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소믈리에] 커피 대신 차 한잔 할래요?
[티소믈리에] 커피 대신 차 한잔 할래요?
  • 시니어每日
  • 승인 2023.08.31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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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소믈리에들의 모임, 차 우리는 사람들 '차우림'
매주 월요일 모여 茶이야기, 사계절 맞게 직접 메뉴 개발
한약재 들어간 한방차 인기
깊고 은은한 맛에 빠져들어
차우림의 멤버들. 왼쪽에서 시계방향으로 이성원, 이희찬, 박효헌, 최태자, 야은주 대표. 이원선 기자
차우림의 멤버들. 왼쪽에서 시계방향으로 이성원, 이희찬, 박효헌, 최태자, 야은주 대표. 이원선 기자

매주 월요일 오후, 대구시 수성구 만촌동에 있는 ‘한국티소믈리에연구원 대구캠퍼스’에는 차(茶)를 연구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든다. 티소믈리에 전문가 자격증을 가지고 각자 자리에서 티룸과 티카페를 열고, 최태자(64) 대구캠퍼스長을 중심으로 모인 사람들은 한 주 동안 차와 함께 살아온 생활 얘기를 나눈다. 이윽고 주방으로 자리를 옮겨 새로 개발한 차를 만들고, 시음하며 품평한다.

차를 우리는 사람들· 차를 벗으로 삼는 사람들의 모임인 '차우림'은 지난 8월 일주년을 맞았다. “처음에는 단순하게 커피 대신 좋은 차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시간이 흐르며 서로가 가진 재능을 내어놓고, 거기에 아이디어가 더해지면서 여러 가지 제품이 만들어졌습니다. 티블렌딩에, 티푸드 등. 티소믈리에의 영역을 넓혀 나가는 중입니다." 최태자 캠퍼스長의 얘기다.

정해진 주제에 맞춰 제철과일이 더해진 차와 밀크티, 샴페인이 블렌딩 된 차까지 오묘한 빛깔을 띤 차가 눈으로 향기로 유혹한다. 이원선 기자
정해진 주제에 맞춰 제철과일이 더해진 차와 밀크티, 샴페인이 블렌딩 된 차까지 오묘한 빛깔을 띤 차가 눈으로 향기로 유혹한다. 이원선 기자

경산시 하양읍에서 티카페 ‘차시호차’를 운영하는 박효헌(30) 대표는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차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밀크티, 티 오마카세 등. 계절마다 옷을 바꿔 입듯, 차시호차를 찾는 고객들에게 그 계절에 딱 맞는 차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특히 밀크티는 박 대표가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개발한 차시호차의 대표 메뉴다.

'차시호차'의 티 코스. 박효헌 대표 제공
박 대표가 공들여 개발한 '차시호차'의 티 코스. 박효헌 대표 제공

그뿐만 아니라 '차시호차'의 티 코스를 선택하면 계절에 어울리는 차와 디저트를 1시간 30분 동안 즐기며, 힐링의 시간을 누릴 수 있다. 예약제로 운영되며, 혼자서도 이용할 수 있다. 예약은 네이버에서 차시호차를 검색하면 예약할 수 있다. 

티 테이스팅. 이성원 대표 제공
티 테이스팅. 이성원 대표 제공

허브티로스터리티앤 이희찬(39·영천시 운주로) 대표는 각종 허브와 농산물을 차로 가공하여 제품으로 생산하고 있다. 특히 대구한의대에서 한약자원학을 전공한 특성을 살려 한약재가 들어간 한방차를 개발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요즘은 티블랜딩, 맞춤차 컨설팅 등 새내기 창업자들에게 꼭 필요한 도움도 주고 있다.

다즐링의 ‘애프터눈티세트’ 양은주 대표 제공
다즐링의 ‘애프터눈티세트’ 양은주 대표 제공

다즐링(대구시 동구 신천동)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양은주(55) 씨는 다부지고 열정적인 모습으로 복숭아를 응용한 티를 선보였다. ‘다즐링’이란 이름은 인도 홍차의 이름이자 홍차의 생산지를 따서 지은 상호라며, ‘커피’ 일색의 시장에 ‘차’의 참맛을 알리고 싶다고 얘기한다. 차의 깊고 은은한 맛에 한 번 빠지면 자신처럼 매니아가 된다고 덧붙인다. 친구와 함께 운영하는 티카페에서 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 월 2회 다회(茶會)를 열고, 계절별 음료뿐만 아니라 6대 다류와 함께 ‘애프터눈티세트’를 출시해 고객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잠비’는 은은한 향기에 시선을 사로잡는 빛깔이 여름 바다를 떠올리게 한다. ‘파람웰니스티’ 스마트스토어에서 구입할 수 있다. 이성원 대표 제공
‘잠비’는 은은한 향기에 시선을 사로잡는 빛깔이 여름 바다를 떠올리게 한다. ‘파람웰니스티’ 스마트스토어에서 구입할 수 있다. 이성원 대표 제공

‘파람’이라는 독특한 상호를 가진 이성원(34· 포항시 남구 오천읍) 대표 파람(波囕)은 ‘깨달음을 마신다’라는 의미라며, 차와 함께 하는 시간이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며, 영감을 얻는 시간이라고 한다. 한약재 관련 학과를 전공한 탓에 한약재의 향미를 세련되게 풀어가고 싶다고 한다. 포항에 ‘파람웰니스티’라는 티카페를 열고 색다른 차를 준비하고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잠비’는 하비스커스의 붉은 빛에 은은한 향기가 더해져 여름철 음료로 제격이다. 이 대표의 말처럼 지친 일상에 나를 위한 선물. “그래, 고생했어”라며, 나에게 건네는 맑은 차 한 잔이 위로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