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정호승 고통을 말하다
시인 정호승 고통을 말하다
  • 김황태 기자
  • 승인 2023.08.02 18:3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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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정호승 시인과의 만남
정호승 문학관 지하 1층에서 정호승 시인의 강연이 열리고 있다. 김황태 기자
정호승 문학관 지하 1층에서 정호승 시인의 강연이 열리고 있다. 김황태 기자

2023년 8월 1일 화요일 오후 2시 대구시민을 대상으로 한 제3회 정호승 시인(73)과의 만남 행사가 정호승 문학관 지하 1층에서 열렸다. 범어천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에 정호승 문학관이 개관(2023. 4)한 이래 매월 첫째 화요일 오후 2시에 특강을 하여 이번에 3회가 된 것이다. 4회는 2023년 9월 5일 화요일 오후 2시에 있을 예정이다.

무더운 날씨이지만 사전에 신청한 60여 명의 시민이 참석하여 '내 인생의 소중한 가치, 고통의 본질을 찿아서' 주제로 한 강연을 들었다.

 정호승 시인은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그루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중략)나무그늘에 앉아/ 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는 사람의 모습은/ 그 얼마나고유한 아름다움인가/ 자신의 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소개하며 강연을 시작하였다.

'그늘은 고통을 의미한다. 사람들은 사랑을 원하지만, 고통을 원하지 않는다. 그런데 사랑 속에는 고통이 담겨있다. 사랑이 없으면 고통도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랑 없는 고통은 있어도 고통 없는 사랑은 없다.' 김수환 추기경의 말을 인용하였다.

'물속에 살면서도 목마르다. 고통을 이해해야 한다. 포도주의 향기는 고통의 결실이다. 포도가 짓밟히지 않으면 포도주가 될 수 없다. 의미 없는 고통은 없다. 고통의 의미를 발견하라.' 자신도 고통이 많았었다. 고통이 없었으면 시를 쓸 수 없었다. 고통에 감사해야 한다. 시는 고통의 꽃이라고 했다. 하루살이는 하루만 사는데 불행히도 하루 종일 비가 올 때가 있다. 우리 인생도 그러하다.

지금 무덥다고 고통스러워하지 말고 이 여름이 있어서 가을이 오고 겨울이 온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빅터 프랭클은 '고통은 그 의미를 찾는 순간가 더 이상 고통이 아니다. 의미 없는 고통은 없다.'고 했다. '고통은 동일하나 고통을 당하는 사람은 동일하지 않다.' 아우구스티노 성인도 이렇게 말했다. 

정호승 문학관 정호승 시인의 강연에서 박완서 작가의 말을 화면에 보여 주고 있다. 김황태 기자
정호승 문학관 정호승 시인의 강연에서 박완서 작가의 말을 화면에 보여 주고 있다. 김황태 기자

남편과 자식을 잃은 박완서 작가는 신을 원망했다고 한다. '고통은 극복하는 것이 아니고 그냥 견디는 것이다.' 라고도 했다. 그러나 나중에는 원망할 수 있는 존재가 있다는 것이 감사했다고 한다. '연꽃이 진흙을 필요로 하듯 행복은 고통을 필요로 한다.' 틱낫한 스님의 말이 가슴에 와닿는다. 

자신의 시 '바닥에 대하여' 와 '산산조각'을 인용하며 고통의 본질은 사랑이다. 사랑은 고통의 꽃이며 견딤의 열매다. 시간은 치유의 힘이 있다. 신의 축복은 잊어버리는 것이라며 행복은 인간의 의무다. 십자가는 크기는 다르지만, 무게는 같다. 비교의 삶을 살지 마라. 바닥이 없으면 정상도 없다. 인간의 죄악은 희망을 잃는 것이다. 희망은 생명이다. 우리는 내일을 걱정하며 산다. 내일은 오늘에 있다. 지금, 이순간을 열심히 살자. 라며 강연을 마무리하였다. 

정호승 문학관 정호승 시인 강연에 참석한 시민들이 시인의 저서에 싸인을 받고 있다. 김황태 기자
정호승 문학관 정호승 시인 강연에 참석한 시민들이 시인의 저서에 사인을 받고 있다. 김황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