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민의 휴식처 신천(新川) 탐구
대구시민의 휴식처 신천(新川) 탐구
  • 김응환 기자
  • 승인 2020.08.24 10:0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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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민의 휴식처 신천
'이서공원'과 신천의 유래
신천의 볼거리 즐길거리
'김광석길', '대구근대골목' 연계 문제

대구시민의 휴식처 신천(新川) 탐구

수성교 아래쪽에서 바라본 신천 산책로. 늘어진 수양버들 모습이 여유롭게 느껴진다. 김응환 기자

◆대구시민의 휴식처 신천

요즘 지자체마다 도시 주변 강이나 하천을 시민들이 운동이나 산책하기 편리한 장소로 만들기 위해 경쟁적으로 정비하고 있다. 신천은 우리나라 여느 도시 둔치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여러 가지 볼거리 놀거리가 잘 갖춰진 곳이다. 코로나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 대구시민이 가장 많이 찾고 있는 신천둔치에 대하여 탐구해보기로 하고 탐방에 나섰다.

상동교 바로 아래 이서공원 입구, 공원 내에 대구판관 이서의 치적을 기린 송덕비가 있다. 김응환 기자

◆신천의 유래

신천(新川)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새로 생긴 천이다. 신천의 유래를 알아보려면 상동교 바로 아래 이서공원 ‘이공제비’에 잘 나타나 있다. 1776년(정조 원년) 대구 판관으로 부임해 온 이서가 시내(건들바위 쪽)로 흐르던 하천이 홍수 때마다 범람하여 대구읍성에 큰 피해를 주자, 1778년(정조 2년) 사재를 털어 제방을 축조하고 물길을 돌렸다고 한다. 이렇게 새로 만든 하천을 새내 또는 신천이라 불렀다. 지금의 동구 신천동도 하천의 가장자리에 위치한다고 해서 붙여졌다고 전한다.

경부선 철교에서 동신교 쪽으로 바라본 신천의 모습, 좌측이 신천동로, 우측이 신천대로. 김응환 기자

◆대구시내를 가로지르는 신천

대구가 자랑하는 신천은 사시사철 물이 흐른다. 자연 강수량이 부족하면 하류의 하수처리장에서 정수한 물을 상동교 근처까지 다시 퍼 올려 하류로 방류하기 때문이다. 대프리카로 불리기도 하는 대구의 더위가 가끔 전국 최고기온을 인근 경산이나 다른 지방으로 넘겨준 것도 아마 시내를 관통하는 신천에 항상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신천은 대구 시내를 관통하는 하천으로, 8개 구군 중 수성구, 동구, 남구, 중구, 북구 등 5개 구와 접하고 있으며, 상류 쪽은 수성구가 하류 쪽은 북구가 가장 많이 접하고 있다. 신천은 상류의 가창교에서부터 하류 침산교까지 무려 20여 개의 다리가 대구 시내 동서를 연결하고 있다. 대구도시철도 1호선은 신천교, 2호선은 수성교 밑 지하로 연결되어 있고, 3호선은 대봉교 상부로 연결되어 있으며, 경부선 철도는 신천철교로 연결되어 있다.

얼마 전 개장한 '신천 술래잡이 놀이터', 어린이 놀이기구가 많이 있고 짧은 짚라인도 있다. 김응환 기자

◆신천의 볼거리 즐길거리

신천의 매력은 우리와 너무 가까이 있어서 오히려 잘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그러나 찬찬히 살펴보면 시민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장소가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우레탄으로 잘 정비된 산책로, 중간중간 설치된 다양한 체육시설, 수도시설과 화장실, 계절마다 아름답게 피는 꽃들, 곳곳에서 자태를 뽐내는 수양버들과 느티나무, 애완견과 함께 뛰어놀 수 있는 잔디밭, 수백 마리 잉어 떼와 운이 좋으면 볼 수 있는 천연기념물 수달, 한가로이 노니는 왜가리와 청둥오리 모습도 볼 수 있다.

신천에는 대부분 어른들이 이용하는 시설이 많았으나, 근래는 어린이들을 위한 장소도 생겨났다. 어른들을 위한 장소로는, 게이트볼장이 여러 곳에 있고, 대봉교 위쪽과 칠성시장 옆에는 바둑과 장기를 둘 수 있는 장소도 따로 마련되어 있다. 어린이들을 위한 장소로는 대백프라자 앞 광장에 여름에는 수영장, 겨울에는 스케이트장을 개장하고 있으며, 희망교와 중동교 사이에는 최근 오픈한 ‘신천 술래잡이 놀이터’도 있다. 그리고 야간에 가족이 즐길 장소로는 작년 11월 개장한 ‘칠성시장 야시장’이 신천변에  있다.

동신교 주차장에서 달리기를 마친 양성욱(사진 우측), 성운종(좌측) 씨가 잠시 인터뷰를 마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응환 기자

◆달리기 명소로서의 신천

신천은 달리기(마라톤) 훈련코스로도 각광받는다. 동신교, 칠성시장 주차장 등에 모여 둔치 산책로를 주로 달리는데, 상동교와 하류인 침산교까지 왕복하면 17.5km 정도가 되고, 필요시 고산골이나 앞산으로 방향을 틀면 산악훈련을 겸할 수 있다. 그리고 팔달교와 검단동 쪽 금호강변을 연결하면 장거리 훈련도 가능하다.

필자도 매주 토요일 신천을 달리는데, 주로(走路)에서 양성욱(56·신평동) 성운종(53·황금동)씨를 만났다. 토요일 새벽에는 신천에서, 수요일 저녁에는 월드컵경기장에서 훈련을 한다고 하는 두 분께 신천이 다른 곳에 비해 달리기 좋은 이유를 물어봤다. "신천은 우선 접근성이 좋고, 주로에 우레탄이 깔려 있어 달리기에 편하다. 자전거길과 산책로가 구분되어 있어서 달리기에 안전하다. 도중에 수도, 화장실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서 편리하다"고 했다.

희망교와 중동교 사이에 위치한 수상 공연장, 조명을 설치하고 야간에 공연을 하면 운치가 있을 듯. 김응환 기자

◆신천의 아쉬운 점과 개선해야 할 점

아쉬운 점과 개선해야 할 점도 몇 가지 있다. 우선 산책로에 나무가 좀 더 많았으면 좋겠다. 나무가 많으면 시야가 편안하고 무더위가 심한 여름에 더위를 피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수변공원에 시민들을 위한 작은 음악회라도 열 수 있는 문화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이번 기회에 살펴보니 수성교 하단과 희망교와 중동교 사이에 작은 공연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설치되어 있었지만, 지금은 사용하지 않아 폐허로 남아있었다. 조금만 신경 쓰고 시설을 개선하면 멋진 공연장이 될 것 같았다. 또 한 가지 아쉽게 생각되는 점은, 신천과 가까운 곳에 자리 잡고 있는 대구의 대표적 관광명소인 ‘김광석길’과 ‘대구근대골목’ 연계문제다. 신천둔치 산책로와 두 관광지를 편리하게 연결시켜 내·외부 관광객 증대에도 한몫했으면 좋겠다.

대구시민이 좋아하는 대표적 산책코스 신천이, 이제 놀이와 운동공간만이 아닌 수변문화공간으로 거듭나, 더 많은 시민이 즐기고 더 많이 찾게 되는 힐링의 명소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칠성교에서 바라본 '칠성시장야시장' 야경이 신천의 물빛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김응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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