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여름휴가 일기
특별한 여름휴가 일기
  • 시니어每日
  • 승인 2023.10.04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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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있어 여름 휴가가 특별해진다. 박영자 기자
친구가 있어 여름 휴가가 특별해진다. 박영자 기자

유난히 힘들었던 올 여름!! 
2박3일의 휴가겸 여행을 떠났다. 딸린 식구들을 잠시 잊고 집 떠나는 것만으로도 룰루랄라다.
가끔 삶에 지치면  나는 나에게 "비타민 같은 여행"으로 보상을 한다.  버스, 기차, 지하철, 대구시티투어, 여행자클럽버스등 저렴하게 갈 수 있는 곳이 많이 있어 코스를 골라서 어디든지 부담없이 떠난다.
대구근교(경산,영천,군위,현풍)는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공짜버스를 타고 가볍게 떠날 수 있어 좋다. 
자식이  데려가주기를 기다리지않고 눈치보지 않으니 섭섭할 일도 없다. 정말 좋은 시대에 살고있어 감사하게 생각한다.

이번 여행은 달성군이다.
지하철1호선 진천역에서 내려 버스로 환승(급행8,8-1)하면 된다. 물론 차비는 0원이다.
3년 전 달성군으로 이사 간 친구집에 못 가 봐서 찝찝하고 미안했는데 이번 기회에 못다한 이야기도하 고 의미있는 시간도 가져보기로 했다.

첫째 날, 오후 도착
뜨거운 햇살에 땀을 뻘뻘 흘리며 운동삼아 주변 구경도 할 겸 "달성군 남부노인복지관"을 둘러보기로 했다.
이틀 후면 개관식을 한단다. 친구의 우울증이 좀 심각하게 느껴져서 도움되는 좋은 프로그램이 있을까 해서 갔다." 늙어서는 공기좋고 조용하게 살고싶다"던 친구가  생각을 잘 못한 것 같다. 
적응을 못해서인지 힘들어 하고있어서 안타깝다. 몇 과목을 신청했지만 추첨을 해서 연락을 주겠단다. 친구의 맘 치유장이 되어 기쁘게 복지관을 이용했으면 좋겠다. 특히 실내 파크골프 연습장이 있어서 부러웠고 강의실도 깨끗하고 식당시설도 현대식으로 잘 되어있었다. 복지관앞에 공원까지 있으니 운동하기도 좋고 부럽기까지 했다.

대구서 친구가 한 명 왔다. 둘보다 셋이 좋아서 한 시간내에 도착했다. 맛집 찾아 저녁 먹고 산책하고 사진도 찍었다. 더위를 피해서  대형마트도 들러 구경도 할 겸 땀도 식혔다. 달성군민들도 이제는 대구까지 나와서 쇼핑할 필요가 없을 만큼 잘 갖춰진 시골속의 도시로 변화되어 있었다.

밤늦게까지 도란도란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친구의 건강 걱정때문이다. 내일의 내모습이니 남의 일 같지않다. 기억력이 없다며 찾고 또 찾는다. 혹시 걱정이 된다. 치매,우울증은 누구에게나 올 수 있다. 노인은 절대로 혼자 두고 외로우면 안 된다.  환경과 이웃이 정말 중요하다. 친구가 대구로 다시 나왔으면 좋겠다.
달성군은 돈이 많은지 가로등이 너무 밝아 잠 못 이루고 이리 저리 뒤척이다보니 해가 떴다.
어제 온 비의 선물!!  
상쾌한 아침 햇살과 창 넘어 보이는 병풍을 두른 듯 푸른 비슬산은 한 폭의 아름다운 수채화다.

둘째 날 
남의집인데도 친구는 아침 준비와 설거지까지 척척 잘도 한다. 잔소리를 해가면서...
이른 아침먹고 '유가사'에 갔다.

유가사는 소중한 기억이 담긴 장소다. 박영자 기자
유가사는 소중한 기억이 담긴 장소다. 박영자 기자

유가사는 나에게는 아주 특별한 절이다. 젊은 시절 지인들과 가족들이 1박을 하며 인연이되어 그후 가끔 소풍가듯 다녔다, 30여 년 전 친정아버지 49재와 시어머니 49재도 지낸 의미있는 잊지 못 할 절이다. 부모님을 만나러 친정간 느낌이다. 죄송스럽다. 그후 주지스님이 아래에 절을 지어서 살림을 나서 유가사에 가기가 쉽지 않았고, 또 서울 살다오고 하다보니 그저 미안한 맘뿐이다.

유가사에 도착했을땐 마침 아침 예불 시간이라 참석하고 법당도 구석구석 둘러보니 부처님은 그대로 그자리에 계신다. 한참동안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었다.  코흘리게 우리 아이들이 벌써 50이 훌쩍 넘었으니 말이다.

유가사 '다전'에서 차 한 잔하면서 '전문 문화유산 해설사'님을 만나 유가사의 역사와 유래 그리고 불교 문화까지 설명 듣고, 목공예 전시작품을 감상하면서 유용한 시간을 보냈다. 이 소중한 시간 또한 나에게는 잊지 못 할 기억의 한 순간이 될 것이다.

돌아오는길에 '장원사'에 들러 스님과 차 한 잔 나누니 새삼 남편이 생각난다. 남편의 49재를 모셨던 스님은 남편과 동갑이라서 친구같이 지냈었다. 그시절도 20년이 훌쩍 넘은 옛이야기다. 스님을 마주하니 더 건강해지신것 같아서 내 맘도 기뻤다.
내려오는 길에 친구 지인의 비어있는 집이 있다. 마을 식당에서 칼국수 한 그릇으로 늦은 점심을 먹고 주인 없는 집에서 각자 말없이 휴식을 하고 낮잠도 자고 황토방에서 멍때리며 힐링을 했다. (오직 나만을위한 시간.....).
온갖 꽃들과 풀들이 만발했지만 풀냄새와 매미소리 빈집을 지키던 개 두 마리가 낯선 사람들이 왔다고 좋아서 노래를 부른다. 
해가 뉘엿뉘엿 떨어질무렵 우리는 열쇠를 꼭 눌러 잠그고 내려왔다.

시골장은 사람 냄새가 나서 좋다. 박영자 기자
시골장은 사람 냄새가 나서 좋다. 박영자 기자

셋째 날
30일 현풍장날이다
대구로 갈 준비를해서 친구집을 나섰다. 친구가 준 선물 (날 생각하며 입으라고 준 유행 지난 명품 옷)등. 현풍장 입구에는 무대가 꾸며져 있고 노래와 사람들 소리로 시끌시끌하다. 규모도크고 정감이 간다. 시골할머니들이 봉지봉지 싸온 것들을 팔고 있다. 깻잎, 콩잎, 각종 야채를 판다. 대책없이 이것저것 사고 보니 가져갈 일이 걱정이다. 양손에 가득 들고 낑낑대며 8번급행버스와  지하철 타고  대구로 왔다.
지금의 현풍 장터 주위는 냇가가 태풍 매미로 인해 물바다가 되었고 동네는  페허가 되었을때 나는 적십자봉사원으로 참가해서 봉사도 하고,  적십자대구홍보기자로서도 활동했던  곳이라 감회가 남다르다.
시골장은 사람 사는 냄새가나서 좋다.
힐링할 수 있어서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