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이 있는 삶, 김점희 서양화가
소통이 있는 삶, 김점희 서양화가
  • 유무근 기자
  • 승인 2023.12.28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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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치료 자격증. 재능기부 봉사로 이어가고 파
컵을 소재로 대구 앞산 갤러리서 개인 초대전 열어
지난 4월 '앞산 갤러리' 초대전에서, 전시장 그의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한 김점희 서양 화가. <유무근 기자>

칠곡군 지천면에 있는 신동 성당 (신부, 함영진 요셉)은 본당 설립 55주년 행사를 치른 유서깊은 성당으로 교육관, 문화 공간과 어우러져 교구에서도 아름다운 본당으로 정평이 나 있다.

주차장에 들어서면 예술 가치로 승화된 벽화가 한 몫하기 때문이다. 성전 앞뒤 어느 쪽으로 들어가도 먼저 성화 벽화를 만난다. 김점희(글라라) 화가의 작품이다.

그는 영남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충남 공주대학교 사범대학을 졸업했다.

김 작가는 문화가 없는 사회는 각박하기 그지없는 사회이고 인류가 남기는 유산은 문화유산이 유일하다고 주장한다.

사람들 간의 소통은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과정이다.

소통의 시작은 서로간의 대화로 시작되며, 대화의 시작은 한 물건에서 비롯된다는 걸 우리는 잘 알지 못한다. 처음 보는 사람이나 자주 보는 사람, 친한 사람이나 불편한 사람도 ‘차 한잔’, 혹은 ‘밥 한 끼’ 등으로 소통이 시작되니 말이다.

그중에서도 마음을 담는 도구이자 대화의 물꼬를 트는 컵을 주제로, 작품활동을 해나가고 있는 미술가 김점희 작가를 만나 삶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김 작가는 4월 초대전을 비롯해 개인 작품전은 15회, 그룹전은 정해지는 장소에 따라 다수의 전시회를 했다. 작품 활동은 1988년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신동 성당 주차장 입구에 들어서면 김점희 화가의 성화 벽화를 먼저 만난다.  <유무근 기자>

- 소재 작품에 색을 이용한 표현기법이 독특한 것 같다. 기법은?

▶ 주로 컵을 소제로 그리며, 유화와 수채화의 중간 표현법, 아크릴을 통한 표현법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색의 표현을 위한 대비 기법, 색이면 기법, 붓질을 통한 물감의 두께  ‘마티에르 강조 기법’ 등으로, 차별성을 두고 표현하는 편입니다.

- 색을 이용한 작품을 하게 된 계기는?

▶ 그전에는 자화상, 풍경화 등 다양한 작품을 했습니다. 대학원 과정에서 물건을 담는 용기를 위주로 작품을 하는 과정에서, 색 대비 관련으로 논문을 쓰게 된 것이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 완성된 작품은 어떻게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되는지?

그리고 예술가의 노력 대비 수입은 어떠한지?

▶ 모든 예술가가 가지는 공통된 관점은 ‘영감이 곧 작품’이라는 것입니다. 고로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되는 작품은 영감이 밖으로 나온 것이지요. 보통 개인전은 장소를 대관해서 내가 작품 전시와 판매까지 모두 담당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러나 초대전의 경우는 화랑에서 필요한 홍보비, 제작비, 운반비 등을 감당하고 판매까지 책임져 주는 경우가 많아, 작가로는 더 수월할 수 있습니다. 다만 수입은 반씩 배분하는 것이 관례입니다.

보통의 화가들은 현실적으로 경제적 어려움이 있지만, 사실 이런 전시회를 통한 작품 판매가 작가들의 가계경제에도 영향을 미치지요.

▶ 작가마다 혹은 전시회마다 수입에 격차가 크고, 화랑마다 규모와 특성도 제각각이라 아무래도 그런 영향이 있는 듯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밝고 화사한 느낌과 소통을 주제로 한 표현이라 팬 분들이 편안한 기분을 느끼셔서 좋은 것 같습니다.

- 가톨릭에 입교한 동기가 있었나요?

▶ 성당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재능기부로 소통할 수 있는 휴면 공간이 와닿았어요. 집안은 불교 신자들인데도 부모님의 권유로, 당시 본당 신부님(사바)에게 36세에 세례를 받았습니다.

신동 성당 '함께하는 다방' 앞 남쪽 주차장 담벼락에 김점희 화가 작품이 그려져 있다.  <유무근 기자>

 - 보람 있었던 적은?

▶ 신동 성당 벽화는 신부님의 요청으로 재능기부했습니다. 신자이기 전에 화가로서 보람입니다.

* 봉사활동으로는 불우한 가정을 대상으로 방문해서 아이들에게 미술 지도하고, 외롭고 가족이 없는 아이들은 가톨릭 교우를 통하여 가족을 만들어 친교를 맺어주고, ‘SOS 마을’로 명명 해주었던 기억이 보람으로 남습니다.

* 모교에 제 작품을 기증했습니다. 신동초등학교 (52회 졸업)와 약목고등학교에 ‘50호’ 그림 2점씩 4점이 지금도 걸려있습니다. 후배들에게 미술에 대한 안목을 키워주고 넓은 사고를 고양해 주고 싶어 기증했었습니다.

- 힘들었던 점이 있었나요?

▶ 대학 졸업 후 육아 시기와 겹쳐, 미술 부분에 직접적인 직업을 가지지 못해 어려웠던 때였습니다. 아무래도 작품활동을 할 시간이 없다 보니 감각도 떨어지고, 유행에도 멀어지는 느낌이었어요.

- 기타가 수준급 이상이라던데, 평소 취미 활동은?

▶ 통기타는 학창 시절 동아리 활동을 조금 했었죠. 성당에서 재능 봉사할 때 익혀서 수준이 좀 향상된 것 같습니다. 평소 수영이나 각종 스포츠, 음악에도 관심이 많아 틈새 취미 활동을 합니다.

신동 성당 통키타 동아리 재능 봉사단. 우측 두 번째 김점희 화가.  <유무근 기자>

- 수상 실적과 롤모델은?

▶ 학창 시절과 졸업 후 청년 작가에 선정되면서, 대구문화예술회관 초대전과 청년 작가로서 수상한 것이 다수 있습니다.

롤모델이라면 ‘미디어 아티스트 이이남’ 작가가 떠오릅니다. 과거 비디오 예술가 백남준 작가를 이어가는, 세계적인 아티스트라죠. 제 개인적으로도 글로벌 ‘컵 작가 김점희’를 부각시키고 싶습니다.

 

세계적으로 많이 알려진 ‘k 컬쳐’는 노래, 영화, 드라마, 심지어 음식까지 민간외교의 외교사절단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김작가는 이제는 미술, 음악 등 순수예술 분야에서도 그 가능성이 충분하므로 지자체는 문화에 대한 예산을 더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나 지자체는 우리 문화예술인들이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재능을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세심한 관심과 지원을 촉구했다.

대구가 낳은 현대미술가 김점희 작가는 k 컬쳐 분야 지역의 중진 작가로서 기대하는 바가 크다.

서양 화가 김점희 작품 <유무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