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속의 빨간 우체통
추억 속의 빨간 우체통
  • 장명희 기자
  • 승인 2023.10.13 1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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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에게 손편지
마음의 위안제는 물론
카타르시스의 역할
마음을 전하는 빨간 우체통. 장명희 기자

과거에 사랑하고 존경하는 사람들에게 편지를 쓰던 때가 그립다. 요즈음은 SNS의 발달로 세계 어디서나, 전국 방방곡곡에서 순간 안부를 묻고 한다. 손글씨로 서로의 다정한 사랑의 왕래를 하던 때가 옛말이 되어 버렸다.

하루하루 변화하는 초고속 시대에 정겨운 옛 풍경은 마음속으로만 담고 살아가게 된다. 언젠가 지난날들이 새롭게 다가와 마음의 갈피마다 삶의 내비게이션이 될지도 모른다. 무작정 시대에 따라가기보다 가끔은 느림보 인생을 살아가면서 되돌아보는 삶이 필요할 때가 있다.

학창 시절 겨울 방학이 다가오기 전, 국군 아저씨께 위문 편지를 쓰던 생각이 난다. 감사의 편지로 추운 겨울을 이겨내는 데는 이만한 따뜻한 마음의 난로가 없다. 가끔은 국군 아저씨께 고맙다는 답장을 받게 되어서 후방에 있으면서 편지란, 이렇게 사람의 감동을 자아내는 것을 알게 되었다.

길을 가다가 빨간 우체통을 볼 때마다 스승님께서  “최전방에 보초를 서고 돌아오면, 사모님께서 보내주신 사랑의 위로 편지로 혹독한 겨울도 거뜬히 이겨낼 수 있었다”라며, “지난날의 펜팔로 주고받던 설레던 추억으로 결혼 생활을 행복하게 잘한다”라고 말씀하시던 생각이 난다. 부러울 때가 있었다.

올 한해도 마무리하기 전에 사랑하는 사람에게 말로 표현하지 못했던 것을 짧은 편지로, 담아낼 수 있는 인생의 보따리를 활짝 풀었으면 어떨까. 마음은 훨씬 가벼워질 것이다. 더욱 사랑할 힘이 생기고, 앞으로 서로 이해할 수 있는 큰 힘이 될 것이다. 심금을 울리는 데는 편지보다 더 좋은 것은 없는 것 같다. 길을 지나가면서 빨간 우체통을 바라보면서 생각에 잠기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