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후루(糖葫蘆) 먹어 봤으면 젊은이다
탕후루(糖葫蘆) 먹어 봤으면 젊은이다
  • 안영선 기자
  • 승인 2023.12.2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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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 탕후루. 안영선 기자

젊은이들에게 가장 인기가 치솟는 간식은 형형색색 과일 꼬치인 탕후루(糖葫蘆)라고 할 수 있다.

탕후루는 원래 중국의 전통 길거리의 간식인데, 과일의 보존성을 높이기 위해 설탕(·)을 과일의 겉면에 발라서, 들고 먹기 편하도록 나무 꼬치에 꿴 것으로, 꿰어놓은 모양이 마치 호로(葫蘆), 즉 호리병과 닮았다고 해서 중국 발음으로 탕후루라는 이름이 붙었을 것이다. 또 설탕으로 코팅한 과일의 겉면이 얼음처럼 단단하기에 빙탕(冰糖)후루라고도 부르는 데서 온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

탕후루가 언제 처음 만들어졌는지에 대한 정확한 기록은 없는데, 북송 때 수도 개봉(카이펑)의 풍물을 기록한 동경몽화록(東京夢華錄)’에 설탕에 절여 모양을 낸 각종 과일 간식의 이름이 나오는데 탕후루의 원형을 짐작할 수도 있다. 또 청나라 북경(베이징)의 풍속을 다룬 연경세시기(燕京歲時記)’에 나오는 대나무 꼬치에 포도, 산마 씨앗, 애기 사과, 산사 열매 등을 꿰어 설탕에 담궜다가 굳혀서 달콤하고, 바삭하게 만들어 겨울밤에 먹는다라는 기록을 통해 탕후루의 모습이 이 시기에 만들어졌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탕후루의 모양이 아래위로 볼록한 호리병의 형상인데 중국어에서 행복과 출세를 의미하는 복록(福祿)의 발음이 푸루(fulu)인데 이는 후루(hulu)와 발음이 유사하기는 하다.

중국인은 후루를 갖거나 먹으면 행복하고 출세한다고 생각하는데, 실제 중국 문화에서 호리병의 형상은 임신한 여성의 신체를 닮았다고 다산(多産)을 뜻하며, 나쁜 기운을 쫓는다는 의미를 가지고도 있다. 그래서 탕후루는 좋은 뜻을 담고 있는 간식이다.

요즘 중국 매체에서는 우리나라의 길거리 간식으로 탕후루가 인기를 끌고 있다는 소식에 흥미로워하는데 이는 우리가 타 문화 수용력이 있다는 의미가 아닐까. 어르신께서 탕후루를 먹어 봤다는 것은 중국의 문화를 이해하고 탕후루의 깊은 뜻을 알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해도 되지 않을까. 탕후루 안 먹어 봤으면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이는 의미에서 먹어 보시기 바란다. (위 기사는 부산대학교 중문과 최진아 교수의 글에 기자의 생각을 더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