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국에서 즐기는 노후의 삶
타국에서 즐기는 노후의 삶
  • 김차식 기자
  • 승인 2019.03.20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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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가운데 '기다림'이 있고, 가서 '만남'의 인연이 있는 곳

 

지난 겨울 끝자락에 긴 일정으로 평소에 외치기 힘든 '나이스 샷'을 불러보기 위해 태국 팍총 한 곳에서 장박을 했다. 40여 년을 함께하는 아내와 신나게, 재미있게, 편안하게, 스트레스 안 받고, 좋은 분들과 룰루랄라 할 수가 있었다. 그곳의 일상 생활과정에 노후의 색다른 가치와 삶을 보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그곳의 날씨는 시니어, 실버들에게는 좋은 선물이었다. 덥지 않은 날씨에 낮은 습도가 조화를 이루어 낯설지 않은 우리의 초여름 날씨였다. 건기가 우기에 밀려가기 시작하는 기후를 타국에서 맞이하였다. 이분저분 가까이 해보면 나름대로 성공적인 인생을 살아오신 분들이시겠지만 일거수일투족이 모두 감동의 연속이었다.

낯선 일정 속에서 좋은 사람, 그리운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2개월 동안 비가 내리지 않아서 먼지로 쌓여 있었지만 서로들은 아쉬움만 나타낼 뿐이었다. 이국의 나무, 어둠과 일출의 하늘, 구름이 앙상블을 이루며 알맞게 고저를 이루고 있었다. 하늘, 구름, 바람, 시원한 공기, 산과 자연 속에 멀리 보이는 풍경들은 그들의 친구였다. 특히 밤하늘에 쏟아지는 수많은 별들을 보면서 어릴 적에 느꼈던 어린 동심이 가슴에 벅차 올랐다. 

"열심히 산 당신은 내일(여행을)떠나라"라는 광고는 이곳을 두고 한 말이었다. 여행은 얼마나 좋은 곳을 갔는가가 아니라 그 곳에서 누구를 만나고, 얼마나 그 장소에 감동이 생겨 났는가가 중요하다고 했다. 인생 후반기 70대 silver에겐 정말 행복하게 머물던 시간인 것 같았다. 1년에 많게는 3~4개월 이상을 이곳의 자연 속에 아무 두려움 없이 노후를 즐기고 있다고 하였다. 오전에는 골프장에서 매일 매일 질리지 않고 18홀 라운딩을 하고 있었다. 오후에는 삼삼오오 모여 여행, 독서, 취미 생활로 일과를 보냈다. 모두를 쉬게 하고, 먹고, 자고, 운동하고, 사색하며 방에선 에덴의 동산처럼 훌훌 벗고 활동하는 삶의 휴식이 있는 곳이라고 했다. 행복은 느껴져야만 한다고 하였다. 

나보다 연세가 많은 선배님들의 건강한 모습을 보면서 나도 저 나이가 되어도 저분들처럼 건강해야 하겠다는 다짐도 하게 되었다. 연장자로 92세 선배님이 다녀가셨다고 했다. 나를 위해서도 선배님들 건강하시고 오래 다니시기를 기원해 보았다. 나이가 먹어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가는 것이라고 하였다. 우리들은 비록 힘이 없어 무거운 일은 할 수 없다. 우울해 하지 말고, 평화롭고 건강한 나날을 맞이하며, 꿈과 희망을 가슴에 품고 굳건하게 살아가자고 하였다.

나이가 들면서 예전에 느끼지 못했던 감사와 행복을 느끼게 되었다. 우선 좋은 여러분을 알게 되었고, 팔자 좋고, 돈 쓰러 다닌다고 하겠지만 절대 아니라고 했다. 현대는 정보화 시대로 올바른 정보만 입수하여 시기와 장소를 잘 선택하면 재테크가 가능하다고 했었다. 골프 좋아하는 분들은 한없이 즐길 수 있었다. 아름다운 만남과 이별이 수없이 많은 이곳은 우리들의 추억이 있는 곳이 되었다. 드십시오, 편안히 쉬십시오, 즐기십시오, 시시하다 말 많이 하지 말고 예의와 질서를 지켜가면서 실버들의 삶 터전으로 거듭나길 바람이었다. 살아가는 가운데 '기다림'이 있고, 가서 '만남'의 인연이 있는 그곳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