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재 내과 원장이 말하는 의사 그리고 노년의 건강
이용재 내과 원장이 말하는 의사 그리고 노년의 건강
  • 김진형 기자
  • 승인 2019.07.19 15:5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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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의 건강관리는 적당한 운동, 충분한 휴식, 질좋은 영양 섭취로.
환자는 주변 말보다 의사를 믿고 처방약을 꾸준히 복용하는게 중요.
고혈압,고지혈증은 치료가 쉬워.

중년의 나이가 되면 주변에 고혈압,당뇨,고지혈증같은 성인병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을 많이 접하게 된다.

노인인구가 증가하면서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성인병 환자수의 증가는 국민건강보험료 적자의 원인으로도 작용하는데 성인병의 원인과 치료법, 의료현장에서 느끼는 문제점 등은 어떤 게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의료계 원로인 이용재 내과 원장을 찾았다.

이용재 원장은 경북대학교에서 의학 박사학위를 받고 대구. 경북 개원내과 의사회장, 대한 임상건강의학회 회장, 대한 의사협회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이용재 원장
이용재 원장

 

 

-전문적인 질문을 하기 전에 최근의 사회현상에 대해 물어보겠다. 과거엔 서울대를 어느 고등학교에서 많이 입학시키느냐를 두고 경쟁했다면  요즘은  학생들이 서울대보다 의대를 더 많이 선호한다. 어떻게 생각하는지?

▶I.M.F 이후 학생들이 안정된 직장과 높은 보수를 찾아 의대를 선호하는 걸 탓하기 전에 이런 사회구조를 개선하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의사 숫자의 증가, 부동산의 지속적인 상승에 따른 높은 임대료, 고가의 장비 구입 등으로  개업하는 것도 만만치 않다.

병원도 폐업하는 세상이다.

 

-내과 수련과정이 4년에서 3년으로 바뀌고  수련시간도 주 80시간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2020년 1월  시행되는 내과 전문의 시험은 레지던트 3.4년 차를 대상으로  동시에 치러지게 되는데 종합병원 전공의 부족 현상이 우려되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수련병원의 대체인력 부족 현상은 교수나 환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거다. 문재인 케어 시행으로 종합병원의 총 진료비가 전년 대비 25% 이상 올랐다.

업무량이 폭증한다는 뜻이다. 내과 전문의 시험을  매년 5-600명이 치렀는데 내년엔 1,100명 정도가 치러 혼란이 예상된다.

 

-내과 전문의로써 30여 년간 일선 현장에서 많은 환자들을 치료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말씀해 달라.

▶결국 병의 치료는 조기 발견, 조기치료가 가장 중요한데 환자가 자기주장이 강하여 처방 약을 안 먹으려는 경향이 있다.

각종 미디어에서 자연요법이나 산에 가서 치유됐다는 사례들을 소개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약품에 대한 거부감들이 있다.

"운동으로 병을 치료해보겠다" 혹은 "살을 빼서 오겠다" 등의 말을 하지만 1년 뒤에 살도 못 빼고  병만 더 악화되어 나타난다.

조제약의 부작용이 10%라고 해도 무시해도 될 정도니까 시판을 허용하지 않았을까? 현대의학 지식이 너무 많은 게 탈이고 비전문가의 말을 맹신한다.

치료하기도 힘든데 불필요한 문제로 환자를 설득하며 시간을 뺏겨서야 되겠는가.

그리고 과거에 비해 수명의 연장으로 고혈압, 당뇨환자는 계속 증가 추세인데 최근엔 젊은 사람들에게서도 성인병이 나타나고 있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의 원인과 치료법에 대해서 말씀해 달라.

▶원인은 이상체질이거나 생활습관의 문제, 비만 등이고, 따라서 성인병은 대부분 생활습관 개선 개선이나 약물치료로 좋아지지만 심한 경우엔 치료가 어렵다.

그래서 조기 치료가 중요한 거다. 특히 고혈압은 당뇨에 비해서 거의 대부분 치료가 잘 되고, 고지혈증도 스타틴 계열 약으로 간단히 치료가 된다.

철저한 식이요법과 약물치료로 관리만 잘하면 큰 걱정은 안해도 된다.

 

-성인병의 약은 평생을 먹어야 한다던데 부작용은 없는지? 그리고 요즘은 대동맥 초음파 기계가 나왔다던데 뭘 진단하는지?

▶평생을 먹지만 그 부작용은 무시해도 좋을 듯하다. 운동이나 건강관리도 평생 해야 하지 않나?

경동맥 초음파를 해보면 동맥경화나 혈전 같은 위험인자는 간단히 진단이 되고 있어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을 예방하는데 유용하게 쓰인다.

 

- 암에 대해서도 한 말씀 부탁드린다. 말기 암의 통증은 완벽히 제어할 수 있는지?

▶암은 조기진단이 가장 필요한 질병인데 B형, C형 간염의 치료가 잘 되고, 식습관의 개선 등등으로  간암이나 위암은 현저히 감소했다.

개인병원에서는 내시경을 해도 구경하기 어려울 정도다. 이에 반해 폐암, 췌장은 증가 추세다.

나쁜 공기와 흡연 탓으로 보이는데 요즘 젊은 여성들의 흡연이 증가하는 건 미래세대 즉 태아에게도 안 좋고 본인도 후회할 일이라 정부의 대책이 시급해 보인다.

말기 암 환자의 통증에 대한 완벽한 통제는 불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

 

-폐결핵이 증가한다는데?

▶과거와 달리 과학의 발달로  엑스레이 필름이 사라지고 있다. 찍으면 바로 컴퓨터 화면에 나타나고 확대하는 게 가능해져서 판독이 쉬워졌다.

주로 노년층에서 보이는데 저항력 감소와 질 낮은 영양섭취가 원인으로 보인다.

 

-노년층의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다른 거 없다. 적당한 운동, 충분한 휴식, 질 좋은 영양 섭취, 편안한 마음자세를 가지는게 최선의 건강관리라고 생각한다.

 

-원장님은 의료활동 외에도 전문가 못잖은 역사 지식으로  "이상한 나라 한국 더 이상한 나라 일본"  "한. 일 연방 공화국"  "선진국의 역사" 같은 책을 저술했는데

최근의 한. 일 관계는 어떻게 보는지?

▶한. 일간의 관계는 가깝고도 먼 나라인지라 국가관의 신뢰관계가 깨어져선 곤란하다고 생각한다.

한국이 국가 간의 조약을 존중하여 좀 더 전향적인 자세로 이 문제를 풀어나가길 기대한다. 

 

-안락사에 대한 고견을 듣고 싶다.

▶최근에 한국인이 스위스에 가서 2명이 안락사를 택했는데 비극이다. 그렇지만 인간의 행복추구권이나 죽음 앞에 극심한 통증 등을 생각하여 개인적으로는 찬성하며 관련 법 제정을 검토해봐야 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한 말씀한다면.

▶최근에 들어 뛰어난 인재가 내과나 외과 흉부외과 등을 기피하고, 안과나 피부과 성형외과를 선호한다.

의료사고에 대한 부담감과 낮은 수가 등이 원인지만, 성인병의 증가나 만성질환자의 증가 추세는 갈수록 유능한 의사를  필요로 한다.

기계장비의 발전으로 운용능력이나 판독 능력 등도 필요하고 고도의 수술능력도 요구된다. 

외과나 흉부외과 전공의 부족은 앞으로 수술하러 외국으로 나가야 할 판인데도 정부 대책이 안 나온다. 시급하다.

질병 양상도 변하여 과거엔 겨울엔 감기, 여름엔 식중독 환자가 많았으나 요즘은 향상된 생활여건으로 식중독 환자는 줄었다.

고혈압. 당뇨 같은 성인병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 이런 만성질환은 자연요법보다 의사를 믿고 꾸준히 약을 복용했으면 한다.

말 안 듣는 환자 때문에 치료가 어렵다. 기능이 10% 남았을 때와 50% 남았을 때의 치료 효과를 생각해보라.

간혹 예외도 있더라.저혈당으로 기절하여 교통사고를 일으킨 환자가 있었는데 치료중에 당뇨증세가 없어져서 이상하게 생각했다. 왜 없어졌는지는 미스테리지만 고혈압 환자중에도 그런 케이스가  2-3명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