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고등학교 22회 동기회」 고희연 기념 거제도 나들이
「영남고등학교 22회 동기회」 고희연 기념 거제도 나들이
  • 김차식 기자
  • 승인 2023.11.21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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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꽃길만 걸으면서 100살까지 가즈아
경남 거제도 일원 나들이 겸 축하연으로 즐거운 하루 보내
동기생들이 거제식물원 정글돔 앞에서 고희연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김차식 기자
동기생들이 거제식물원 정글돔 앞에서 고희연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김차식 기자

대구광역시 영남고등학교 22회(회장 이재용) 동기생 22명은 11월 19일(일) 경상남도 거제도 일원으로 고희(古稀) 기념나들이를 떠났다.

배득식 전 국군기무사령관, 성일환 전 공군 참모총장, 이기환 전 소방방재청장, 배만종 전 대구한의대 교학부총장, 조영권 전 동구의원 등이 동기생으로 각계각층에서 모교의 명예를 걸고 국가 발전에 헌신했다. 박노욱 (주)진영CNS 회장, 조강언 (주)미래파트너스 대표, 장지영 제일메딕스 약품 대표, 김준효 (주)청십자 회장, 서상보 영남선비문화수련원장 등은 아직 현업에서 활동하고 있다.

1970년 3월 동기생들은 대학교 진학 또는 사회 진출로 인하여 헤어졌지만, 동기회 임원들의 열성적인 노력으로 참여 의식은 꾸준히 지켜왔다. 수년 간 총동창회 체육대회, 산행 대회 참석과 졸업 30주년 행사, 둘둘 산악회 등 지속적인 만남은 이어졌다.

1954년생은 베이비부머 (1955~1963)의 직전 세대로 대한민국 성장사와 궤(軌)를 같이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같은 사실이 동기 간의 끈끈한 우정으로 서로를 밀어주고 위로·격려하는 받침돌이 되어주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동기생 대부분이 갑오년 생으로 고등학교 졸업 50주년이 되면서 고희인 칠십 세를 맞이하는 해가 된다.

이날 동기생들은 시민회관 앞에 모여 리무진버스룰 타고 출발하였다. 오전에는 거제도 매미성을 탐방했다. 매미성은 2003년 태풍 매미로 경작지를 잃은 한 시민이 자연 재해로부터 작물을 지키기 위해 오랜 시간 홀로 천 년 바위 위에 쌓아 올린 성벽이다. 바닷가 근처에 네모 반듯하게 돌을 쌓고 시멘트로 메우길 반복한 게 현재의 모습이 되었다고 한다. 설계도 한 장 없이 지었다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훌륭했다.

오후에는 거제식물원 투어를 했다. 자연과 함께하는 공간이다. 꽃과 나무의 숨결 속에서 치유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휴식 공간으로 정글돔 내부에는 300여 종 1만 주의 열대수목이 있다. 내부에는 석부작 초화원, 석부작 계곡, 선인장원, 빛의 동굴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었다.

고희란 70세를 뜻하는 말로 당나라 시성(詩聖) 두보(杜甫)의 시 '곡강(曲江)'에 나오는 ‘酒債尋常行處有(주채심상행처유) 人生七十古來稀(인생칠십고래희), 외상 술값의 빚은 보통 가는 곳마다 있지만 사람이 칠십을 산다’는 것은 예로부터 드물다'라는 구절에서 유래한다.

동기생들의 머리칼은 이미 하얗게 흰서리가 내렸고 얼굴은 주름투성이지만 마음은 옛 고등학교 시절 그대로 였다. 나이는 칠십이지만 마음은 이팔청춘으로 돌아온 듯 장난치며 유쾌한 하루를 보냈다. 서로가 축하하고 옛 시절을 회상하며 남다른 감회도 나눴다.

"고희를 맞은 친구들아! 세월이 흘렸지만 그 동안 동기회 활성화가 지속되어 활발하게 운영되었던 희미한 불씨는 남아있다. 그 불씨로 우정의 끈끈한 시간을 오래 나누며 오늘 만남에서도 삶의 활력소를 찾았다"는 외침도 들렸다. 지난 시절과 소중한 시간들을 잊지 않기 위해서 ‘오래 산 것을 축하 하네, 옛날 같으면 고려장 갈 나이가 아닌 감’ 웃음의 장도 펼쳐졌다.

박종근 전 동기회장은 “까까머리 학창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세월은 훌쩍 벌써 백발이 희끗희끗한 칠십에 들어섰다“며 “아직도 해야 할 일은 많이 남아있는 것 같다. 어떻게 생각하면 벌써 뒷방으로 밀려나는 세대인가 하는 서글픔이 앞서겠지만 세월의 흐름을 그르칠 수야 없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김상규 동기생은 “면면히 이어온 우정과 화합의 정을 더욱 돈독히 꽃피어 즐거움이 넘치는 동기회를 만들어 가자”며, “깊어가는 늦가을 거제도 바닷가에서 힐링 시간을 충분히 가져 풍족한 삶을 누리는데 기여하자”고 제안했다.

앞으로 십 년이 지나면 팔순을 맞게 되는데 해가 갈수록 아쉬움은 더 할 것이다. 만남도 줄어 들 것이며 거동이 보조를 맞추기 어려울 것이기에 현재의 만남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재용 회장은 "날씨도 차가운데 참석해 주어 고맙다. 고희를 맞은 동기생들의 축하연을 겸한 야유회를 경남에서 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하며, 올해 고희를 맞은 동기생들께 진심으로 축하의 인사를 드린다"면서, "오래도록 같이 만날 수 있도록 무병장수하고 우리 동기생 모두 즐거운 노후를 보내도록 건강 관리를 잘 해나가자"고 당부했다.

고희 여행을 함께한 친구들과 여러 사정으로 마음은 있어도 참석하지 못한 우리 친구들 다음 기회가 되면 꼭 다시 만나자 인사도 나누었다. 교훈 ‘잘살자’의 선창과 ‘장하도다 우리 학교는 영남에 제일이라~’로 시작되는 교가로 마무리했다.

이들에게는 옛날 같으면 상노인이었을 테지만, ‘인생은 늙어가는 게 아니라 익어가는 것‘이란 표현처럼 한창 인생의 진미를 만끽하고 있는 나날이다. 나무도 오래 말려야 뒤틀림이 없고 포도주도 오래 숙성해야 짙은 향기를 낸다. 오랜 세월이 빚어 낸 동기들의 우정! 이 소중한 우정을 쉼 없이 꽃 피우고 가꾸어 나가길 기대한다.

고대 로마의 대철학자 키케로(Marcus Tullius Cicero, BC 106~ 43)의 말이다. "인생의 황금기는 70부터. Bravo my 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