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민의 얼굴, 대구 홍보맨
대구시민의 얼굴, 대구 홍보맨
  • 우남희 기자
  • 승인 2023.09.26 20: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친절기사 반정식 씨를 만나다!!

외지인이 대구에 와서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 중 하나가 택시다. 택시를 운전하는 기사들이 그들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대구의 이미지는 달라진다. 그래서 택시 기사를 두고 대구의 얼굴이라고 한다. 이들은 미소와 친절이 생활화된 사람이다.

오늘날 자가운전이 늘어나면서 택시를 이용하는 승객이 예전에 비해 줄었지만 그럼에도 퇴직 후 두 번째 삶의 방편으로 이 길을 택하는 사람들이 있다.

미소·친절 대구사랑 기사들의 모임에서 회장을 맡고 있는 반정식 기사(73. 달서구 대천동)도 그 중에 한 분이다. 그 분을 만나 친절택시 제도를 비롯해 택시에 대한 전반적인 것을 알아보고자 한다.

미소 친절 반정식 기사                      우남희 기자
미소친절 반정식 기사 우남희 기자

친절택시 제도에 대해 말씀해 주셔요.

▶친절택시 제도는 2016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도입되었다. 친절택시란 대구 택시의 친절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매년 5월부터 11월까지 택시 안에 부착된 스티커에 택시를 이용하는 손님들이 QR 코드를 이용하여 친절한 기사를 추천하면 연말에 점수를 합산하여 시상하는 제도를 말한다. 한해에 개인택시 130여명, 법인택시 70여명 총200명 정도가 선정된다. 2022년 연말에는 별5개를 받은 법인택시 기사 6명, 개인택시 기사 9명이 대구시의 주선으로 경남 통영으로 워크숍을 다녀오기도 했다.

친절택시 제도가 8년차로 접어든 올해부터는 ‘대구로’ 콜을 이용하는 시민들에 한해 실시되고 있다. ‘대구로’ 택시를 이용하고 내릴 때 기사들의 친절도를 1~10점까지 평가해 주는 방식으로 지난 5월부터 추천이 시작되었다.

친절 점수는 매달1일 0시에 점수가 발표되는데 저는 5월엔 11점, 6월엔 47점, 7월엔 100점, 8월에는 94점을 받아 지금까지 총 255점을 받았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12월 말까지 점수를 합산하여 우수한 친절택시 기사로 선정되면 매월 10만원, 총120만원의 현금을 지급받는다. 우리 기사들로서는 친절로 인해 받는 보너스라며 좋은 제도로 평가하고 있다.

친절택시 기사가 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복장단정, 미소와 경어 사용, 차내·외는 청결하고 향기롭게, 승·하차 때 친절하게, 무거운 짐 실어주기, 노약자들에게 문 열어주기, 교통법규 준수, 어두운 골목길에서는 안심귀가 후 출발하기 등등의 준수사항을 지키면 된다.

택시를 하게 된 계기와 수입은?

▶D그룹에서 명예퇴직하고 노후대책으로 일자리를 찾던 중, 개인택시에 매력을 느꼈다.

지금은 개인택시를 운행하지만 처음에는 법인택시 기사로 3년을 일했다. 개인택시를 운전하려면 법인택시 3년 무사고이거나 화물차 3년 무사고이면 개인택시를 살 자격이 주어진다. 개인택시를 산다는 것은 번호판만 사거나 번호판과 택시까지 같이 살 수 있음을 말한다. 번호판만 사면 택시를 구입해야하기 때문에 그만큼의 시간이 걸리고, 차와 같이 사면 개인택시 조합에 가서 신청만 하면 조합에서 허가해준다. 대구 시내에 개인택시 번호판을 매매하는 곳은 10여 곳이 된다.

지난 2022년부터 법 개정으로 지금은 일반승용차를 운전하는 사람도 5년 무사고면 개인택시를 운행할 수 있다. 하지만 택시 자격증은 별도로 취득해야 한다.

저는 법인택시 3년 무사고로 2008년도에 3,700만원을 투자하여 개인택시를 시작하게 되었다. 2023년도 현재 번호판 값은 5000-6000만원으로 물가가 오른 만큼 그 값도 올랐다. 거기에 반해 자가운전자들이 증가하면서 갈수록 택시 이용률이 감소하여 수입은 그다지 많지 않다.

법인택시를 운전할 초창기인 2005년도에는 최소 15시간 이상 운행해야 사납금을 맞출 수 있고 식사비 외에 2~3만원의 수입이 생길 수 있다. 그 당시 택시요금이 1,500원이었고 사납금은 97,000원이었다. 요즘에는 택시 기본요금이 4,000원이라 사납금은 소나타를 타면 150,000원정도가 된다. 역시 15시간 이상을 운행해야 불입할 수 있다.

지난 2022년 12월부터 택시부제(쉬는 날)가 전면 해제되어 자율부제로 바뀌었다. 한 달에 22-24일 정도 운행하고 나머지 시간은 체력단련과 재충전을 위해 쉰다.

이렇게 운행하면 수입은 200여만 원 정도 되는데 유지비를 제하면 150여만 원이 순수익이 된다고 할 수 있다. 물론 기사마다 수입금액이 조금씩 다를 수 있다. 택시 수익에 아내와 제 국민연금과 기초연금까지 합하면 300여만 원이 된다. 생활비로 풍족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일을 할 수 있으니 감사한 마음이다.

미소친절기사 동호회원          반정식기사 제공
미소친절 대구사랑회 회원 -반정식기사 제공-

택시를 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몇 년 전, 비산네거리 부근에서 보행기에 의지한 할머니를 달성공원까지 태워드린 적이 있다. 그 할머니는 몸이 천근같이 무거워 집에 있으려는데 남자친구가 집에 있으면 아프고 입맛도 없고 몸과 마음이 자꾸 쳐진다며 나오라고 해서 가는 길이라고 했다. 할머니의 연세가 85세, 할아버지의 연세가 93세라고 했다. 그 연세에 무슨 남자 친구며 여자 친구냐고 하겠지만 나이가 들수록 말벗이 있어야 한다고 하는데 그 말에 공감한다. 오누이처럼 친구처럼 만나는 다정한 그 두 분이 오래도록 잊히지 않는다.

여가시간은 어떻게 보내시는지요?

▶부재일이나 휴일엔 가급적이면 걷기 운동을 하거나 외손들과 지내는데 가까운 대구수목원과 사문진 나루터를 비롯하여 앞산, 팔공산으로 자주 간다. 한 때는 세계 육상선수권 대회, 물 포럼과 같은 큰 행사가 있을 때 교통봉사를 많이 했는데 나이 제한이 있어 하지 못하고 건강을 챙기며 보낸다. 운행할 수 있는 날까지 미소·친절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