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방은 계속하지만, 각 문은 열어두자
열흘 전, 마누라가 저녁 먹다 말고 휴대폰을 받았다.
“아니 그게 무슨 소리야. 저를 어째! 곧 갈게”
밥 숟가락 던지고 질풍같이 현관을 나갔다.
이튿날 아침, 퉁퉁 분 얼굴로 돌아와서는
“영감님이 심장마비로 돌연사..” 망자는 며칠 전에
가슴 통증을 호소했고 통원 진료 예약까지 해뒀다고.
한마디로 골든타임을 놓친 것이다.
마누라와 각 방 쓴 지도 15년 됐지만,
“스르륵”
마누라는 어제 새벽에도 내 침대 방 문을 살그머니 열어본다.
상가 집 다녀오고는 벌써 다섯 차례, 이틀에 한 번 꼴이다.
그간에는 '한 20년은 무탈하게 해로 하겠지'가 서로의 내심이었던 것.
오늘 아침, 우리 둘은 한 가지 약조를 했다.
"각 방은 계속하지만, 각 문은 삘쯤 열어두자"고.
참으로 오랜만에 의견 일치를 보았다.
사사건건 태클을 주고 받는 못된 사이였는데 말이다.
절대로 골든타임만은 지켜야한다고.
* 골든타임: 환자의 생사를 결정지을 수 있는 사고 발생후 수술과 같은 치료가 이루어져야하는 최소한의 시간.
*
저작권자 © 시니어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