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풀 시니어] (258) 노년의 삶과 일
[원더풀 시니어] (258) 노년의 삶과 일
  • 김교환 기자
  • 승인 2024.03.14 08:0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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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2022년 공공일자리 현장 모습. 대구시 제공
대구시의 2022년 공공일자리 현장 모습. 대구시 제공

 

늙은 거지가 들판에 드러누워 햇볕을 쬐고 있었다. 마침 그곳에 신이 나타나자 기회를 놓칠세라 거지는 엎드려서 세 가지 소원을 들어달라고 간청을 한다. 신은 불쌍한 생각이 들어서 말해 보라고 한다. 첫째 저를 부자로 만들어 주십시오. 신은 고개를 끄덕이며 부자로 만들어준다. 둘째 저를 다시 젊어지게 해 주십시오. 신은 20대 청년으로 만들어주자 거지는 너무 기뻐서 펄떡 펄떡 뛰면서 셋째 저를 평생 일하지 않고 살게 해 주소서. 신은 다시 돈 한 푼 없는 늙은 거지로 만들어 준다. 그리고 신이 말하기를 일은 내가 네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축복인데 네가 버리지 않았느냐? 산다는 것은 일하는 것이다. 일은 생산적 목적을 위해 몸이나 정신을 쓰는 모든 활동이라고 하지만 건강한 노후를 위해서는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이 일이다.

할 일이 없어 ‘방콕’으로 살아야하는 무료함을 생각해 보자. 은퇴 후 30~40년의 긴 세월 일없이 허송세월만 보낸다면 그 세월은 너무 아깝다. 나이 들어갈수록 사회망은 좁아져서 오라는 곳도, 불러주는 사람도 없고, 갈 곳도, 꼭 가야할 곳도 없는 외로움은 정말 무서운 병이다. 그래서 노년에 힘드는 일을 가리켜 4고(苦)라 하여 가난, 질병, 외로움, 무위고(역할상실)를 말하지만 잘살게 된 국가사회의 복지정책 등으로 먹고사는 걱정은 어느 정도 해소되었지만 질병, 외로움, 무위 苦는 어차피 자신과의 싸움이다. 외로움을 이겨내는 힘은 오직 자기 자신에게서 나올 뿐이다. 남과 자주 어울려야 한다. 가급적이면 바깥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도록 노력하면서 새로운 친구로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어 가는 것이 좋다. 혼자서 운동하는 것 보다 다른 사람과 자주 대화를 나누며 어울려 다니는 것이 건강에 더 좋다고 한다.

그리고 이제는 평생현역시대로 나이와 상관없이 계속 일을 해야 하는 시대다. 무엇이든 일거리를 찾아보자. 일은 나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시켜 주어서 아직은 우리 사회에서 쓸모 있고 그래서 필요로 하는 사람이란 자부심을 갖도록 한다. 그런데 진정한 내 일은 누가 만들어 줄 수도, 주어서도 안 된다. 반드시 내가 만드는 것이 가장 좋다. 돈을 우선으로 생각하면 자신에게 맞는 일을 찾기 어렵다. 주변의 시선이나 자신의 욕심 때문에 내일이 아닌 일을 시작하면 오래 못 간다. 가난한 노인들의 생계수단으로 대표적 일자리가 지역사회 공익증진을 위해 참여 봉사하는 공익 형 일자리다. 주 2~3회씩 한 달에 10일정도 총30시간에 보수는 30만 원 정도로 가난한 노인들의 생계를 위한 일자리다.

이외에도 사회 서비스형, 시장형, 취업 알선형 등 일자리가 많이 있지만 사회에 공헌하는 무보수 봉사활동도 소중한 일이다. 독서, 등산, 낚시 등의 취미활동이나 자아실현을 위한 일도 좋고, 잘 노는 것 역시 소중한 일이다. 나이만큼 늙는 것이 아니라 생각만큼 늙는다. ‘이 나이에...’라는 생각을 버리자. 어차피 출생해서부터 4분의 1은 성장하며 4분의 3은 늙어가며 보내는 것이 인생이다. 일거리를 찾아야하고 일은 삶의 중요한 에너지가 되며 일이 있는 자는 외롭지 않다. 학습활동, 취미활동, 자원봉사 등 적극적으로 사회활동에 참여하는 것들이 모두 소중한 일이다. 장수가 축복이 되자면 반드시 일거리가 있어야 한다. 자신이 처해진 주위 환경을 일단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꿈과 비전을 갖고 부지런히 움직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