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속 수채화 , 함안 ‘처녀뱃사공 노을길’
동화속 수채화 , 함안 ‘처녀뱃사공 노을길’
  • 장희자 기자
  • 승인 2021.05.09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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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꽃, 양귀비 꽃, 수레국화와 노을
 처녀 뱃사공 발상지인 악양나루 너머로 산 중턱 절벽위에 악양루가 보인다. 장희자 기자

낙동강 강바람이 치마폭을 스치면
군인간 오라버니 소식이 오네
큰애기 사공이면 누가 뭐라나
늙으신 부모님을 내가 모시고
에 헤야 데 헤야 노를 저어라
삿대를 저어라
낙동강 강바람이 치마폭을 스치면
군인간 오라버니 소식이 오네
큰애기 사공이면 누가 뭐라나
늙으신 부모님을 내가 모시고
에 헤야 데 헤야 노를 저어라
삿대를 저어라
낙동강 강바람이 앞가슴을 헤치면
고요한 처녀 가슴 물결이 이네
오라비 제대하면 시집 보내마
어머님 그 말씀에 수줍어 질 때
에 헤야 데 헤야 노를 저어라
삿대를 저어라.                         

(처녀뱃사공, 윤부길)

 

‘처녀뱃사공 노을길’은 경남 함안군 법수면 악양길 49-10번지 일대에 있다. 남강과 함안천이 합류하는 곳에 있는 2.7㎞ 악양둑방길이다. 함안군청이 처녀뱃사공 노래를 캐릭터화하여 '처녀뱃사공 노을길' 2코스로 개발하였다.

남강변 갯버들 숲, 모래사장, 둔치와 둑길에 심은 꽃양귀비, 유채꽃, 코스모스 등으로 사계절 아름다운 길이다새벽녘 물안개나 해질녘 노을이 더해지면 이채로운 풍경을 자아낸다. 함안천 건너편 바위절벽에는 유명한 악양루 정자가 있다. 악양의 꽃길과 노을은 ‘함안 9경’에 속한다.

'처녀뱃사공 노을길 아래 하천변 3만여평에 피어있는 다양한 봄꽃. 장희자 기자

악양루는 문화재자료 제190호이다. 악양루 입구 지방도 옆 고개 중턱(대산면 서촌리 1338)에 처녀뱃사공 노래비가 세워져있다. 2010년 제작된 노래비 제막식에는 윤부길씨의 아들인 윤항기 가수가 참석했다고 한다.

처녀뱃사공은 1959년 윤부길이 노랫말을 짓고, 한복남이 곡을 만들었다. 황정자 가수가 노래한 곡으로 악양나루에 실존하던 인물을 노래로 만든 것이다. 6.25 전쟁이 발발하자 군에 입대한 오빠를 대신해 뱃사공으로 일하던 처녀가장의 사연을 노래로 만들었다고 한다

윤부길은 유랑극단의 단장이었다. 유명 가수인 윤항기와 윤복희의 아버지이다. 경남 함안에서 공연을 끝내고 강 건너의 대산장으로 가던 중 악양나루를 지나가게 되었다고 한다.

악양나루 하천변 수레국화. 장희자 기자

악양나루는 범수면 윤외리 악양마을과 대산면 서촌리를 잇는다. 낙동강의 큰 지류인 남강과 함안천이 만나는 곳에 있다. 악양나루에서 윤부길은 6.25전쟁이 나자 군에 입대한 후 소식이 끊긴 오빠를 기다리며 그를 대신해 노를 저어 사람들을 건네주던 20대의 처녀뱃사공을 만났다. 그녀는 늙은 홀어머니와 어린 동생을 보살피며 힘든 뱃사공 일을 하고 있었다.

윤부길은 처녀뱃사공으로부터 이 사연을 듣고 작사하게 되었다. 처녀뱃사공의 오빠는 전쟁 중에 전사하였다. 이렇게 만든 처녀뱃사공은 1959년 황정자가 불러 널리 알려지면서 국민들의 애창가요가 되었다. 20대 처녀가 군대에 간 오빠 대신 뱃사공 일을 했다. 전쟁이 끝났음에도 돌아오지 않는 오빠를 애타게 기다리는 모습이 그려지는 노랫말이다전쟁 후의 애틋한 정서가 담긴 처녀뱃사공은 사랑을 받으며 1960년대 최고의 곡이 되었다1976년에는 금과은이 다시 부르면서 꾸준한 인기를 누렸다.

 은하수가 내려 앉은 듯한 안개꽃.  장희자 기자

악양나루는 1997년 악양교가 놓이면서 없어졌다. 처녀뱃사공의 사연을 확인한 함안군에서는 문화관광 자원으로 활용하였다. 악양나루가 있었던 한적한 도로변에 2000년 10월 처녀뱃사공 노래비를 세웠다. 

함안은 자연재해를 방지하기 위해 축조한 둑이 전국에서 가장 길게 나 있는 곳이다. 남강을 끼고 가야읍과 법수면을 잇는 악양 둑방길은 봄에는 양귀비, 수레국화, 안개초 등 봄꽃 나라가 된다. 여름에는 해바라기, 가을에는 코스모스, 국화 등이 피어난다, 다년생 후록스, 원추리, 동국, 구절초 등도 함께 어우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