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온다
봄은 온다
  • 석종출 기자
  • 승인 2023.12.25 15:2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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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사계절 중에서 첫 번째 계절이다. 천문학으로는 춘분부터 하지의 계절을 말하고 기상학으로는 양력 3월에서 5월의 겨울과 여름 사이의 계절이고, 절기상으로는 입춘에서 입하까지를 말한다. 겨울이 물러선 자리에 봄이 온다.

영화 ‘서울의 봄’이 내용에서나 관객의 수에서 한창 회자되고 있다. 서울의 봄, 군부의 봄, 용산의 봄, 검사의 봄까지 부풀리는 평론도 보았지만 봄은 여전히 암울함을 물고 있는 것 같다.

봄은 대체로 희망을 이야기한다. 암울함, 얼어붙은 상황, 풀리지 않는 문제들, 온 인류가 해결해야 할 큰 문제 같은 무거운 주제도 해결의 실마리를 ‘희망’에서 찾는다. 역사적으로 매우 암울했던 때에도 봄은 ‘희망’으로 살아있었고 아무리 춥고 얼어있어도 봄은 그것을 이겨내게 했다. 풀리지 않는 문제도 결국은 봄눈 녹듯 허물 허물, 술술 풀리기도 했고 지금 당장 죽고 싶은 마음도 ‘희망’이라는 봄이 생명을 살리기도 했다.

봄은 믿음이다. 반드시 오기 때문이고 인디안 기우제처럼 꼭 이루어진다는 신념이기도 하다. 함석헌이 말한 그 사람의 한 구절이다. “잊지 못할 이 세상을 놓고 떠나려 할때 ‘저 하나 있으니’ 하며 빙굿이 웃고 눈을 감을 수 있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 찬성보다도 ‘아니’하고 가만히 머리 흔들 그 한 얼굴 생각에 알뜰한 유혹을 물리치게 되는 그 한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나는 그사람이 언젠가는 오고야 마는 봄이었으면 좋겠다.

“믿음은 인간학적 개념이다. 믿음은 인간이 인간다운 삶을 보장받기 위해 필수적으로 요청되는 중요한 대목이기도 하다. 믿음이 존재론적 개념이 아니라는 말이 아니다. 어떤 이는 존재의 믿음을 보고자 하는 이도 있다. 하지만 믿음의 특성상 그것은 인간의 개별적 삶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인간관계와 사회관계의 관계맺음 방식에서 요청되는 진실성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실체가 없어서 늘 유동성을 지니고 가변성에 기대어 모습을 나타낸다. 믿음이 옮겨갈 수 있고 지켜진 믿음은 그 믿음의 진정성을 대변하지만 깨어진 믿음은 불신을 낳는다.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하는 상호불신의 삶의 양식은 도대체 어디에서 기원 하는 것일까. 그것은 인간의 이기심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믿음을 지켜낼 의지와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믿음을 무너뜨리는 힘은 언제나 인간의 이기심에서 촉발된다. 믿음이 없으면 타자와의 공존과 공생도 존재하지 않으며 믿음은 지켜져야 하고 지켜내야 할 가치의 덕목이기도 하다."(믿음이란 무엇인가. 이종성 2014.) 나는 믿는다. 대구의 봄,서울의 봄, 그리고 대한민국의 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