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서비스 남용의 시대, 소비지상주의 갑질로 얼룩지다
[전문가 칼럼] 서비스 남용의 시대, 소비지상주의 갑질로 얼룩지다
  • 시니어每日
  • 승인 2023.09.25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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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픽사베이
사진 픽사베이

지금 우리 사회는 서비스 남용으로 인한 폐해와 서비스의 기계화(키오스크 주문 , 서빙로봇 등)가 동시에 확산하고 있다.

간단한 서비스는 기계로 대체가 되는데 정작 사람의 서비스에는 진상이나 갑질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지나온 길을 먼저 살펴보아야 한다.

90년대 초 ‘고객은 왕이다’, ‘고객은 언제나 옳다’ 등의 서비스 개념이 항공사와 같은 서비스기업을 중심으로 우리 사회에 생겨났다.

이때만 해도 사실 서비스란 개념은 모든 국민이 생소하였고 이러한 낯선 개념을 쉽고 빠르게 이해시키기 위해 이처럼 직관적이고 매운맛 표현들로 교육하고 계몽하였다.

이후 2000년대 초반에는 서비스기업 뿐만이 아니라 병원, 은행으로 이러한 서비스문화가 퍼져갔고 2000년대 후반에는 모든 관공서와 학교에까지 CS(고객만족)문화가 파급되었다.

​이후 우리 사회는 GDP의 성장과 자본주의의 심화를 맞으면서도 변함없는 초기 ‘서비스’의 개념은 성장하지 못했다. 오히려 소비만능주의가 오남용되면서 소비자 우월주의에 빠져 결국 기업과 소비자 모두가 피해자가 되어버렸다.

지금 우리는 갑질로 표현되는 악성민원으로 인해 업장도 소비자도 피해를 보고 있다.

업장과 직원은 정신적 피해와 물적 피해를 보게 되었고 이에 따라 오히려 평범한 소비자는 보장된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피해를 동시에 보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개인적 피해로만 그치지 않고 이로 인해 우리 사회의 공적인 영역에까지 좋은 인재의 영입이 줄어들고 있는 현실이다. 악성 민원을 겪은 직원은 트라우마로 인해 근무에 지장이 생기거나 심지어 사직을 하기도 한다.

이제는 악성 민원으로 인한 피해로 공무원과 교사에까지 사회 전체가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이다.

기업과 소비자는 갑과 을의 관계가 아닌 함께 살아가는 동반자의 관계이다. 카페 점주와 직원이 관공서에서는 고객이 되고 교사나 공무원이 식당에서 고객이 된다. 상황에 따라 역할을 바꿀 뿐 달라질 것이 없다.

이처럼 사회 전반에 나쁜 영향을 끼치는 악성 민원을 조금씩이나마 줄여가기 위해서는 올바른 대처가 필요하다.

1.기업이나 업장에서 가이드라인을 정하고 선을 넘는 소비자의 행동에는 단호하게 응대 중단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

2.사회적으로 지속적인 이슈화를 통해 법제화가 필요하다.

3.올바른 소비자교육으로 성숙한 소비문화를 만들어 가야 한다.

사실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한국인의 글로벌 매너가 국제사회에서 문제가 된 적이 많았었다. 유명 관광지에 낙서를 하거나 사진촬영금지 장소에서 몰래 사진을 찍고 공공장소에서 큰소리로 떠들고 등등.

하지만 2023년 현재 한국인의 글로벌 매너는 최고라는 것을 해외 여행지의 낯선 만남에서 체감하게 된다. 아무런 이유 없이 한국인이라는 사실만으로 한국말 인사와 함께 따스한 눈빛과 미소를 받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는 긍정의 변화를 만들어 본 경험이 있는 국민이다. 성숙한 사회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은 단기적으로는 힘들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가능하다. 문화라는 것이 처음 한두 명의 시작으로 열에 대여섯 명이 행동하면 나머지는 따라오게 되고 결국 모두가 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소비자라는 이유만으로 호통을 치거나 화를 낼 권리가 우리에겐 없다.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사회에서 인간적인 호감도는 나이나 세대가 아닌 사람을 대하는 태도로 결정된다.

 

박정민 경운대학교 항공관광서비스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