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노처녀가 하는 말
시니어 노처녀가 하는 말
  • 장명희 기자
  • 승인 2023.08.21 22: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어디 가나 마음은 버릴 수 없지만
마음만 바꾸면 세상이 보이고
건강한 사회 만들 수 있어

사람은 누구나 자기의 입장에서 말을 하는 습관이 있다. 나 또한 그렇게 행동할까 두렵다. 큰 노력을 하는 중이다. 자기도 모르게 뱉어버린 말은 주워 담을 수가 없다. ‘말 한마디가 천 냥 빚을 갚는다 입술에서 30초가 가슴에 30년이다'라는 말이 있다. 이렇게 말에 대한 것이 많은 걸 보면, 그만큼 상대편의 감정을 하루 또는 평생 가슴에 담아가면서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오랫동안 혼자 살면서 사람들에게 자주 듣는 말이 있다. “결혼 안 하고 혼자 사니까 참 편안하시죠?”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은 이야기이다. 사람은 가정을 가지고 거기에서 활력을 얻고, 사랑을 느끼면서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학창 시절부터 현모양처의 꿈을 짓밟아 버리는 것 같아 마음이 무척 언짢았다.

어떻게 대답을 드려야 할지 막막할 때가 있다. 상대방의 입장에 서보지 못했기 때문에 동경의 대상이 될지도 모른다. 나 역시 결혼한 사람들을 보면 부러울 때가 있다. 저런 사람들은 재주가 너무 좋다. 남편도 있고 자식도 있고 내가 가지지 않은 많은 것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되었다.

결혼하기 싫어서 결혼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어쩌다가 결혼 적령기에 건강상의 문제로 놓치게 되었다. 자신이 그리워하는 세상을 핀잔을 주는 것 같아 듣기가 거북했다. 물론 삶이 고달파서 잠시 현실을 떠나고 싶은 마음에서 그런 생각을 하는지도 모른다.

혼자 살면서 너무 편안하기도 하고 가정이 있으면, 가족끼리 얼굴을 맞대고 사랑으로 에너지를 충만하게 하여 행복하게 살 것 같다고 생각해본다. 마음 마음이 모여서 육체를 만든다. 어디 가서든지 이 마음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런 비관적인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어떤 곳에 가든 또 다른 문제점으로 부딪힐 것 같다.

중요한 것은 어떤 환경에서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이다. 지금 혼자서 모든 불편함을 받아들이면서 행복하게 살기 때문에, 결혼해도 당연히 행복한 미래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옛날에 한 여인이 남편의 과거 급제를 뒷바라지하면서 늘 쟁피(논에 피의 종류)를 훑으면서 살았다. 그 여인은 남편의 뒷바라지에 지치고 지쳤다. 남편을 버리고 다른 남자를 만나 살게 되었다.

남편은 그 여인과 헤어진 후, 장원 급제를 하고 말을 타고 돌아오면서 화려한 환영을 받았다. 오던 길에 전에 함께 살던 아내는 아직도 쟁피를 훑고 있는 것이 아닌가.

“날 마다하고 가신님은 가는 곳마다 쟁피를 훑는구나!”라는 선비의 말이 있다

그 여인을 보면서 얼마나 마음이 아팠을까. 그래도 함께 살면서 정을 나누었던 사람인데. 마음을 바꾸지 않고 또 다른 곳으로 간들 또 다른 어려움에 부딪혀 살아가는 것을 보면서 마음의 한 단면을 볼 수 있다. 무엇보다도 마음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다른 사람에게 말을 할 때 음식에 맛을 보듯, 다시 한번 생각하면서 말을 하는 생활 습관이 필요하다. 말 한마디가 그 사람의 운명을 결정짓는다. 상대방에게 좋은 말, 듣기 좋은 말로 같은 값이면 풍요로운 마음을 심어주면 어떨까. 또한 상대방의 감정을 헤아리는 용기를 덤으로 주는 아름다운 고운 말을 사용하면, 사람들의 웃는 모습이 상상이 가기도 한다.

‘음식은 씹으면 맛이 나고 말은 씹으면 싸움이 난다'라는 옛말처럼 말을 할 때 감정이 아니라, 이성의 힘도 필요하다. 오늘도 뱉어내는 작은 말 한마디가 건강하고 밝은 사회를 좌우하는 초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