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절 수선사의 늦가을 풍경
아름다운 절 수선사의 늦가을 풍경
  • 현태덕 기자
  • 승인 2023.11.20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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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산청에 있는
아담해서 더 아름다운 절
수선사에서 심신을 달래다
수선사 전경. 현태덕 기자
수선사 전경. 현태덕 기자

 

아담해서 더 아름답기로 소문난 수선사를 찾았다. 자연지물을 최대한 이용하여 비탈진 작은 계곡에 계단식으로 주차장, 연못, 절 마당과 대웅전을 조성한 절이다. 원래는 벼농사를 짓는 다랑논이었는데 2008년에 대웅전이 들어서며 수선사가 되었다고 한다. 

세 계단으로 이루어진 주차장을 지나면 시절인연(時節人蓮)으로 명명된 연못이 나온다. 아주 자그마한 연못이다. 연못에는 연과 수련이 심겨 있는데 늦가을인지라 연잎은 말라버렸고 수련만 물 위에서 방문객을 맞이 한다. 연못 위에 설치된 너도밤나무로 만든 투박한 목책 산책로를 걸으면 심신이 안정된다.

 

수선사 입구의 연못과 수상 산책로. 현태덕 기자
수선사 연못과 수상 산책로. 현태덕 기자

 

연못에서 심신을 가다듬고 다음 층계로 올라서니 탁 트인 공간에 비단결 같은 잔디밭이 나온다. 절집 마당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아담하고 아름답게 조화를 이룬 정원이다. 정원에서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작은 연못이다. 아래 층계에 있는 시절인연 연못의 10분의 일도 되지 않는 손바닥만한 연못인데 마음 심(心)자 모양이다. 연못에는 맑은 물이 샘솟듯이 계속 들어오고 있다.

 

수선사 대웅전과 석가탑을 본뜬 불탑. 현태덕 기자
수선사 대웅전과 석가탑을 본뜬 불탑. 현태덕 기자

 

연못에서 몇 걸음 더 안으로 들어서니 왼쪽에는 돌에 새긴 부처상이 서 있고, 오른쪽에는 불국사 석가탑을 본뜬 3층 석탑이 서 있다. 그 자리에서 앞을 보니 그제야 대웅전이 눈에 들어온다. 대웅전이라야 정면 세 칸. 측면 한 칸의 아주 소박한 건물로 잔디마당이 끝나는 지점에 숨듯이 서 있다. 대웅전을 바라보니 살포시 나를 반겨주는 기분이 들어  마음이 무척 평화롭다. 만약에 대웅전이 보통 절에 있는 것 같이 큰 건물이었다면 그에 압도되어 마음의 평화를 잃었을 것이다. 대웅전의 넓이가 16평이라면 그 규모를 짐작할 수 있으리라. 수선사는 대웅전, 불탑, 연못이 조화를 이루어 아름답고 안정된 치유정원이 된다.

수선사는 풍수지리적으로 명당에 자리 잡고 있다. 뒤로는 지리산 웅석봉이 든든한 정기를 주고 있다. 왼쪽의 청룡은 절 입구까지 뻗어 있다. 절 입구 지맥에는 작은 바윗돌이 많이 보인다. 오른쪽의 백호는 청룡보다 조금 더 앞으로 나가서 절 입구를 감싸고 있다. 멀리 보이는 안산은 두세 겹으로 포개져서 수선사를 수호하고 있는 지형이다. 그래서 수선사는 산세와 지형을 최대한으로 활용한 공간이다.

수선사는 자연환경, 절이라는 전통문화, 그리고 카페로 사용되는 현대식 건물의 감성이 조화를 이루는 공간으로 방문객에게 마음의 안식을 주는 곳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수선사는 2020년에 한국관광공사와 지역관광기관협의회에서 선정한 언택트 관광 100선에 포함된 곳이다. 연휴 기간에는 탐방객이 하루에 3,000명이 넘는 날도 있다고 한다. 수선사는 어느 계절이나 아름다운 모습을 간직하고 있지만, 꽃피는 봄이나 단풍 드는 초가을에 가장 멋진 풍경을 띤다고 한다. 수선사를 나올 무렵에야 백호의 끝자락에 세워진 "아름다운 절 수선사"라는 안내판이 눈에 들어온다.

아름다운 절 수선사 안내판
아름다운 절 수선사 안내판, 현태덕 기자

 

수선사

경남 산청군 산청읍 웅석봉로154번길 102-23

개방 시간 : 09시 ~ 17시 3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