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풀 시니어] (229) 세월 앞에 장사 없다
[원더풀 시니어] (229) 세월 앞에 장사 없다
  • 김교환 기자
  • 승인 2023.08.21 07: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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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아 너는 어찌 돌아도 보지 않느냐/나를 속인 사람보다 니가 더욱 야속하드라/ 한두 번 사랑땜에 울고 났더니 저만큼 가버린 세월/고장난 벽시계는 멈추었는데 저 세월은 고장도 없네 /청춘아 너는 어찌 모른척 하고 있느냐 /나를 버린 사람보다 니가 더욱 무정하드라/ 뜬구름 쫒아가다 돌아봤더니 어느새 흘러간 청춘/ 고장난 벽시계는 멈추었는데 저 세월은 고장도 없네. 나훈아의 ‘고장 난 벽시계’의 노랫말로 세월 앞에 장사 없음을 새삼 느끼게 한다.

영웅호걸도, 절세가인도 흐르는 시간 막지 못하고 모두 떠나갔다. 인터넷을 통해 떠도는 이야기로 수천 년을 한자리에서 묵묵히 지내온 선바위가 신선에게 인간들을 볼 때 어떤 점이 어리석게 보이는지 묻는다. 신선이 말하기를 인간들은 어릴 때는 빨리 어른 되기를 원해놓고 어른 되어서는 다시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 하니 도무지 무얼 모르는 철부지 같다. 돈을 벌기 위해 건강을 잃어버린 다음 건강을 찾기 위해 모은 돈을 몽땅 병원과 약방에 가져다주고, 미래를 생각하고 안 쓰고 아끼고 모으기만 하다가 결국 미래도 현재도 다 놓쳐 버리며, 절대 죽지 않을 것처럼 살다가 훌쩍 가버리는 것이 인간이라고 일러준다.

참으로 옳은 말이다. 내가 없으면 세상도 없다. 모든 즐거움이나 고통도 잠깐이다. 눈깜박할 사이에 지나간다. 우리는 잠시 사는 동안 호텔의 손님처럼 모든 환경을 자유롭고 편리하게 활용하면서 살아가지만 떠날 때는 아무것도 가지고 가지 못한다. 그래서 인생살이를 나그네에 비유하기도 한다. 그런데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주어진 시간은 너무 빨리 간다. 내 인생은행에 내 시간이 얼마나 저축되어 있는지는 모르지만 저축된 시간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은 확실하다. 따라서 나이가 많아질수록 남은 시간이 적으니 더욱 소중할 수밖에 없다. 시간은 내 맘대로 할 수도 없다. 과거는 되돌릴 수 없고, 미래는 아직 오지도 않았고, 확실한건 오늘뿐이다. 시간은 지나갈 뿐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오늘 맑았던 하늘이 내일은 비가 올수 있다는 사실도 알아야한다. 오늘이 내 인생에서 가장 젊은 날이다. 미래는 내 것이 아니므로 할 일이 있다면 지금 해야 한다. 세월이 흐른 다음에는 다시 돌이킬 수없는 것이 우리 인생이다.

배우자를 먼저 보내고 독신이 되는 고령자가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독신자가 되어서 남는 건 시간뿐이요, 할 일없는 허송세월로 애꿎은 TV채널에만 매달려 갈 곳도 없고, 불러주는 사람도 없어 고독과 소외감에 쌓여있다고 생각해 보자. 인간은 누구나 이별과 질병과 죽음을 혼자 이겨내야 하는 혼자 왔다가 혼자 가는 존재다. 이같이 고독과 함께 생을 마감하는 것이 운명이기에 고독력을 키워야한다. 결코 남의 일이 아닌 자신에게도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고독은 고립이나 외로움과는 다르다. 고독력으로 차분하게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도 있어야하고 혼자 노는 습관도 길러야 한다. 타인이 해주기를 바라는 기대심리는 불만을 쌓아갈 뿐이요 푸념은 듣는 사람까지 우울하게 만든다. 오늘도 내가 건강함에 감사하고, 오늘 내가 일할 수 있음에 감사 하고, 오늘 내가 누군가를 만남에 감사하고, 감사하다가 보면 우리의 삶도 저절로 행복해질 것이다. 오늘하루도 행복하게 살아가는 지혜가 우리에겐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