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풀 시니어] (243) 마음관리가 곧 자기관리다
[원더풀 시니어] (243) 마음관리가 곧 자기관리다
  • 김교환 기자
  • 승인 2023.11.30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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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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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마음을 안다는 것도 어렵지만 자기의 마음을 관리한다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다. 철학자 소크라테스가 ‘너 자신을 알라’라고 했을 때 그의 친구들이 너는 너 자신을 아느냐 라고 되물으니 소크라테스는 ‘나도 나 자신을 모르지만 나는 적어도 나 자신을 모른다는 사실만은 알고 있다’ 라고 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만큼 자신을 안다는 것은 어려운 것이다. 화엄경의 핵심사상인 일체유심조(모든 것은 오직 마음이 지어낸다)를 처음으로 체험을 통해서 깨달은 사람이 원효대사다.

널리 알려진 이야기로 원효대사가 불교 공부를 위해 당나라로 가던 중 깊은 산중에서 길을 잃고 바위굴에서 자다가 한밤중 목이 말라 윗목의 물을 시원하게 먹고 아침에 잠에서 깨어보니 자기 방이 아닌 바위굴이요, 어제저녁 목이 말라먹은 물은 그렇게도 시원했건만 일어나서 해골바가지에 고인 물이었음을 알고 구역질이 난 뒤 깨달은 것이 세상만사 마음가짐에 달렸다는 것이다. 팔만대장경을 260자로 줄이면 반야심경이 되고 반야심경을 5자로 줄이면 일체유심조 (一切唯心造)가 되며 일체유심조를 한자로 줄이면 심(心)이 된다고 한 누군가의 말이 생각난다.

본래 인간은 육체와 마음(혼)으로 되어있는데 마음이 육체를 도구로 활용하기 때문에 육체는 껍데기일 뿐 마음이 육체의 주인인 것이다. 민진희가 쓴 ‘마음의 주인으로 살아라’ 에서도 세상은 하나가 아니요 둘인데 눈에 보이는 바깥세상과 마음 세상이 그것이라고 했다. 마음이 생각을 낳고 생각이 바깥으로 나타나면 행동이 된다. 마음 세상은 돈으로 팔 수도 살 수도 없지만 아무리 퍼 주어도 줄지도 않는다. 마음을 넓게 쓰면 온 세상을 다 덮을 수 있지만 좁게 쓰면 바늘 하나 꽂을 틈도 안 생긴다. 혜민 스님도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에서 우리가 괴롭다, 행복하다, 라고 하는 것은 그때 처해진 상황에 따른 내 생각일 뿐이요 생각은 또한 조건화된 내 주관이라고 했다.

우리말에 나이로 살지 말고 생각으로 살라는 말도 있고 매사는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말도 있다. 따라서 마음을 관리하는 것이 곧 자기를 관리하는 것이요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자신을 다스리는 길이다. 그런데 마음은 하루에도 오만가지 생각을 다 한다. 고삐 없는 야생마가 되어 기분 내키는 대로 끌고 다녀서 혼란스러운 것이 우리 마음이다. 그러나 마음이 가는 길은 얼마든지 바꿀 수도 있고 돌아가는 길도 있다, 또한 우리는 누구나 자기만이 갖고 있는 마음의 거울을 통해서 자신을 들여다 볼 수도 있는데 때로는 자신이 생각하는 자기와 남들이 생각하는 자기의 모습이 너무 다르다. 왜냐하면 자신은 남들에게 모든 것을 다 보여주지 못하면서 보여주고 싶은 면만 보여주려 애쓰고 남들은 내 모습 중 자기가 보고 싶은 면만 보기 때문에 다를 수밖에 없다.

과거의 갑옷을 벗어버리고 지난 일에 너무 매달리지도 말고 미래에 너무 집착하지도 말자. 나이가 많다는 자랑으로 내말이 다 맞다거나 언성을 높이고 억지를 부려서 젊은이들에게 미움을 받아서는 안 된다. 지난 일들이 지금의 내 모습을 만들었지만 현재의 내 행동이 내일의 내 모습을 만들어 가고 있다. 생각이 서로 다를 때는 한발 물러서서 생각해보자. 흔히 쓰는 ‘역지사지’와 ‘아전인수’의 의미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자. ‘그럴 수도 있겠지‘라는 관용이 담긴 참으로 따뜻하고 아름다운 마음가짐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