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로 주고 말로 받는 장사
되로 주고 말로 받는 장사
  • 김외남 기자
  • 승인 2024.01.15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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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과 부모 사이 작은 일이라도 만들어 가야
겨울마당에 만든 작은 온상에서 키운 상추

 

추위가 닥치기 전 마당 한쪽에 작은 온상을 만들었다. 굵은 철사 몇 개를 구부려 양쪽을 흙속에 박고 한의원에서 얻어온 한약찌꺼기를 숙성시킨 거름을 섞은 후 상추모종을 사와서 심었다. 의외로 빨리 자랐다. 고기를 사서 먹을때 시장이나 마트에 사러가지 않아서 편하다. 그리고 부드럽고 상긋한 맛이 일품이다. 돌나물도 심심하면 뜯어서 식초 넣고 무쳐 먹으면 겨울 별미다. 두 식구가 사니 다 못먹고 이웃과도 나눈다. 이웃 정이 새록새록 피어난다. 대파도 가을에 밭에서 한포대 뽑아다가 흙구덩이 파고 묻어둔 것이 부드러운 속잎들이 먹음직하다. 딸, 며느리가 들릴 때마다 마음내키는 대로 가져가라고 이른다. "어머니 요사이 대파 값이 엄창 비싸요. 조그맣게 대여섯 뿌리 묶어 놓고 5천원씩 해요."  "지하실에 있는 고구마도 양파도 마음내키는 대로 가져가라. 아빠랑 두 식구 사니까 별로 먹히지가 않는다." 집에 들릴 때마 빈손으로 보내기보다 무언가 들려보내니 뿌듯하다. 날씨 풀리면 시골밭에 6년근 도라지도 캐와서 나누어 주어야겠다. 자식과 부모 사이의 사소한 관계도 그져 생기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가야 한다. 이 참에 용돈도 생기고  남는 장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