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도덕 AI시대가 와도 중요" 박연탁 전 담수회장
"윤리도덕 AI시대가 와도 중요" 박연탁 전 담수회장
  • 강효금 기자
  • 승인 2023.06.26 15: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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代를 이어온 '담수회'와의 인연
윤리도덕 흔들리면 국가 존립 자체에도 위협
인의예지신 실천하며 회원간 유대 강화
담수회 여성회원 역할도 커
시대 지나도 변함없는 역할하는 '담수회'

(주)대동산업 대표인 박연탁(80) 회장은 지난 5월 31일, 만 9년 동안 맡아온 담수회장의 자리를 내려놓았다. ‘담수회’와 함께 달려온 그의 삶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까.

유학도 천주교의 교리도 생활 속에서 어우러져 행동으로 드러나야 한다고 얘기하는 박연탁 전 담수회장. 이원선 기자
유학도 천주교의 교리도 생활 속에서 어우러져 행동으로 드러나야 한다고 얘기하는 박연탁 전 담수회장. 이원선 기자

대를 이어온 ‘담수회’와의 인연

“2014년 6월 1일에 담수회장으로서의 임기를 시작했고 올해 5월 31일에 회장직을 내려놓았으니, 만 9년 동안 담수회장으로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앞서 부회장과 운영위원을 맡았습니다. 담수회와의 인연은 선고(先考 돌아가신 아버지) 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917년생인 아버지는 제분공장을 경영하며, 담수회에 애정을 쏟았습니다. 유림단체로 회관을 가진 경우는 드문데 지금 담수회가 ‘담수회관’(대구 중구 장관동)을 가지는 데에도 큰 힘을 보탰습니다. 아버지가 회원이라 자연스레 ‘승계회원’으로 담수회에 들어왔습니다.”

인의예지신 바탕으로 윤리도덕 선양에 앞장

“담수회는 1963년 영남 유지 5명이 발기하여 창립했습니다. 올해 60주년이 됩니다. 당시 회원 수는 20여 명으로, 회원으로 가입하기 위해서는 기존 회원 전원이 찬성해야 했습니다. 그러다 1980년대 민주화운동이 일어나며 문호를 개방하고 회원 수도 급격하게 늘어납니다. 대구에 본회를 두고 현재 서울, 부산을 포함한 25개 지회, 총 5천여 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담수회의 설립 취지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윤리도덕 선양과 인간성 회복입니다. 뉴스를 틀면 미성년자는 시청을 금지해야 하는 게 아닌가 할 정도로 자극적이고 잔인한 기사가 넘쳐납니다. 그 바탕에는 서글프게도 인간으로 해야 할 도리, 윤리도덕이 사라진 현실이 존재합니다. 윤리도덕이 흔들리면 국가의 존립 자체도 위협을 받습니다. 담수회는 유교의 근본이념인 윤리도덕을 선양하여, 인간 본래의 선함을 일깨우고자 노력합니다.

두 번째는 회원 간의 화합입니다. 담수회는 공자의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을 실천하며 그 유대를 강화해 갑니다. 인의예지신은 배려하고 용서하며 협력하는 것을 말합니다. 회원들은 이 정신을 계승하고 실천합니다. 회원 자격은 50세 이상으로, 2018년부터 담수회 여성위원회가 만들어져, ‘여성담수’를 창간하는 등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습니다.”

평생교육과 문화, 사회복지에도 이바지

“담수회에서는 평생교육원을 운영합니다. 평생대학교에서는 팬데믹 이전에는 4개 반 참여 인원이 1천 명 정도 됐습니다. 하지만 코로나로 3년간 문을 닫으며, 지금 7백 명 정도 됩니다. 그 외 한문반, 상설서예교실반, 음악교실, 예절교실 등도 운영합니다. 특히 올해 개설한 ‘주역’은 강의실을 꽉 채울 정도로 인기가 높습니다.

해마다 담수회 한시회(아양음사)에서 주관하는 ‘전국한시백일장’을 열고 있습니다. 윤리도덕 선양행사와 초중고 장학생을 선발해서 장학금을 전달하는 일도 빼놓지 않습니다. 선행자, 효자, 효부, 독행자 선발 및 표창도 합니다. 1년에 한 번씩 담수회 학술지 ‘담수(淡水)’를 발간하고, 분기별로 담수회 신문(회보)도 펴냅니다. 청소년을 위한 생활예절 교육도 실시합니다.

사회 봉사활동으로는 이웃돕기 바자회 등을 하고 있으며, 회원들의 건강을 위해서 건강강좌도 개최하고 있습니다.”

AI시대에 바라보는 윤리도덕

“어떤 이는 ‘윤리도덕’이라고 하면 시대에 뒤떨어진 낡은 유물로 취급합니다. 윤리도덕은 시대에 따라 바뀌고 사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제 아들은 로봇공학을 전공하고 서울에 있는 대학교에서 교수로 있습니다. 가끔 아들을 만나면 AI에 관해 물어봅니다. 과학기술이 발달해도 변함 없는 것은 사람을 바탕에 둔 인문학입니다. 지금 챗 GPT가 그림을 그리고, 논문을 쓰고, 성우를 대신해 소리를 입히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AI시대에도 필요한 것이 윤리도덕입니다. AI와 인간의 역할을 규정하고, 거기에 책임과 의무를 부여하고 지키는 일 역시 인간의 윤리도덕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유학자이자 신앙인으로서의 삶

“어린 시절부터 어머니를 따라 성당에 다녔습니다. 어머니는 하느님의 뜻에 순종하라 하셨습니다. 하느님의 가르침을 밤낮으로 새기며 살아가라 하셨습니다. 재주 있는 자보다는 복 있는 자가, 복을 받으려면 마음을 바로 써야 하고, 마음을 바로 쓰면 만사가 형통하다 했습니다. 어머니의 그 가르침이 제 마음에 새겨져 저를 지탱하는 힘이 되었습니다.

코로나는 인간의 자만심에 경종을 울린 것이라 생각합니다. 자연을 함께 가야 할 대상이 아닌 지배할 대상으로 여겨 파괴하고, 마음대로 개발한 그 대가가 팬데믹이라 여깁니다. 유학도 교리도 생활 속에서 어우러져 행동으로 드러나야 합니다. 그렇게 겉으로 드러날 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감사’의 인사를 이웃에게 전할 수 있게 됩니다.”

주요 이력

성균관대학교 법정대학 정치학과 졸업

연세대학교 대학원 졸업(경영학 석사 및 세무사)

순천향대학교 명예 경영학 박사

전 함양 박씨 전국대종회 회장

전 담수회장

(주)대동산업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