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월령교에 가면
지금 월령교에 가면
  • 김동남 기자
  • 승인 2023.07.22 09:4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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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무궁화 동산 야간 개장(21일 19:00~23일 21:00)

지금 안동의 월령교 일대에는 안동무궁화가 한창 자태를 뽐내고 있다. 꽃 중앙부의 단심이 유난히 아름다워서 오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고정시키는 이 무궁화에 왜 안동이라는 지명이 붙어 있는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1910년대 일제강점기가 시작되자 문화말살정책의 하나로 민족정신의 상징이 된 무궁화를 없애기 위해 일제는 무궁화꽃가루로 인해 눈이 멀거나 집 마당에 심으면 집안에 우환이 생긴다는 등 부정적인 이미지를 퍼뜨렸다. 그 당시 의병활동이 이루어진 안동시 예안면에 삼일만세운동에도 참여했던 4인의 애국청년들이 있었다. 이들은 이대로 두면 무궁화가 사라질지 모른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나라를 되찾고 말겠다는 결의를 다진 후 우리의 토종무궁화를 예안향교 마당에 심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수십 년 후 1992년도에 임하댐 건설로 인해 용계은행나무 상식공사를 도와주던 이화여자대학교 이영노교수와 임경빈교수는 안동댐 수몰지역에 또 다른 보호수가 있는지 탐색하던 중 누군가 예안향교에 가보기를 권하였다. 두 사람은 예안향교 중정에서 우람하게 자라고 있는 무궁화를 보고 한눈에 다른 무궁화와는 다른 특이한 종류의 무궁화임을 알게 되었다. 두사람은 그 자리에서 가지를 삽수하여 연구실로 가져가 분석해보니 어디에도 등록되어 있지 않은 무궁화임이 드러났고 한국식물분류학회에 등록을 하게되었다.

1993년도에 이 사실을 안 산림청 임목육송연구소(당시 이름)에서는 국가적으로 무궁화를 보존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끼고 송원섭연구원을 안동으로 파견하여 삽수를 해오도록 명하였다.

같은 해에 성균관대학교 조경학과 심경구교수가 예안향교를 찾아와 이 나무를 널리 번식시키기 위해 신품종으로 7여년 동안 연구 개발하던 중 정식으로 안동무궁화란 이름으로 등록하였다.

이처럼 예안향교의 무궁화를 각기 다른 목적으로 삽수해 갔지만 지금 그 나무들의 DNA를 분석해 본 결과 처음 나무 그대로의 유전자를 지니고 있음이 밝혀졌다.

안동무궁화는 아침에 피고 저녁에 지는 일반 무궁화와는 달리 36시간 동안 밤낮으로 꽃이 피어 있으며 잎이 두꺼워 병충해에도 강하여 꽃을 좋아하는 많은 사람들이 마당에 심거나 화분에 키워 감상하고 있다

아울러 안동에는 100여년 전 안동 예안의 선비, 유림과 지역 지도자들이 나라 독립을 염원하여 향교에 심어 기르고 가꾸어 온 지역 대표 나라꽃 안동무궁화를 보존 보급하고자 3.1운동 100주년 기념일에 창립한 순수 민간운동단체 안동무궁화보존회가 생겼으며 우리의 미래세대들에게 지역의 소중한 생명, 문화자산을 배우면서 나라사랑하는 마음도 함께 키워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도움말 주신 분 안동무궁화보존회 민홍기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