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풀 시니어] (247) 양로원과 요양원은 노년의 안식처가 아니다
[원더풀 시니어] (247) 양로원과 요양원은 노년의 안식처가 아니다
  • 김교환 기자
  • 승인 2023.12.28 08:11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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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요양병원 입원실. 침대마다 개별 TV와 냉장고, 고급 수납장이 마련돼 있다.<br>
요양병원 입원실. 시니어매일DB

 

“당신들에게 나는 초점 없는 눈을 가진 투정이나 부리는 늙은 노인으로 보이겠지? 음식을 질질 흘리고 대답도 빨리 못하고 내 뜻과 무관하게 목욕을 시킬 때도 설거지통 그릇만도 못한 내 모습에 눈물도 쏟아 냈지만, 목욕물에 감추어져 당신들에겐 보이지 않았겠지! 음식을 그냥 먹여 주는 당신들의 눈에는 가축보다 못한 노인으로 비추어졌던가? 자리에 꼼짝 않고 앉아서 당신들이 시키는 대로 행동하고, 내 의지가 아닌 당신들의 의지대로 먹고, 아픔을 삭여야 했던 내가 누구인지 ...”인터넷으로 떠도는 작은 요양원에서 어느 할머니가 남긴 글을 간추려서 옮겨보았다.

며칠 전 조선일보(김민철 ‘간병지옥’)에서도 다시 거론된 오래전 이야기로 70대 노인이 90대 노모를 목 졸라 죽인 사건을 되돌아본다. 아내가 먼저 세상을 떠나고 자신도 지병 악화로 노모를 모시기 어려워지자 서울 근교의 다섯 자식들을 차례로 찾아가서 할머니를 부탁해 본다. 하나같이 할머니를 모실 수 없다는 거절을 당하고 어머니를 더 이상 고생시킬 수 없다는 안타까운 마음에 90노모를 아내 무덤 옆에 모시고 가서 목 졸라 죽인 충격적인 사건이 남해안의 작은 도시에서 있었다.

지금은 100세시대로 노인인구 1천만의 초 고령사회가 되고 있지만 늙어가는 길 피할 수 있는 사람 아무도 없다. 이제 노인이 된 자식이 부모를 부양할 수밖에 없는 시대다. 자식들의 부모 봉양도 형제간 눈치 보며 서로 떠넘기다가 결국 요양원을 기웃거리게 되지만 늙은 부모가 귀찮아 돈이면 해결된다는 안일한 생각에 요양원으로 보내어지는 부모님의 슬픈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자식들이 얼마나 될까? 누구도 그곳에 가면 다시 살아서 돌아올 수 없는 곳임을 잘 알고 있다. 부모를 똑바로 쳐다보지도 못하는 자식들의 면전에서 애써 슬픔을 보이지 않으려는 부모의 그 모습이 가슴에 와 닿았을까? 우리 모두가 그곳에 안 가고 건강하게 살다가 고통없이 세상 떠나기를 원하지만 9988234는 극히 드문 행운이요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 인생이다. 이제는 핵가족화의 사회 구조가 누구나 요양시설을 마지막으로 거쳐서 떠나도록 되어 있다.

이왕 피할 수 없는 길이라면 양로원이나 요양시설에서 머무는 기간을 짧게 가지는 것이 최선이다. 그러자면 현재의 내 건강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다. 따라서 운동으로 근력을 키워서 건강수명을 늘리자. 이를 위해서는 우선 걷기를 권장하고 싶다. 걷기는 몸을 구성하는 근육과 뼈를 모두 동원하는 온몸운동으로 하루 6천보 이상 걷는 것이 좋다고 한다. 그리고 정신건강이다. 요양시설의 대부분 입소자가 치매환자들이다. 치매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 전단계가 우울증이고 이는 스트레스와 외로움에서 온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매사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외롭지 않도록 사람들과 어울리고 친구를 많이 사귀자. 또한 평생현역으로 살 수 있도록 일거리를 만들자. 노년의 바람직한 일거리는 누가 만들어줄 수도 없지만 만들어주어서도 안 된다. 스스로 찾고 만들어야 한다. 작은 수입이라도 있다면 더욱 좋지만 취미활동도 멋진 일거리다. 끝으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의존정신을 버리고 자립 능력을 키워야 한다. 작은 것에 만족하며 생활비도 수입에 따라 조절해서 수입과 지출을 균형 있게 하자. 그래서 노후생활의 모든 면에서 자급자족이 가능하도록 최선을 다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