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가마 타고 레이첼 시집가네
꽃가마 타고 레이첼 시집가네
  • 권오훈 기자
  • 승인 2023.09.03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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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여성업엑스포' 작은결혼식 테마관 한예원 부스
미국인 부부 즐겁고 진지하게 임해 눈길
우리 것이 좋은데 내국인은 현대예식, 외국인은 전통혼례로

지난 9.1~2 이틀 동안 엑스코 서관에서 진행된 '2023.여성업엑스포'에는 9개 태마관(양성평등, 여성안전, 일생활균형, 건강가정, 작은결혼, 기쁨출산, 함께육아, 희망청년, 행복한 청소년 등)과 100여 개 연계기관, 참가업체의 홍보 및 체험부스가 설치되어 이곳을 찾은 이들에게 다양한 서비스와 볼거리를 제공했다.

전통혼례를 치르는 색시(레이첼 로렌스)가 가마 타고 시집간다. 권오훈기자
전통혼례를 치르는 색시(레이첼 로렌스)가 가마 타고 시집간다. 권오훈기자

 

11시에는 관내 각계의 여성단체장과 대표들, 지자체장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식이 거행되었다. 식을 마친 내빈들이 각 부스를 순회하며 설명을 듣고 기념촬영도 했다.

내빈들이 부스를 순회하며 설명 듣고 있다. 권오훈기자
내빈들이 부스를 순회하며 설명 듣고 있다. 권오훈기자

 

기자의 눈에 띈 것은 작은결혼 테마관에서 진행된 두 개의 결혼식 장면이다. 현대예식과 전통혼례가 이어졌다. 특히 화려한 전통 혼례복장을 갖춰 입은 벽안의 외국인 커플이 제법 길고 복잡한 혼례절차를 지루해 하거나 힘들어 하지 않고  즐기면서도 진지하게 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바로 이웃 부스에서 현대식과 전통혼례식이 진행되었다. 권오훈기자
바로 이웃한 부스에서 현대예식과 전통혼례식이 진행되었다. 권오훈기자

 

동 행사에 참여한 (사)한국인성예절교육원(원장 임귀희)의 부스에는 고증을 통해 전통예법에 맞는 화려한 복식과 다양한 소품, 장비들을 전시하여 눈길을 끌었다. 

전통혼례는 호피가 덮힌 고풍스런 문양의 가마를 탄 신부가 시집가는 행렬부터 시작하여 전안례, 교배례, 교수례, 합근례까지 일련의 혼례 절차를 집례자의 홀기에 따라 해설자의 해설을 덧붙여 30여분 동안 시연하였다. 지나던 관중들은 보기드문 광경에 부지런히 휴대폰 셔터를 눌렀다.

외국인의 전통혼례식 모습. 권오훈기자
외국인이 전통혼례식에서 교배례 준비를 하고 있다. 권오훈기자

 

미국 워싱턴 출신 미군인 신랑 라이언 기포드씨(49)와 신부 레이첼 로렌스씨(44)는 혼례를 마친 후 매우 색다른 경험이고 혼인의 숭고한 뜻을 다시한번 새겨보는 리마인드웨딩이었다며 큰 만족감을 표시했다. 

신랑 신부가 행복한 표정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 권오훈기자
기러기를 안은 신랑이 신부와 행복한 표정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 권오훈기자

 

처음부터 시연을 지켜보던 민인옥씨(59)는 "요즘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나이 차도록 결혼도 하지않고 애도 낳지 않으려고 해서 걱정이 크다. 외국인이 아니라 많은 우리 젊은이들이 전통혼례로 혼인의 진정한 뜻을 새기며 결혼했으면 좋겠다"고 소원을 피력했다.

부스 한켠에서는 한복뿐 아니라 양장에도 잘 어울리는 오방색 전통 매듭 공예 체험장도 곁들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