨는 거실에 제수를 진설하고 대형 TV에 연결하고 아들과 사전 약속 한 시간에 줌으로 연결 제사를 모신다 한다. 문병달 씨가 집례하여 홀기를 불러 초헌(初獻)을 큰아들이 하고 아헌(亞獻)은 큰 며느리가 하게 하고 종헌(終獻)은 둘째 아들이 올리게 했다.

제사에 참례한 둘째 아들 가족
영상제사에 참례한 둘째 아들 가족. 문병달씨 제공

이렇게라도 조상께 잔을 올릴 수 있어 자손이 할 이력을 한 것 같아 마음이 편안하다고 한다.

대한민국이 IT 강국임을 실증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이규석 2021-09-23 11:14:23
범절있는 집안은 역시 다르군요. 옛을 지키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닌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