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바이러스 사태와 인간의 이기심
(30) 바이러스 사태와 인간의 이기심
  • 김영조 기자
  • 승인 2020.02.27 10:1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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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의 원초적 원인은 인간이 자연의 순리와 습성을 깨트리고 욕망을 채우려는 이기심 때문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로 온 국민이 불안에 떨고 있다. 이제 불안의 정도를 넘어 공포의 단계로, 개인적인 공포에서 다시 집단적인 패닉(panic) 상태로 변해가고 있다.
  스피노자는 모든 일은 원인과 결과로써 필연적으로 서로 맺어져 있다고 하였다. 지난번 에볼라, 사스, 메르스 사태를 비롯하여 이번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병 사태에도 분명 원인이 있다. 그 원초적 원인은 인간이 자연의 순리와 습성을 깨트리고 욕망을 채우려는 이기심 때문이다.
  인간이 박쥐를 잡아먹고, 동굴 등 자연 생태계를 파괴하고, 낙타 고기를 먹고, 열대우림의 원숭이를 사냥하는 과정에 바이러스가 변이를 일으켜 사람으로 전파된 것이다.
  이번 사태도 중국 후베이성(湖北省)의 우한(武漢) 화난(华南) 수산시장 내 상인들이 토끼나 뱀은 물론이고 너구리, 오소리, 쥐, 공작, 타조, 낙타, 악어, 여우 등 야생동물을 도축하는 과정에서 감염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바이러스가 숙주인 야생동물에 기생한 상태로 그냥 살 수 있게 놔두었더라면 인간과 동물과 바이러스 사이의 공생관계가 잘 유지되었을 것이다. 그러한 자연 상태가 스피노자가 말하는 신(神)의 모습이자 양태(樣態)이다. 그런데 인간이 이들 숙주들을 무참히 살상하면서 자연생태계가 깨지고 이런 비극적인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중국 모택동 집권 시절 이야기이다. 모택동이 식량증산을 독려하기 위하여 중국의 곡창지대인 쓰촨성(四川省)에 농촌 현장지도를 나갔다. 그때 곡식을 쪼아 먹고 있는 참새 떼를 본 모택동은 화를 내며 참새를 박멸하라고 지시하였다. 방방곡곡에서 참새 소탕작전이 벌어져 한 해 동안 무려 2억 1천만 마리의 참새를 소탕하여 참새가 거의 멸종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반전 현상이 벌어졌다. 참새가 사라지자 메뚜기를 비롯한 해충이 창궐하여 농작물을 초토화시켰다. 그로 인해 대기근이 발생하여 3년 동안 중국인 3천만 명이 굶어 죽었다. 자연생태계를 깨트린 인간의 이기심이 부른 비극적인 결과이다.
  현생인류를 가리키는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는 ‘지혜로운 사람’, ‘슬기로운 사람’이라는 뜻이다. 호모 사피엔스가 등장하여 도구를 만들고, 두뇌가 발달하고, 자연 변화 등 환경 변화에 적응할 줄 알게 되면서 지금까지 인류는 생존을 이어올 수 있었다.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다. 욕망이 과학을 발달시키고, 생활을 풍요롭고 편리하게 한 측면이 있는 반면, 이기적 욕망이 인간을 위협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지혜롭고 슬기로워야 할 인간이 과학, 개발이라는 명분으로 자연을 파괴하고 환경을 오염시키는 사이에 자연은 인간에게 기후 대변화, 감염병 창궐과 같은 대재앙으로 반응하고 있는 것이다.

빌 게이츠
빌 게이츠 위키백과

 

  마이크로소프트(MS)의 창업자인 빌 게이츠(Bill Gates)는 “오늘날 인류에게 가장 두려운 재난은 핵무기도 기후변화도 아닌, 전염성이 강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라고 강조한 바 있다. 실제로 1차 세계 대전(1914~1918)과 2차 세계 대전(1939~1945)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각각 2,500만 명과 6,000만 명이었으나 1918년 스페인 독감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5,000만 명에서 1억 명이 될 정도로 전염병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할 정로도 위험하다.
  지금 우리 사회는 온통 공포 분위기에 젖어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자체는 물론이고 이를 보도하는 TV 틀기가 무섭다. 외출하기, 가게보기, 사람 만나기가 무서우며, 수없이 쏟아지는 유언비어와 선동적 정치공세가 무섭다. 단순한 공포를 넘어 병적 단계인 공포증(phobia)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
  공포는 인류의 가장 오래된 감정이다. 공포관리이론에 의하면 공포심에 빠진 생명체는 원래와는 다른 두 가지 반응을 보인다. 하나는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방어적 행동을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두려움 때문에 다른 생각이나 행동을 취할 수 없을 정도로 무기력해지는 것이다.
  지금 우리는 전쟁에 준하는 비상시국을 맞이하고 있다. 이에 우리가 취할 수 있는 방법은 지혜를 모아 적극적으로 예방하고 방어하는 수밖에 없다. 위생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면역력을 강화하는 등 개인적 노력에 최선을 다하여야 한다. 두려움이 두려워 극복 노력을 포기하거나 좌절해서는 안 된다.

버트런드 러셀    위키백과
버트런드 러셀 위키백과

 

  “지혜로워지는 첫 걸음은 두려움을 정복하는 것이다"는 영국 사회학자 버트런드 러셀 (Bertrand Russell)의 말이나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두려움 그 자체이다”는 미국 32대 대통령 프랭클린 루스벨트(Franklin Delano Roosevelt)의 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위키백과
프랭클린 루스벨트 위키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