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각 방은 유효하다
아직 각 방은 유효하다
  • 배소일 기자
  • 승인 2019.02.24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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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만장일치

열흘 전, 안방 마눌이 전화를 받는다.

“아이구 그게 무슨 소리.. 저를 어째... 곧 갈께”

질풍같이 현관을 나서더니 이튿날은 퉁퉁 분 얼굴로

“친구 영감님이 심장마비로 돌연사...”

망자는 하루 전날 가슴 통증을 호소했고 통원 예약까지 해뒀지만.

한 시간이 급한 ‘골든 타임’을 놓친 것이다.

각 방 쓴 지 꽤 오래다. 아니 30년도 더다.

어제 새벽, “지이익~” 침대 방문을 살금 열어 보더라.

상갓집 다녀오고 벌써 세 번째 인기척이다.

모른 척 돌아누운 체 “아직 과부는 싫은 갑구나”

오늘 아침, 우리는 한 가지 중요한 조약을 맺었다.

“오늘부터 각 방은 계속하지만 각 문은 삘쭘 열기로 한다!!”

참 오랜만에 만장일치 통과다. 사사건건 태클 사이였는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