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자고
산자고
  • 김채영 기자
  • 승인 2019.04.29 15:55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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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산산성 성곽을 오르다가

 

팔공산 가산산성 2019-04-28
팔공산 가산산성 2019-04-28

 

팔공산은 야생화의 보고(寶庫)인가봅니다. 복수초가 다 지고 없는 4월 28일, 다시 팔공산을 찾았습니다. 진남문 영남제일관에서 왼편 성곽을 따라 오르면 남포루가 나옵니다. 잠시 가쁜 숨을 고르고 가산바위를 향해 걸음을 재촉합니다. 기운이 빠져서 바닥만 내려다보고 걷다가 처음 보는 작은 풀꽃에 눈이 번쩍 뜨였습니다. 이번에도 Daum창에 물었지요. 98% ‘산자고’라 알려줍니다. 까치무릇, 노아판이라고도 불리는 산자고山慈姑는 자애로운 시어머니라는 뜻을 담고 있대요. 학명은 Tulipa edulis, 동의어는 주고(朱姑) 모고(毛姑) 금등(金燈) 등이 있습니다.

 

 

팔공산 가산산성 2019-04-28
팔공산 가산산성 2019-04-28

 

원산지가 한국인 산자고는 양지바른 풀밭에서 자생한다는군요. 4〜5월에 길이 30cm 정도의 꽃줄기를 내어서 한 송이 꽃을 피우는 백합과의 여러해살이 풀이랍니다. 비늘줄기와 씨로 번식을 한다고 하네요. 그런데 이 꽃이 튤립 야생원종 중의 하나라는군요. 우리나라에는 산자고 한 종만 있어서 귀하게 대접받아야 할 토종 식물이라고 하니까 더 반갑더라고요. 꽃대가 가늘어서 오후가 되면 꽃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조금씩 구부러지는 특징이 있대요. 보는 사람 마음을 애처롭게 만든다는데 제가 본 녀석도 반은 바닥에 누운 것 같은 자세입니다.

 

 

팔공산 가산산성 2019-04-28
팔공산 가산산성 2019-04-28

 

가정에서도 키우나 봅니다. 정원에 심을 때는 키가 큰 낙엽수 아래거나 남향, 남동향의 햇살이 최대한으로 잘 들어오는 데가 좋답니다. 봄에 피는 대개의 야생화들이 그럴는지요. 꽃이 피었을 때만 반짝 시선을 끌뿐 연중 특별한 관심을 받지 못하고 조용히 자리를 지키면서 다시 봄을 기다려야하는 애절한 운명이래요. 그래서 꽃말이 ‘가녀린 미소’일까요? 하지만 항암효과와 부스럼, 임파선염 등 질병을 치료하는데 매우 유용한 약재라고 하니 나름대로 가치가 있고 고마운 녀석이네요. 가을에서 이듬해 봄 사이에 채취하여 햇볕에 말려서 쓴다고 합니다.

 

 

팔공산 가산산성 2019-04-28
팔공산 가산산성 2019-0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