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풀 시니어] (249) 세상이 왜 이래
[원더풀 시니어] (249) 세상이 왜 이래
  • 김교환 기자
  • 승인 2024.01.11 07:50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 픽사베이 

 

어쩌다가 한바탕 턱 빠지게 웃는다/그리고 아픔을 그 웃음에 묻는다/그저 와준 오늘이 고맙기는 하여도/죽어도 오고 마는 내일이 두렵다/아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왜 이렇게 힘들어/아 테스형 소크라테스형/사랑은 또 왜 이래/너 자신을 알라고 툭 내밷고 간 말을/내가 어찌 알겠소 모르겠소... 나훈아의 ‘테스형’노랫말이다. 연이은 며칠간에 걸쳐 북한군이 백령도, 연평도 방향을 향해 포격을 퍼부으면서 ‘민족이니 동족이란 개념은 우리의 의식에서 삭제되었다’라고 선전하고 있으니 이제는 언제 전쟁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을 긴박한 처지의 나라가 되어가고 있다.

그런데 정치가 국민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양대 정당의 극단적 혐오정치가 상식을 벗어나서 온 나라를 편 갈라 진영싸움만 하고 있는 현실이고 보면 ‘이게 나라냐?’란 말이 나올 만 하다. 며칠 전 야당 대표의 피습사건으로 범인 김모씨(67)가 경찰조사를 받고 있지만 이 문제 역시 서울과 부산대 병원, 당적, 공범 등 정치판 싸움으로 번져서 온 세상이 시끄럽다. 기본도 원칙도 무너지는 세상이다. 여의도 사투리의 정치꾼들에 의해 국민들은 끌려만 가야 하고 사회분열과 극심한 부패, 극심한 포플리즘, 내로남불에 도를 넘은 행정, 사법권의 불신과 반대를 위한 반대가 팽배한 현실이다. 어느 편이 이기든 나라가 걱정이다. 앞뒤도 없고 논리도 없이 국민이야 어찌되든 자기편들의 표를 모아 정치적인 교두보를 확보하려는 세력 다툼이 정치판을 극좌 아니면 극우로 몰아가고 있다. 옳고 그름을 따지기보다 좋다, 싫다가 먼저이고 내편의 말이면 무조건 맞고 상태편의 말이면 무조건 틀리다. 인터넷에서는 연일 끔찍한 가짜뉴스들이 판을 치고 이리저리 퍼 날라지면서 국민들을 멘붕(멘탈붕괴) 상태로 몰아가고 있다.

우리 말 가운데 ‘덩덕개’와 ‘시정마’ 라는 재미있는 말이 있는데 덩덕개란 개 한 쌍이 사랑을 하고 그 언저리를 겅중겅중 뛰면서 덩달아 좋아서 날뛰는 개를 말한다. 시정마(始精馬)는 발정 난 암말을 상대로 애무하다가 암말이 흥분하는 결정적인 순간 씨수말에게 자리를 넘겨주는 말(馬)이다. 우리 사회엔 뭐가 뭔지 내용도 잘 모르면서 덩덕개 같이 날뛰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또 시정마처럼 실컷 이용만 당하고 버려지는 헛똑똑이 바보들도 많다. 누가 슬며시 충동질만 하면 덮어놓고 덩덕개처럼 날뛰는 사람들이 판을 치며 고소, 고발이 난무하는 세상이다. 통제가 불가능한 유튜브의 바람잡이 영향도 있지만 각계각층에 덩덕개와 같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올해는 덩덕개’들과 ‘시정마’들의 선동이 그 어느 때보다 노골화되고 극에 달하기 쉬운 선거의 해이다. 우리 모두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중심을 잃지 않는 한 해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세상을 살다 보면 할 말 못할 말이 있다. 들어서 기분 좋은 말, 가슴 아픈 말, 칼보다 더 무서운 말도 있다. 인간은 생각하는 동물이라고 했다. 이성(理性)을 갖고 얼마든지 마음먹기에 따라 자신을 다스릴 수도 있는데 조금만 참고 차분한 마음으로 주위를 돌아보자. 자신이 소중한 것처럼 남도 소중하다. ‘노인강령’에 “우리는 사회의 어른으로서 항상 젊은이들에게 솔선수범하는 자세로 가정과 사회로 부터 존경받는 어른이 되고 경로 효친의 윤리관과 함께 청소년을 선도하고 젊은 세대에 봉사하며 사회 정의 구현에 앞장선다.” 라고 했다. 아무리 세상이 어지러워도 말없는 다수가 나라를 지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