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만장일치
열흘 전, 안방 마눌이 전화를 받는다.
“아이구 그게 무슨 소리.. 저를 어째... 곧 갈께”
질풍같이 현관을 나서더니 이튿날은 퉁퉁 분 얼굴로
“친구 영감님이 심장마비로 돌연사...”
망자는 하루 전날 가슴 통증을 호소했고 통원 예약까지 해뒀지만.
한 시간이 급한 ‘골든 타임’을 놓친 것이다.
각 방 쓴 지 꽤 오래다. 아니 30년도 더다.
어제 새벽, “지이익~” 침대 방문을 살금 열어 보더라.
상갓집 다녀오고 벌써 세 번째 인기척이다.
모른 척 돌아누운 체 “아직 과부는 싫은 갑구나”
오늘 아침, 우리는 한 가지 중요한 조약을 맺었다.
“오늘부터 각 방은 계속하지만 각 문은 삘쭘 열기로 한다!!”
참 오랜만에 만장일치 통과다. 사사건건 태클 사이였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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