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 행복까지 30일
[영화 이야기] 행복까지 30일
  • 김동남 기자
  • 승인 2021.06.02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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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주들과 함께 보면 너무나 좋은 영화

손자가 세상살이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는 나이가 되면 꼭 보여주고 싶은 영화가 있었다. 열 번 백번의 훈육보다 이 영화 한 편이면 우리가 지금 누리고 있는 것, 우리가 지금 가지고 있는 것들이 얼마나 차고 넘치는 축복인지를 깨달을 수 있는 영화.

바로 행복까지 30인도 영화이다.

인도 영화는 그 특유의 정서로 인해 화려한 춤과 노래와 과장된 연기가 부담스러웠는데, 그 가운데서 보석처럼 발견한 영화이다.

인도 빈민가의 한 골목에 할머니와 엄마와 살고 있는 두 형제는 까마귀 둥지에서 알을 훔쳐먹으며 배고픔을 달랜다. 동네 사람들은 그런 형제를 보고 '까마귀 알'이라고 불렀다. 그러던 어느 날 까마귀 둥지가 있던 유일한 아이들의 놀이터가 폐쇄되고, 피자 가게가 들어선다. 할머니와 엄마가 얻어온 배급표로 낡은 텔레비전이 설치되자마자 형제는 피자 광고를 보게 되었다.

피자가 어떻게 생겼는지 광고가 아닌 진짜 모습을 보고 싶었던 형제는 미로처럼 얽히고설킨 골목길을 안내해주는 조건으로 배달부가 싣고가는 진짜 피자를 구경할 수 있었다. 난생처음 보는 피자 모습. 고기와 치즈로 토핑된 고소한 냄새에 형제는 침만 삼킨다.

그날부터 두 형제의 위대한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우리도 돈을 모아서 피자를 사 먹자. 전단의 피자 한 판 가격이 300루피, 하루에 10루피 모으면 30일이면 피자를 사 먹을 수 있어.’

기차에서 떨어지는 석탄 파편을 주워 팔면 하루에 10루피의 돈이 생기나 잠자는 시간을 빼고 온종일 주워도 한 자루를 채우기가 힘들었다. 피자에 대한 형제의 열망을 눈치챈 할머니가 전단을 보고 비슷하게 피자를 만들어낸다. 이미 진짜 피자의 모습과 냄새를 맡아 본 아이들은 할머니가 만들어 주신 것이니 먹어 보기는 하나 이내 고개를 젓는다. 진짜 피자라면 이런 맛이 날 리가 없지.

할머니표 피자를 맛보고 있는 아이들

 

우여곡절 끝에 300루피를 손에 쥔 형제는 동네 아이들과 우르르 피자 가게로 몰려가나, 초라한 행색의 빈민가 아이들이라 문 앞에서 쫓겨난다. 자신들의 남루한 옷 때문이라고 생각한 형제는 다시 옷을 사기 위해 200루피를 더 모으기 시작하고...

새 옷으로 갈아입고 찾아갔지만 피자 가게의 장벽은 너무 높았고 형제는 오히려 가게 사장에게 따귀만 맞게 되었다.

그 와중에 할머니가 돌아가셨고 형제는 그동안 모은 돈을 할머니의 장례비용으로 엄마에게 내어놓았다. 그런데 형이 따귀 맞는 장면이 우연히 cctv에 찍혀 뉴스로 방송되자 정치가들은 이를 이용하려 들고 방송가와 경찰들은 아이들을 찾아 나선다.

죄 없는 아이들이 당한 폭행 사건은 전국적인 이슈가 되고 형제에게 사과한 가게 사장은 그들을 불러 온갖 맛있는 피자를 대접하게 된다.

그토록 염원하던, 너무나 간절했던 진짜 피자의 맛을 보게 된 두 형제

마지막 뱉은 그들의 시식평이 우리 모두의 가슴을 찌른다.

할머니의 피자가 더 맛있었네.’

 

그 피폐하고 가난한 삶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목표에 한 발자국 다가설 때마다 행복한 미소를 짓던 두 형제를 보면 과연 행복의 기준은 무엇일까? 라는 질문을 던지게 한다. 아울러 어른들의 편견과 욕심이 동심에 비해 얼마나 추하고 비루한지도 보여준 영화였다. 어리광이나 투정만 부리면 마법의 램프처럼 원하는 것은 다 가질 수 있는 현실 속의 아이들에게 말하고 싶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노력하고 인내하는 과정이 진정한 행복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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