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커피바리스타, 제빵기능사에 도전하다
시니어! 커피바리스타, 제빵기능사에 도전하다
  • 엄익주 기자
  • 승인 2020.12.08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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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의 새로운 삶을 개척하고 도전하는 인생 이모작 프로젝트인 커피 바리스타, 제빵기능사 자격시험에 도전해 이를 이룸으로써 자신감 향상은 물론 재취업의 기회와 창업의 토대를 마련하는 계기를 만든다.

베이비부머의 은퇴 시기와 맞물려, 창궐한 코로나19의 여파로 청년층의 취업난과 함께 자영업의 침체까지 더해졌으니 시니어의 설자리가 마땅치 않다. 게다가 근력이 예전에 비해 떨어져 자존감이 낮아지는 등 우울감으로 위축되는 시니어 자신을 발견하게 되니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자존감을 회복하고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 시니어는 여러 가지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 한 방편으로 커피바리스타, 제빵기능사 자격 등을 취득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이로 인해 우울감 해소는 물론 재취업을 한다든지 창업의 토대를 마련하는 계기가 될 수 있으면 금상첨화(錦上添花)다.

커피바리스타나 제빵기능사 자격은 커피나 빵 제품을 만드는 과정의 실습이 필요한 분야이다. 가정에서 직접 습득하기에는 장비와 작업공간이 부족하여 쉽지 않고 학교나 학원 등에서 실습을 해야 하는데, 그리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비용과 다소 긴 시간이 필요하다.

◇커피바리스타 자격

코로나19가 생활의 한 부분에 깊숙이 침투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커피의 인기는 위축되기는커녕 식을 줄 모른다. 각종 외식산업이 어려움을 겪어 폐업이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커피 수입량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것은 커피 산업이 꾸준하게 크고 있음을 나타낸다.

작년의 경우 커피전문점 창업 증가율이 22%인 반면에 폐업률이 14%로 창업이 폐업보다 많아 연간 계속 증가 추세로 7만여 개가 영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유추해 볼 때 커피바리스타의 수요는 증가하고 있어 시니어가 도전해 볼 수 있는 영역으로서 유망한 분야라 할 수 있다.

커피바리스타 과정은 커피의 기원, 커피 품종, 가공방법, 산지별 등급 기준과 커피 로스팅, 커피의 여러 가지 추출 기구 등을 배운다.

아메리카노와 카푸치노 등 커피 제품을 만드는 에스프레소머신, 엄익주 기자.
아메리카노와 카푸치노 등 커피 제품을 만드는 에스프레소머신. 엄익주 기자

커피의 기원은 아프리카 에디오피아 카파 지방에 칼디라는 소년이 염소를 통하여 커피 열매가 정신을 맑게 하고 기분이 상승하게 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를 이슬람 수도원에 알려 세상에 급속도로 퍼지게 되는데 이것이 커피의 기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한다.

커피나무 품종은 아리비카와 로부스카로 구별할 수 있다. 아라비카는 에디오피아가 원산지로 전 세계 생산량의 60%에서 70%를 차지하며, 해발 800미터에서 2,000미터의 비교적 서늘한 열대 고원지대에서 자란다. 이 품종은 로부스타 보다 향미가 강하고 신맛이 좋아 원두 가격대가 높음 편이다. 주요 생산국으로 브라질, 콜롬비아, 코스타리카, 과테말라, 케냐, 탄자니아가 있다.

로부스타는 콩고가 원산지로 전 세계 생산량의 30%에서 40%를 차지하고, 해발 700미터 이하 고온다습한 지역에서 자란다. 아라비카보다 향미가 약하고 쓴맛이 강해 주로 인스턴트커피에 사용되고 있다. 생산국은 베트남, 인도네시아, 인도, 카메룬, 우간다가 있다.

커피의 가공방법은 지역에 따라 습도, 일조량, 물 공급 여부에 따라 건식법, 습식법으로 구분된다, 건식법은 특별한 설비가 필요 없는 가장 전통적인 방법이다. 커피 열매를 수확한 후 키질로 이물질을 제거하고 물을 이용해 위에 뜨는 불순물을 제거하는 방식이다. 습식법은 일정한 설비와 기계, 풍부한 물이 필요한 방법으로 커피 열매를 수확한 후 1차로 이물질을 제거한 뒤 2차로 물을 이용해 씻어내며 불순물을 제거하는 방식이다. 이외에도 반건조식인 펄프트네츄렬 방식과 물로 점액질까지 씻어내는 세미워시드 방식이 있다.

커피 생산지별 등급은 결점두, 생산 고도와 사이즈(규격)로 기준을 정하고 있다. 제품 일정 수량 중 불량한 수량으로 등급을 결정하는 결점두 방식은 에디오피아, 브라질, 인도네시아에서 채택하고 있다. 생산 고도에 의한 등급은 과테말라, 멕시코에서 정하고 있고, 사이즈(규격)로 결정하는 곳은 케냐와 콜롬비아가 있다.

커피 로스팅은 커피 생두에 섭씨 220도에서 230도의 열을 가하여 30분 정도 볶으면 특유의 맛과 향을 생성하는 과정이다. 시간이 경과할수록 맛과 향의 변화는 9단계로 진행된다. 로스팅의 온도, 시간, 속도에 따라 생두에서 라이트, 시나몬, 미디움, 하이, 시티, 풀시티, 프렌치와 이탈리안의 단계로 진행된다. 신맛, 단맛, 쓴맛이 어우러지고 색상은 점차 짙은 갈색을 띠게 된다. 로스팅의 마지막 단계인 이탈리안에서는 신맛이 거의 없어지고 쓴맛을 느끼게 된다. 특히 음료가 뜨거울수록 쓴맛을 많이 느끼게 되니 식혀 먹을수록 쓴맛은 줄어든다.

커피는 여러 가지 기구로 추출하는데 가장 오래된 기구로 터키식을 들 수 있다. 이브릭이라는 손잡이가 길게 달린 주전자를 이용하여 아주 곱게 간 커피가루와 설탕 등을 같이 넣은 후 적당량의 물을 넣어 끓였다 식히는 과정을 3회에서 5회 정도 반복한 후 잔에 따라 커피가 침전되기를 기다린 후 마시는 방식이다.

핸드드립은 드립 포트, 드리퍼, 여과지로 필터에 커피 가루를 넣고 뜨거운 물을 붓는 방식이다. 이 것은 배출구가 에스자 형태로 재질은 스테인리스, 동으로 되어 있다. 여과지는 커피 가루를 거르는 역할을 한다.

핸드드립
핸드드립 포트, 드리퍼, 여과지. 엄익주 기자

모카포트는 상하 포트와 중간 바스켓으로 구성되어 있다. 바스켓에 곱게 간 커피를 채우고 하단 포트에 적정량의 물을 채운 다음 가열하면, 그 수증기가 바스켓을 통과하여 상단 포트에 추줄되는 방식이다.

오늘날 가장 널리 쓰이는 자동식 에스프레소머신은 커피 원두를 분쇄하고 필터 홀더에 담아 탬핑을 한 후 기계에 체결해 커피를 추출하는 장비다. 여기서 생산된 에스프레소 커피와 물과 얼음을 섞어 아메리카노를 만든다. 이것을 우유와 섞으면 카푸치노와 카페라떼를 만들 수 있다. 또 여러 가지 재료를 섞으면 바닐라라떼, 카페모카. 카라멜 마끼야또 등도 만들 수 있다.

실기시험은 에스프레소와 카푸치노를 만드는 과정을 평가한다. 에스프레소 머신을 이용하여 커피 추출 준비와 두 가지 커피를 만드는 시연 과정과 정리하는 순서다.

기자는 필기시험을 거쳐 실기시험을 치렀다. 결과 발표는 나지 않았지만 시험 합격 여부와 관계없이 시니어로서 커피에 대한 기본 상식을 많이 배운 것에 대해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제빵기능사 자격

대구지역에 코로나19가 창궐하던 시기라 수강생이 적어 6명이 반을 이뤘다. 고령화 시대로 같은 연령대의 시니어들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으나 30~40대가 주류를 이루고 있어, 이 반에서 최고 연령대로 다소 당혹감이 들었다.

제빵은 사람이 섭취하는 음식물을 만드는 과정으로 위생관념이 철저해야 한다. 젊은 층이 시니어는 이런 면이 부족하다고 느낄 수 있어 손을 자주 씻는 등 위생관념이 철저하다란 것을 인식시켰다. 설거지 등 궂은일은 도맡아 한 덕분인지 그러한 시선은 많이 줄어들었다.

실기과정은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4시간을 19주 동안 19종목에 대하여 실시되었다. 제빵기능사 실기시험은 20개 종목에 대해서 실시를 하나 시험과목 중 하나인 우유식빵은 다른 식빵과 만드는 과정이 거의 유사하여 이를 제외하고 과정을 배웠다.

4개월 동안 제빵 과정만큼은 흥미로워 시간 가는 줄 몰랐다. 한 종목에 대해 3명이 한조가 되어 재료 계량~반죽~1차발효~둥글리기~중간 발효~성형~2차 발효~굽기의 각 과정별로 공동으로 제품을 같이 만들었다.

식빵 성형 후 2차 발효 준비. 엄익주 기자
식빵 2차 발효 후 굽기위해 오븐에 넣을 준비를 하고 있다. 엄익주 기자

제빵기능사 자격을 취득하려면 필기시험을 먼저 치러야 한다. 빵류 제품 재료 혼합, 반죽발효, 반죽 정형. 반죽 익힘, 마무리, 위생안전 관리, 생산작업 준비의 7분야에 대해 60문제가 출제되며, 이중 36개 이상 맞아야 합격한다. 시험이 다소 까다로워 기자도 한차례 실패하고 두 번째 합격했다.

실기시험은 20개 종목을 대상으로 한다. 기자는 과정 시작과 동시에 필기시험 공부를 하여 이를 통과한 뒤 실기종목 19종목 중 12종목 끝난 시점에 실기시험의 분위기도 익힐 겸 실기시험을 응시하였다. 운이 좋게도 배운 12종목 중 옥수수 식빵 제작 과정에 대해 출제가 되어 어렵사리 합격을 하였다. 실기시험에 몇 차례 떨어지는 경우도 허다하다 하니 운 좋은 것 같았다.

제빵기능사 자격을 취득한 이후 밀가루 등 재료를 사다가 집에서 틈틈이 빵을 만들어 보고 있다. 2만원에서 3만원 하는 반죽기와 버려진 스티로폼을 이용하여 발효기로 사용하고 집에 있는 오븐기를 이용하면 충분히 빵을 만들 수 있다.

창업에 도움이 될 수도 있고 취업이 가능하며,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무엇보다도 만드는 과정에서 집중할 수 있어 정신적으로 힐링이 많이 되었다.

커피바리스타와 제빵기능사 등 자격 취득에 도전 해보자. 시니어의 인생에 대한 향미가 더 깊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