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장려금과 가렴주구
출산 장려금과 가렴주구
  • 석종출 기자
  • 승인 2024.02.13 09: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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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긍정적 시도가 세금이 걸림돌이 되지 않길

어느 기업에서 직원들에게 자녀를 출산하면 얼마의 금원을 지급하겠다고 해서 큰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더하여 회자 되는 것은 세금 문제다. 가렴주구(苛斂誅求)는 세금을 가혹하게 거두어들이고 무리하게 재물을 빼앗는다는 의미의 고사성어다. 연관되는 단어가 가정맹어호(苛政猛於虎)이고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무섭다는 뜻인데, 혹독한 세금을 피해 산속으로 숨어든 백성의 가족이 호랑이에게 죽임을 당한 일에 비추어 생겨난 것으로 예기의 단궁 편에 나온다.

우리나라에서 출산의 문제는 인구문제와 국가존립과 직결되는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국가가 한다 해도 모자랄 일을 기업에서 나라의 장래를 걱정하여 거액의 돈은 쓰겠다고 하는데 그 돈에 대해 세금이 문제라면 이 나라는 사람 잡아먹는 호랑이 보다 더 무서운 나라가 아닌가!

물론 국가운영에는 걸맞은 시스템이 작동해야 하고 작금의 지도자가 입이 닳도록 주장하는 “공평과 공정‘이 살아있어야 당연하지만, 과연 그러하냐고 물었을 때 그러하다고 자신 있게 답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기업이 그렇게 하는 데 따르는 부작용도 있을 것이고 그것을 이용해서 욕심을 부려 이득을 챙기려는 악당들이 생길 것이긴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기업이 출산문제를 걱정하게 된 데 대한 순기능을 응원하고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구문제에 대해 본란에서도 언급한 바 있지만 수 년동안 수십조의 재정을 투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출산율은 점점 더 낮아지고 급기야 세계에서도 주목받는 ’곧 망할 나라‘가 되었다. 많은 대안이 제시되고 정책을 실행했고 진행하고 있지만, 통계적으로는 뚜렷한 출산율의 호응 변화는 없다. 결혼을 해야 할 젊은이들이 집이 없고 교육비 감당이 안 되니 아이 낳을 자신이 없다는 것인데, 영구 임대아파트를 제공하고 교육비와 양육비를 지급한다는데 그나마 그들이 마음을 돌려먹게 할 단초가 될 것이라 믿는다. 세대 차이가 있고 삶의 환경도 변했고 더불어 지극히 개인화되어가는 사회 구조 안에서 <트렌드> 화 되기는 참으로 쉬운 일이 아니다. 출산을 장려하려는 큰 희망에 세금이 문제가 되어서는 아니 될 일이다.

인구문제는 일거에 해결될 일이 아니지만, 이 기업처럼 솔선하여 미래에 이 나라가 굳건하게 존재하기 위해서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것에 한마음이 된다면 의식에서부터 정서에 이르기까지 변화가 이루어지는 <트렌드>가 될 것이라 믿는다

차제에 세무당국과 인구정책부서가 충분히 조율하고 상황을 분석해서 이런 분위기가 식지 않고 부흥될 수 있는 조치를 해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