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 황악산 자락이 내려다보이는 물 좋고 산새 좋은 ‘장미수공예협회’에서 전국 SNS 밴드‘품앗이’ 치매예방강사 모임에서 ‘만원의 행복’으로 봉사하고 있는 한지전지공예 김미희 명장(전통공예분야)을 만났다.
- 언제 어떤 계기로 한지공예에 입문하게 됐는지?
▶ 처음에는 취미로 조그마한 소품부터 과반, 서랍장처럼 쉽게 할 수 있는 작품들을 집안에 꾸미면서 시작했다. 한지를 물건에 붙여서 만드는 ‘지장공예’, 한지를 꼬아서 엮는 ‘지승공예’, 종이 반죽을 사용하는 ‘지호공예’ 등 여러 가지 한지공예가 있지만 한지의 고운 색감과 다양한 전통 문양을 표현할 수 있는 한지전지공예의 매력에 매료되어 입문하게 되었다.
- 전통공예의 구체적인 매력이 있다면?
▶ 한지공예는 오랜 역사를 가진 공예 분야 중 하나다. 최근에는 구김 한지나 입체 한지처럼 독특하고 개성 있는 디자인을 만들 수 있는 다양한 한지를 손쉽게 구할 수 있다. 또한 한지공예로 고가구 느낌뿐 아니라 현대적인 디자인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어서 무궁하게 연구할 수 있다. 한지는 숨 쉬는 종이로 보존성이 높아서 세계적으로 그 우수성을 인정받았으나, 실생활에 널리 쓰이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이제 한지를 재해석하여 실용적인 아름다움과 자연미가 어우러진 한지전지공예를 널리 알리고 새롭게 재탄생시켜 우리 전통의 맥을 지켜내고자 한다.
- 어르신을 위한 치매예술케어에 대한 생각은?
▶ 경운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대학원 졸업 후 노인복지 연구를 통해 시니어 교육의 하나로 치매예방과 미술치료 부분에 한지공예를 도입하여,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주고 인지기능을 개선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작년에 어르신들 취미활동으로 한지공예 수업을 할 때 어떤 어르신이 “시간 가는 줄 모르겠다. 온종일 해도 할 수 있겠다”라고 한 얘기가 마음에 남는다. 나이 들어 무기력하고 재미없는 일상에 활력이 생겼다고 좋아하던 어르신들의 모습. 아직도 이 나이에 자신이 무언가에 집중할 수 있어서 좋고, 가족들이 “정말 엄마가 만든 게 맞냐?”라고 몇 번이고 확인하기도 한다는 얘기도 전해 들었다. 이렇게 삶의 활력을 찾은 어르신들을 통해서 한지는 어르신들에게 지난 시절 함께한 소중한 기억을 되살리는 매개체가 되기도 한다. 예전 방문에 바르던 문종이가 한지였다는 얘기를 하면 그러기에 더욱 정감이 간다고 말한다.
한지공예는 평생 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취미생활이자, 풀질하는 손끝 운동으로 어르신들 치매 예술케어로써도 한지공예를 적극 추천한다.
- 치매예술케어를 공부하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얘기는?
▶ 한국열린사이버대학에서 통합예술치유학과 ‘치매예술케어자격’ 과정에서 실버공예심리지도사, 실버음악심리지도사, 실버독서지도사, 실버교구놀이지도사 등을 운영하며 수강자들이 자유롭게 선택하여 수업 후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 자격을 취득한 후에도 학생들이 실제의 실기지도를 받아 현장에 나가 어르신들과 즐겁게 지낼 수 있도록 수시로 ‘만원의 행복’강좌도 열고 있다.
치매예술케어는 아트(ART)와 돌봄 케어(Care)가 합해진 단어로써 치매 노인의 심리 정서 인지 등 종합적인 예술로 케어하는 것을 의미한다. 손은 제2의 뇌라고 하는데 손을 많이 움직이면 뇌를 자극하여 혈류량을 증가시켜 뇌활성화를 돕는다. 나이 들어 망가지는 뇌를 회복시키는 건 쉽지 않지만, 치매예술케어를 공부하는 우리 학생들이 치매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심리적 정서적 인지적 기능 유지 및 향상을 도와 예쁜 치매로 늦추어 갈 수 있게 하는 데 한몫을 하길 바란다.
- 다방면으로 봉사활동을 지속하는데 현재 활동과 향후 계획은?
▶ 평소 교정교화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김천교도소에서 교정위원으로 20년 봉사활동으로 2014년에 ‘국무총리 표창장’을, 2017년에는 한국걸스카우트경북연맹 김천지구연합회 ‘경상북도지사상 표창장’등 다수의 표창장과 지역사회발전을 위한 활동으로 감사패를 받았다.
제1회 김천시 지회장기 한궁대회에 한궁 심판으로 봉사 및 김천시 한궁협회 봉사단 ‘한궁도란도란회’에서 김천장애인복지관 식사봉사로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김미희 명장은 “누군가 그러더라고요. 봉사는 시간이 나서 하는 게 아니고 그냥 하는 거라고.
제가 28년 정도 교도소 재소자들에게 교화 상담을 하고 있지만, 이 일은 건강이 허락하는 한 언제까지든 하고 싶습니다. 김천은 소년교도소라 청소년들 한 사람이라도 재범이 일어나지 않게 엄마 같은 따뜻한 마음으로 우리 친구들이 다시는 범죄의 길에 들어가지 않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장애인 친구들 봉사는 누구나 아니 나도 그렇게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봉사하고 있습니다. 어르신들 봉사는 처음에는 부모님을 다시 만난다는 기분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저의 미래를 보고 있는 것 같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봉사는 체력이 허락하는 한 언제까지 하겠습니다”라고 얘기했다.
김미희 명장은 1999년 6월 ‘(사)한국수공예협회’ 이사로 취임하였고, 2000년 11월 ‘제2회 한국수공예대전’에서 동상을 수상하였으며, 현재는 ‘장미수공예협회’를 창단하여 활동 중이다.
현재는 요즈음 기후 위기 대응으로 버려지는 파쇄지를 활용하여 파쇄지를 삶아서 만드는 지호공예작품을 연구 중이며 이 공예로 대전을 준비해 볼 예정이다. 김천보건소에 장애인들을 위한 강의와 치매안심센터 어르신들 인지수업, 김천대학교 유아교육과 비교과과목 강의도 맡고 있다.
오는 12월 23일부터 1주일간 나그네공동체(대표 김희경) 주관으로 김천대 사회복지학부 이예종 교수, 홍영아 아마빌레음악교육협회장과 함께 베트남 호찌민에서 해외 봉사도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