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어배수지 백로 서식지 보존
범어배수지 백로 서식지 보존
  • 염해일 기자
  • 승인 2023.08.13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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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어배수지 명물 백로 서식지 보존에 수성구청이 나섰다
범어배수지 개방안내판. 염해일 기자

대구의 중심지인 범어로타리에 대구서 가장 높다는 두산위브 더제니스 바로 옆에 있는 범어배수지에 전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다. 전나무 숲에 해마다 봄이 되면 동남아에서 날아온 백로들이 무리 지어 살고 있다.

수성구 고모동 팔현마을 주변에 서식해오던 백로들이 개체 수가 늘면서 일부가 금호강과 신천의 중간 지점인 범어배수지에 정착한 것이라고 한다.

범어도서관 뒤편을 기점으로 MBC방송국 뒷산까지 야시골 전체가 숲으로 뒤덮여 있다. 1990년대부터 범어배수지에 백로가 날아와 서식하기 시작하여 지금은 범어배수지 숲속에 백로 둥지가 뒤덮을 정도로 장관을 이루고 있다.

백로는 한국, 일본, 중국, 몽골 등 동아시아 일대와 미얀마 등의 하천이나 습지 등 물가에 분포하여 생활하고 있다.

범어배수지 전나무 숲에 사는 백로들. 염해일 기자

백로는 전 세계에 68종이 있으며 한국에는 약 15종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몸길이 80~100cm, 날개폭 155~195cm, 몸무게 1.1~2kg 정도의 중대형 조류이다.

백로의 날개는 크고, 꽁지는 짧다. 다리와 발은 길며 목도 길고, S자 모양으로 굽으며. 깃털 빛깔은 흰색, 갈색, 회색, 청색 등이며 얼룩무늬가 있는 것도 있다.

백로는 3~4월에 새끼를 쳐서 7월이 되면 큰 백로가 되어 범어배수지 전나무 숲이 하얀 백로들로 장관을 이루고 있다. 가을이 되면 따뜻한 나라로 이동해 월동한다.

백로의 서식지는 울창한 수림이 형성돼 있는 등 자연경관과 생태적 가치가 높은 곳에 모여 산다. 그러나 범어배수지는 높은 아파트와 도로와 사람이 다니는 통행로 옆에 있어 사람의 접근이 쉬운 곳이다.

백로 서식지에 출입 통제 현수막 설치. 염해일 기자

백로의 번식기에는 백로들이 환경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보인다. 사람이나 다른 동물이 가까이 접근하면 놀라서 알과 새끼들이 떨어져 죽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백로는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포획, 채취 등의 금지 야생생물이다. 누구든지 해당 지역 지자체에 허가받지 않고 조류를 포획, 채취하거나 죽여서는 안 된다.

수성구청에서 범어배수지 출입하는 곳곳에 “조류가 집중활동하는 구간이므로 산책로를 임시 출입을 통제하오니, 주민 여러분의 적극 협조를 부탁드립니다.”란 현수막을 설치하여 홍보는 물론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진행하면서 백로들의 서식지를 보호하고 있다.

백로 서식지 주변에 대구에서 가장 높다는 두산위브 더제니스 고층아파트가 있다. 오후 운동하면서 만난 아파트 주민은 소음 등으로 인해 일종의 공해라며 많은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나 어차피 백로와 공존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