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날 이야기] '장마당' 연재를 시작하며
[장날 이야기] '장마당' 연재를 시작하며
  • 방종현 기자
  • 승인 2021.05.14 1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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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은 우리네 삶의 애환을 만나는 곳이다.
북적이는 장터에 서 있으면 살아갈 힘을 얻는다.
신매시장 풍경  방종현 기자
신매시장 풍경 방종현 기자

 

문화예술 취재팀에서 대구 경북의 장마당을 취재했습니다. 場마다 특색있는 풍물이 소개될 것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사료(史料)에 의하면, 지금으로부터 약 1,500년 전 서기 490년 신라 소지왕 12년에 신라의 수도였던 경주에서 최초의 장(場)인 경사시(京師市)가 열렸다 한다. 조선 시대에 와서 경시(京市)와 향시(鄕市)로 구분되어 장터가 형성되어 전해 내려오다가 지금은 오일장으로 정착되었다.

사람들이 함께 모여 사는 마을은 대체로 80리 허(許)쯤에 큰 취락(聚落)이 생성된다. 대구에서 東으로 영천 80리 경주 80리요 北으로는 군위 80리 안동 80리요 南으로 현풍 80리 창녕 80리이고 西南 쪽으로 고령 80리 합천 80리 등이다. 이곳에는 비교적 큰 규모의 場이 선다. 농경사회 장마당에는 농사에 필요한 호미 낫 등 농기구를 벼루는 대장간이 있어야 하고 농사에 필요한 노동력의 원천인 소(牛)를 파는 우시장이 있어야 했다. 장의 규모도 대장간이 있고 우시장이 있고 없고에 따라 장의 크기를 매길 정도다.

장날에 먹거리는 빠질 수 없는 부분이다. 가장 인기 있는 곳은 뭐니 뭐니 해도 국밥집이다. 뼈다귀와 고깃덩이를 넣고 대파를 듬성듬성 썰어 넣고 큰 가마솥에 밤새 끓이면 국물에 벌건 기름이 둥둥 떠 구미를 당긴다. 장날은 힘든 농사일에 민초들이 즐기는 축젯날이다. 오죽하면 볼일 없는 장에 거름 지고 간다는 말도 있다.

장마당에 엿장수 가위 놀리는 소리며 뻥튀기 장수의 ’뻥이요‘ 외는 소리 하며 손님을 호객하는 장사꾼의 외치는 소리 등이 장날 분위기를 돋운다. 場에서 팔리는 시세를 場 금’이라고 말하는데 장 금‘은 팔고 사는 사람의 인정 있는 흥정에 의하여 결정되기도 하지만 그날 장날에 출시되는 상품의 수량에 따라 달라진다.

옛날엔 산 하나 넘거나 개울 건너 근동에 사는 사람끼리 연비 연 척이 맺어져 사돈끼리 한 場을 봐 먹는다. 장마당에서 사돈을 만나면 요기라도 하자며 함께 가는 곳이 국밥집이다. 장마당은 인정이 피어나는 곳이다.

장날에 관한 재미있는 말이 있다. ‘가는 날이 장날’이란 말이 있다.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러 찾아갔는데 친구가 유명을 달리해 찾아간 날이 장례(葬禮)를 치르는 날이어서 ‘가는 날이 장(葬) 날이다는 부정적인 뜻이 있다. 또 다른 말은 예기치 못하게 행운을 잡았다는 뜻으로 ’가는 날이 장(場) 날이다'. 라고 긍정적으로 쓰는 말이다. 우리 인생사도 긍정적인 일만 있으면 좋겠다.

문화예술 취재 팀장 방종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