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문화와 미풍양속 지킴이 김영환 회장
전통문화와 미풍양속 지킴이 김영환 회장
  • 이화진 기자
  • 승인 2019.07.01 08:5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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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과 경로당 회원이 함께 즐기는 민속놀이로 조손 간 정 다져
2018년부터 지역 유지 주민들 경로당 어르신에게 합동 세배
모범 경로당으로 단체상을 수상한 건 김영환 회장의 지도력 덕분

지난 6월 19일 오후 3시에 매일신문사(사장 이상택)가 주최하고 국가 보훈처가 후원하는 2019년 매일 보훈 대상자 수상식이 본 신문사에서 열렸다.

이날 수상식에서 본사 사장으로부터 상을 받은 이는 대구 7명, 경북 7명으로 90세 이상의 6. 25 참전 용사도 2명이나 있었다. 수상을 한 모든 분들은 국가와 지역사회, 가정을 위해 모범적으로 살아오신 분들이다.

대구의 수상자 중 김영환(86, 산격 대우 경로당 회장) 옹은 무공수훈 부문의 상을 수상했다.

김영환 옹에 대하여는 매일신문에 기사가 이미 실렸지만 시니어매일 신문의 지면을 통해 그의 야야기를 한 번 쓰고 싶은 까닭은 산격 대우 경로당 회장으로 사라져 가는 미풍양속과 전통을 계승하려고 노력해왔다는 점 때문이다

무공수훈 부문 상을 받고 꽃 다발을 두룬 김영환 회장

김영환 회장은 1955년 육군에 입대하여 24년간의 군 생활을 마치고 79년 상사로 예편했다. 전역 후 13년간 아파트 관리소장으로 근무했으며 관리소장을 그만둔 후에는 대구대학 노인대학에서 5년간 대구가요 본부장을 맡기도 했다.

그후 무공 수훈자 북구 지회 감사, 자문위원을 맡다가 81세에 산격 대우 경로당 회장에 취임하였다.

"경로당"하면 할 일 없는 노인들이 모여 장기나 바둑을 두거나 고스톱을 치면서 무료함을 달래는 곳으로 인식된 곳이 많으나 김영환 회장이 이끌어가고 있는 산격대우 경로당은 생동감이 넘치고 있다.

김영환 회장은 이 곳 경로당 할아버지 방에 모이는 남자 회원 중에서 연령이 많은 축에 속하지만 다른 회원들과는 달리 독서하는 시간을 많이 가진다.

 

그는 무엇보다도 대구 경로당 광역지원센터(센터장 백형건)에서 주관하는 1학교 1경로당 체험학습에 열정을 쏟아왔다. 2016년 북대구 초등학교와 본 경로당 간 자매결연을 맺어 금년 5월까지 연간 8회에 걸쳐 3~5학년 학생 464명을 대상으로 예절교육을 해왔으며 학생들과 경로당 어르신이 함께 어울려 투호, 한궁, 윷놀이 등 전통 민속놀이를 즐기도록 하였다. 사라져 가는 조손 간 정을 회복하고 다지기 위해서는 예절교육과 전통놀이가 좋다며 시내 곳곳의 여러 경로당으로 확산될 필요가 있다고 하였다.

전통 문화를 계승하고 초등생 체험 학습장으로 본 경로당의 역할이 컸음이 알려져 2017년 대구시장과 대구시교육장으로부터 모범 경로당 단체상을 받았으며 김영환 회장 개인은 금년 초에 개최된 북구지회 총회에서 대한 노인회 중앙회장상을 받았다.

그는 우리나라에 범람하고 있는 서구 문명으로 한국 고유의 전통 예절이 사라져 가고 있음을 안타까이 여겼다.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산업사회에서 정보화 사회로 변하면서 3대가 함께 사는 전통적 대가족제도가 붕괴되자 이에 따라 아이들의 밥상머리 교육이 사라지게 되었고 조부모의 예절 교육도 무색할 정도로 퇴색되어 아이들 교육 못지않게 이들의 예절 교육도 문제로 대두 되었다고 하였다.

그 대책으로 그는 회의 때마다 조부모를 대상으로 예절 교육을 하여 오다 2016년부터는 실천사항으로 설날 이튼 날에 마을 유지들부터 먼저 합동세배를 하기로 의결하였다. 그해 지역구 국회의원, 시의원, 구의원, 산격 동장, 농협장, 마을금고 이사장, 동대표, 부녀회장, 기타 지역 인사들이 경로당에 모여 김영환 회장에게 먼저 세배를 한 뒤 서로 맞절을 하였다고 한다.

2017년 음력 초 이튿날에도 경로당에서 단배식을 하고 떡국을 먹으면서 덕담을 나눴는데 이 행사를 입주자 대표와 부녀회장이 알고 경로당 어르신을 찾아와 죄송하다는 말을 하면서 이듬해부터는 음력 초 이튼 날을 주민 합동 세배의 날로 정하여 경로당 어르신께 세배를 하자는 제의를 하여 흔쾌히 받아들였다고 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설 이튿날에도 내빈 50여명, 동대표와 괸리실 직원 15명, 부녀회원 20명이 경로당 회원 40명(남 17명, 여 23명)에게 합동 세배를 하였다고 한다. 올해 처음으로 유치원생도 12명이 세배를 하러 왔다고 하였다.

김영환 회장은 도시지역은 물론 농촌지역에서도 합동 세배가 사라진 지 오래되었는데 유일하게 도시 지역인 산격 대우 경로당에서 이런 전통적인 미풍양속을 이어가고 있다며 이를 매우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