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마상 그림의 원로 작가, 구호(龜湖) 조영호 화백
달마상 그림의 원로 작가, 구호(龜湖) 조영호 화백
  • 유무근 기자
  • 승인 2023.07.03 16: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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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마상 인생 2막 30년, 추천 초대작가 5회 원로
달마상 초대 작가 구호 조영호 작가 화실  <유무근 기자>

 

아라비아 숫자 3자 13개로 달마상을 그린다. 모든 예술이 경지에 오르면 자기만의 창작으로 승화시켜 예술이 된다.

달마상 화가로 외길 인생을 걸어온 구호(龜湖) 조영호 화백은 추천 초대작가 5회 등 국내 굵직한 미술대전 수상 경력이 서울. 부산. 대구 미술 대전 등 50여 회가 넘는다. 명성만큼 작업실 한편에 상장들이 탑으로 쌓여 있다.

길다란 진열장에는 대한민국 기로 미술협회 우수 명장 패, 사)국제 종합예술협회 심사위원, 동 협회 상임고문, 대한민국 문화예술조직위원회 달마도 대상 수상, 사)기로 예술대전 국무총리상 수상패 등이 진열되어 있다. 일차 완성된 달마상 그림이 옷걸이마다 포개져 있는가 하면, 위 칸에는 칸마다 띠를 감은 족자들이 달마상을 품고 출가할 준비를 하는 듯하다. 대충 보아도 작업실에 있는 것만 500여 점은 넘어 보인다.

30년 세월이다. 조영호 화백은 이제 계절이 두 번만 바퀴면 여든 나이다.

경북 영천 화남면 구호리의 고향 명을 딴 ‘구호’는 그의 아호다.

미술계 달마 부분에 입지전적인 인물인 龜湖 조영호 화백을 찾아 인생 2막 달마상과 살아온 사연 등 그의 삶 이야기를 들었다.

- 구호 화백께 달마는 무엇이며 어떤 의미를 갖는가?

▶ 달마상 그림은 강한 기(氣. 에너지)를 방출함으로써 집안에 액운을 막아내고 복을 청한다는 구전으로 인해 널리 보급되고 있다. 특히 수험생용, 수맥 차단용 달마도는 케이블 방송이나 구전으로 널리 보급되고 있는 창작 작품으로 달마도를 그리는 무명 화가도 적지 않다. 국내 역술시장(부적 포함)의 규모가 1조 원에 달한다는 통계를 고려하면 상업 달마도의 시장 규모가 놀랍다. 돈을 벌기 위해서나 사업목적으로 시작한 것은 아니다. 다만 달마에 대한 신통한 효력에 기氣를 담아 전파하고 싶었다.

부분 완성된 달마도를 점검하는 조영호 화백  <유무근 기자>

 

◆ 사업 접고 50대 초반에 화가로 투신

▶ 건축자재상을 50세까지 경영했다. 지역 건축 자재상협회 회장, 라이온스 봉사 단체 회장, 초중·고 동창회장을 등 떠밀려 사실상 돈으로 수행하였다. 미술에 소질이 남달라 틈만 나면 붓을 들었다. 달마상 그림을 현실에 접목해서 창작으로 표출되어 건축자재에도 달마상 낙서를, 합판, 각목, 타일, 돌 등에 보이는 대로 스케치하다가 교환 소동을 자주 빚기도 했다. 50대 초반에 사업을 접고 달마 미술계에 본격적으로 투신한 것이 어언 29년이 되었다.

미술협회가 대구 경북보다 부산과 서울 쪽이 더 활발해 큰 쪽에서 활동했다.

변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구상했던 달마 형상을 현대적 기법으로 접목하였다.

고목 대추나무에 동전으로 벼락을 유도하여 벼락 맞은 대추나무에 크고 작은 달마상을 그려 많이 보급하였다. 나무 껍데기를 말려서도 그리고 작은 것은 열쇠고리에도 그렸다.

- 어떤 장르의 그림을 그리나?

▶ 주제는 달마상이다. 달마의 형태를 현대화 소재로 변화해 주는 기법을 쓴다. 처음에는 달마 상반신에만 신경 썼으나, 현대적 감각을 가미한 독창성으로 어디든 눈에 보이는 곳에는 붓이 따라다녔다. 소피 보는 달마, 냄새를 맡고 찾아온 강아지와 달마, 짚신 한쪽과 달마 지팡,. 황금 옷 입은 달마, 볏짚으로 만든 비옷 입은 달마 등 일만여 점을 그려댔다.

현재 일 천여 점을 전시회를 대비해 보관되어 있다.

 

- 초대 작가가 되는 과정은? 초대 작가는 어떤 대우를 받나?

▶ 협회에 따라 다소 다를 수 있지만, 12점~15점의 점수를 따야 한다. 입선은 1점 특선, 대상은 2점을 준다. 한 부분 초대 작가가 되려면 열정을 쏟아 20년 정도 해야 초대 작가가 될 수 있다. 한 부분 등재하게 되면 이제 미술계에 입문하게 되었다고 인정하는 원로도 있다.

5개 부문 초대작가의 예우는 따로 없습니다. 다만 원로 초대작가의 명성과 작품 가격이 상승됩니다.

- 구호 작품은 원로 초대작가로서 가격이 비싼가?

▶ "비싸게 팔면 초대작가라도 수염 쓰다듬다가 굶어 죽습니다."

그동안 코로나 팬데믹으로 경기가 없었고, 문화계 작가들이 자기 관리로 작품 남발을 엄격히 제한했으나, 이제 공급 차원에서 원로 초대작가에 연연하지 않고 싼 가격으로 내겠다고 한다.

초대작가 전시회 때는 고급 족자에 그린 달마상 30만 원 한정 판매하였는데 이번 7월 전시회에는 300개 한정, 10만 원씩에 판매하겠다고 한다.

 

-달마상 한 우물을 파 왔는데, 달마는 어떤 분인가?

▶ 달마는 서기 450년경, 남인도 ‘향지국’의 셋째 왕자로 태어나, 대승불교 승려가 된 인물이다. 530년경 중국에 들어가 9년간 면벽 좌선을 통해 깨달음을 얻은 후 선종을 창시 했고, 소림사(小林寺)에서 참선해 소림권법 창시자로 알려져 있다.

어려서 총명하여 세상의 부귀영화 권력의 허망함을 알았다. 출가 후에 이름을 달마(達磨)라 하니 이심전심( 以心傳心) 즉 마음과 마음을 전하는 법을 깨달아 석가모니 이후에 한 종파를 세워 28대 조사(祖師)가 된 인물이다.

- 향후 계획은,

달마상 부채를 많이 그릴 것이다. 지난해에 기업체 2곳에서 일천 개 단위로 의뢰가 들어와 있기 때문이다.

구호 화백은 성격상 완벽주의자로 제자를 두지 않았다. 십여 년 전 대학생 다섯 명이 수강 의뢰해 왔으나, 작업에 분신이 들까 봐 사양했다.

이제는 문하생 같은 집사를 찾고자 한다. 집사가 총괄 보급을 맡게 하여 상부상조하여 서로 발전하기 위함일 것이다. 구호 화백의 안목 넓은 교학상장(敎學相長), 가르치면서 배우며 동반 성장하려는 인적 자산 찾기인 셈이다.

<구호 화백 전시회 문의 010-3388-4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