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현 시인 인문예술 특강
안도현 시인 인문예술 특강
  • 김황태 기자
  • 승인 2023.07.0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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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대구문학관 4층 세미나실에서 150여 명의 시민이 안도현 시인의 강의를 듣고 있다.  김황태 기자
대구문학관 4층 세미나실에서 150여 명의 시민이 안도현 시인의 강의를 듣고 있다. 김황태 기자

흔히 연탄재 시인이라고 하는 안도현 시인의 문학 특강이 대구문학관 4층 세미나실에서 2023년 6월 28일 오후 3시에 대구시민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경북 예천 출신으로 대구에서 대건고등학교를 다녀 대구가 문학의 고향이라는 시인 안도현은 현재 단국대학교 교수로 재임하고 있다. 자신이 시인의 길로 들어서게 된 것은 고등학교 시절 문예반에서 활동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면서 도광의 시인이 고교 은사라고 했다.

대구문학관 4층 세미나실에서 열린 문학특강에서 안도현 시인이 강의를 하고 있다. 김황태 기자
대구문학관 4층 세미나실에서 열린 문학 특강에서 안도현 시인이 강의를 하고 있다. 김황태 기자

자신이 연탄재 시인이 된 것은 사실 연탄재로 몇 편의 글을 쓰지 않았지만 '너에게 묻는다'는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가 인기를 끌어서 그렇게 된 것 같다고 했다. 

백석과 김종삼 시인은 좋아한다면서 그들의 시의 소개로 특강이 진행되었다. 문인들을 친일이나 저항 시인으로 칭하는 경우가 많은데 백석은 친일도 저항의 작품을 남기지 않았다고 한다. 시인은 남들하고 다르게 써야 한다면서 시인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꽃게가 간장 속에/ 반쯤 몸을 담그고 엎드려 있다/ 등판에 간장이 울컥울컥 쏟아질 때/ 꽃게는 뱃속의 알을 껴안으려고/ 꿈틀거리다가 더 낮게/ 더 바닥 쪽으로 웅크렸으리라/ 버둥거렸으리라 버둥거리다가/ 어찌 할 수 없어서/ 살 속으로 스며드는 것을/ 한때의 어스름을/ 꽃게는 천천히 받아들였으리라/ 껍질이 먹먹해지기 전에/ 가만히 알들에게 말했으리라/

저녁이야/ 불끄고 잘 시간이야/

안도현의 '스며드는 것' 시 전문이다. 모친이 꽃게장을 담그는 것을 유심히 보면서 지은 시란다.  시를 잘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시집을 많이 읽는 것이라고 했다. 유머를 섞으며 하는 강의는 지루하지 않았고 생활 속에서 시를 만드는 자연 시인임을 느끼게 했다. 많은 독자에게 자신의 책에 서명해주면서 강의를 끝냈다.

대구문학관 4층 세미나실에서 열린 안도현 시인 특강 후 독자들이 저서에 서명을 받고 있다. 김황태 기자
대구문학관 4층 세미나실에서 열린 안도현 시인 특강 후 독자들이 저서에 서명받고 있다. 김황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