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는 한때 대구에서 그 명성으로 이름을 높였다. 지금은 이상 기온으로 차츰 북상하고 있다. 사과나무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먼저 대구에서 서양 선교사에 의해 수입되었다. 사과는 맛도 좋고, 빛깔도 탐스러워 귀족의 과일로 손꼽힌다. 다만 맛 때문은 아니다. 사과에는 인류를 움직여온 다섯 가지 사상이 깃들어 있다.

먼저, 사과에 담긴 의미는 인간의 죄에 대한 것으로 하느님의 말씀을 어겼기에 낙원에서 쫓겨났다. 아기를 낳고 일하는 고통을 받게 되었다. 기독교 사상에서 사과는 이렇게 인간의 선과 악의 원죄를 상징한다.

그리스 신화에는 황금 사과로 말미암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 헬레네를 파리스가 차지할 수 있었다. 그래서 사과 때문에 트로이 전쟁이 일어났고, 스파르타 왕이 헬레네를 찾아오는 것으로 전쟁이 끝났다. 그리스 신화 속 황금 사과는 아름다움과 사랑을 상징한다.

뉴턴은 뜰에 있는 사과나무에서 사과 하나가 떨어지는 것을 보았다. 이 세상 모든 물질은 서로 잡아당기는 힘이 있다는 원리를 발견하게 되었다. 근대 과학의 출발점인 바로 ‘만유인력의 법칙’이다. 뉴턴의 사과로부터 이성의 세계가 열리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었다. 현대 문명이 오늘날 인간 생활을 편리하고 풍요롭게 만들어 주었다.

빌헬름 텔은 활을 잘 쏘기로 이름난 스위스 사람이다. 눈에 거슬렸던 왕이 아들의 머리에 사과를 올려놓고 쏘게 했다. 빌헬름 텔은 주저했지만, 아들은 아빠를 믿었다. 사과를 명중할 수 있었다. 빌헬름 텔의 사과에는 바로 민주주의 정신이 담겨 있다. 사과는 부당한 권력에 억눌린 사람들에게 투쟁할 수 있는 정신과 용기를 불어넣어 주었다.

유명한 철학자인 스피노자는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 해도, 오늘 나는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라고 말했다. 존슨의 사과 씨에는 깊은 뜻이 숨어 있다. 먼 훗날 사과 씨가 자라 사과가 열리면, 목마른 사람들이 지나가다 갈증을 해소할 수 있었다. 바로 미래를 준비하는, 그리고 사람들에게 희망을 심어주는 개척 정신이 담겨 있다.

마음속에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어 보자. 죄와 벌의 기독교 정신을 낳은 하와의 사과, 아름다운 예술을 창조한 파리스의 사과, 근대 이성과 과학을 낳은 뉴턴의 사과, 민주주의 정신이 담겨 있는 빌헬름 텔의 사과, 미래를 생각하고 준비하는 존슨의 사과는 생각의 깊이를 더해 준다. 인간 역사를 만들어 온 소중한 정신이다. 우리를 더 나은 미래 세상으로 이끌어 줄 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