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암초등 11회, 특별한 제주도 여행기
선암초등 11회, 특별한 제주도 여행기
  • 신문수 기자
  • 승인 2019.04.17 11: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문경 농암면 선암초등 11회 제주도 여행기
시골 소년들의 성장기
다시 살아도 그때처럼

선암초등학교는 1949년 9월 8일에 개교하여 농촌인구 감소로 1996년 3월 1일에 문을 닫았다. 졸업생은 1,884명을 배출 하였으며, 그중 1965년 2월에 졸업한 11회 동창생 그들의 제주도여행을 함께했다. 11회는 42명이 졸업을 하였으나 , 이번 여행에는 11명이 동참했다.  11회 동창회는 1999년 10월 31일에 결성되어 매년 봄 모임을 갖고 있으며, 금번 제주 여행은 2018년 12월에 의견이 제시되어 추진하게 되었다. 여행기간은 4월 6일~8일까지 2박3일간 진행되었다. 졸업한지 54년이 되었고, 졸업당시 10대의 청춘들이 70세를 눈앞에둔 노인들이 되어 있다. 이번 여행에 동참한 인원은 많지 않지만 서울 제주 진주 문경 상주 대구에 살고 있는 친구들이 함께 했다. 지금은 현직에서 물러나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첫째날은 용두암 및 마라도 관광

용두암(龍頭巖)은 말 그대로 바위의 생김새가 용의 머리와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용두암을 둘러보고, 해녀들이 잡은 멍게와 해삼을 안주로 파도소리를 들으며 좌판을 놓고 서서 마시는 소주 한 잔의 맛은 일품이었다. 운진항에서 유람선을 타고 마라도에 도착하여 어린시절 이야기를 오순도순 나누며 걷다 보니 마라도의 저 유명한 자장면 짬뽕집이 보인다. 1시간 정도 걷고 즐기며 구경하고, 국토최남단표지석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숙소로 돌아왔다.

용두암 표지석 앞에서 회원일동 신문수 기자
용두암 표지석 앞에서 회원일동 신문수 기자
마라도 국토최남단 표지석앞에서 회원일동 신문수 기자
마라도 국토최남단 표지석앞에서 회원일동 신문수 기자

 

둘째날은 애월(涯月) 한남 올레길 걷기 및 석부작 차 시음(試飮)

애월 한남 올레길은 애매랄드빛 바다를끼고 40여분간 걷는 길로 경사가 완만하고 바다와 인접해 있어 걷기에 좋은 코스였다. '석부작' 이라는 산삼효소 배양소를 견학후 차도 한잔 마셨는데 맛은 약간 쓴맛이 나면서 특히 남자들 정력에 효험이 있다고 하니 남자 동창들은 너도 나도 한 잔 더 달라고 하며, 한바탕 웃음이 터졌다. 그리고 진시황의 불로장생의 전설이 서려 있는 정방폭포를 보았는데  폭포수가 바다로 곧바로 떨어지는 모습이 장관을 이루었다. 정방 폭포는 4ㆍ3 사건 때 수많은 양민들의 학살지로도 알려져 있는데, 영생을 향한 진시황의 불로초와 대비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애월 한남올레길을 배경으로 회원일동 신문수 기자
애월 한남 올레길을 배경으로 회원일동 신문수 기자
정방폭포 배경으로 회원일동 신문수 기자
정방폭포를 배경으로 회원일동 신문수 기자

 

셋째날은 애코랜드 제주민속마을관광과  작지만 체구가 당당한 조랑말 타기

애코랜드에 가서 간이 열차를 타고 숲(곶자왈)을 둘러보고 족욕(足浴)을 하며 여행기간 동안 쌓인 피로를 풀었다. 이윽고 카우보이 모자와 조끼를 입고 제주 조랑말을 타고 100미터 쯤 되는 트랙을 돌며 서부영화의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도 느껴보고, 워트서커스도 관람했다. 제주민속마을에 들러 6.25참전용사 강인규옹(98세)의 전통가옥을 둘러 보았다. 해설사가 오미자 차를 주면서 "처먹어라"고 해서 당황했는데 알고 보니"많이드세요"라는 제주도 방언이었다.  바다를 사이에 두고 육지와 '섬' 사이에 이토록 언어가 다를 수 있다니. 그 외 "비바리"는 "시집안 간 처녀"를 "속아쑤다"는 "수고했습니다" 라는 해설사의 친절한 설명이 이어졌다.

이번 여행을 함께한 동창들은 6,25사변을 전후해서 태어난 세대로 우리나라의 격동기를 몸소 체험하며 잡초같이 자랐기 때문에 질긴 생명럭과 오뚜기 같은 삶을 살아온 인생들이다. 회장 이동호는 어려서부터 사업에 투신하여 비철금속계에서는 이름난 사업가로 성장하여 지금도 경기도 용인에서 '동남메탈'이라는 번듯한 회사를 운영하고 있고, 김금순은 경북 문경읍에서 사과 농사를 짓고 있는데, 동창모임 때마다 사과즙을 제공하며 사과에 대한 해박한 지식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또 박용우는 일찍이 공직에 진출하여 40여년을 근무하다 퇴직 후 지금은 서울에서 세무사 사무실을 개업하여 활동 중이며, 신재곤은 가난한 가정에 장남으로 태어나 주경야독의 노력으로 대학 졸업 후 경남 밀양에서 여고 교사로 근무하다 퇴직하여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가난 때문에 겪어야만 했던 과거 이야기와 장남으로서 가정적으로 어려운 점에도 불구하고 무던히 인내해준 아내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며, 슬그머니 아내의 손을 잡는 모습은 영락없는 애처가다.  

여행을 마무리하면서 총무 신용희는 이번 여행에 도움을준 김동근 이동호에게 감사를 드리며, 최선을 다해 이번 여행을 준비했으나 부족한 점이 있었다면 양해를 부탁하고,  여행에  함께해준 동창들에게 앞으로도 각자 건강관리 잘 해서 우리 동창회가 작지만 강한 결속력을 가진 모임이 오래토록 지속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야무진 총무가 있었기에 알찬 여행이 가능했으리라,

다시 한 번 54년전 기억을 더듬어 목청껏 불러본다. "칠봉산 성주봉의 정기를 안고 ,끝없는 은재 들판 무대로 삼아, 튼튼하게 자리잡은 우리 선암교, 새싹 트는 건아들의 배움터라네"

선암초등 11회 화이팅!

우리의 꿈은 아직도 계속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