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대 극장가를 풍미, 한국 미술계에 우뚝 선 이규현 화백
한 시대 극장가를 풍미, 한국 미술계에 우뚝 선 이규현 화백
  • 유무근 기자
  • 승인 2023.06.12 14: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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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간판 화가 실크 스크린에 밀려 이직
한국 미술 협회 3개 부분 초대 작가에 선정
외길 인생 60년 이규현 화백 작업실에서 붓을 들었다. 유무근 기자
외길 인생 60년 이규현 화백 작업실에서 붓을 들었다. 유무근 기자

영화가 온 국민의 오락거리였던 1960~70년대엔 극장 간판 화가의 재능이 개봉관에 기여하는 구심점 역할을 했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소질에 따라 몸값이 달랐던 시대였다.

이후, 복합 상영관, 컬러 TV가 보급되면서, 실크스크린에 밀려난 간판 화가들 일자리를 잃고, 전업이나 자기 소질 작품으로 명맥을 유지하다가 1990년대 세월에 묻혀 밀물처럼 빠져나간 간판화가 대부분이다.

그 부류에서 소질을 놓치지 않고, 단층, 벽화, ‘정수 장학회’ 전시회에 출품하는 등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해온바, 50여 개 부분에서 특상. 대상 수상 실적과, 2018년 대구 경북 종합 대상 수상과 초대작가로 선정. 2022년 ‘대한민국 국제종합예술대전’ 대회장상 대상. 3개 부분에 초대작가로 선정된 이규현 원로 화백을 찾아, 극장 간판에 투신한 사연, 미술 협회 이모저모 화가 외길 인생 50년 삶 이야기를 들었다.

그가 그린 작품들 사이에서 생각에 잠긴 이 화백. 유무근 기자

- 초대작가 의미와 과정은?

▶ 미술 문화계 초대작가가 되면 분야에 입문했다고 보면 된다. 초대작가가 되려면 미술 협회에 12~15점의 점수를 따야 한다.

입선은 1점, 특선은 2점, 15점에 도달하려면 열정을 기울여 20년 정도 열정을 쏟아야 초대작가로 선정될 수 있다.

예술 부분은 한없이 깊고 끝이 없으므로, 보통 20년 이상은 지나야 미술계 문단에 입문했다고 보면 된다.

재주가 특별한 이도 간혹 있지만, 작품 세계에 깊이 들어가면 경륜을 떠나 열정을 쏟지 않으면 경지에 도달하기 어렵다.     

- 극장 간판 그림에 입문한 동기는?

▶ 고향 성주에서 어릴 적에 극장 벽에 걸린 그림에 매료되어, 16세 야간 고교를 다니며, 대구 신성극장. 대구극장 미술부에서 무임금으로 일하며 그림을 배웠다. 당시 키네마극장(현 한일극장)영화 감독에 스카우트 되어 무보수로 조수로 일하며, 영화배우 인물 그림만 손이 불어 터지도록 밤을 새워 그리고 배우며 인물화 실력을 쌓았어요. 7년 후 감독이 떠날 때, 후임으로 23살에 꿈의 직장인 키네마극장 미술부장으로 복귀했어요. 한 프로당 계약체결로, 극장 총책 상무 급여 두 배 이상을 받았죠.

어릴 적, 고향 극장 커다랗게 걸린 간판 그림 아래서 다짐했던 기억이 되살아 나, 미술 협회 입지전적으로 희열을 느끼기도 했죠.

행복은 영원하지 않았죠. 20년 후 극장 간판은 스크린 화면으로 간판 화가들은 일자리를 잃고 전업하는 IT 시대도 겪었답니다.

- 어떤 장르의 그림을 그리나?

▶ 작품에는 여러 장르가 많지만, 서양화 유화를 다양하게 그립니다.

50년간 그려왔던 인물화, 색상 배합은 후배 화가들에도 인정받지요.

평상시에도 좋은 소재다 느낌만 들어오면 사진을 찍어와 작업해서 느낀바 그대로 표현할 따름이지 상업으로 팔기 위해서 그린 적은 없어요.

 

- 이규현 화백에게 미술이란 무엇이며 어떤 의미인가?

▶ 예술은 인간이 존재하는 한 공존하는 것이며 끊임없는 창작예술 행위 연속이지요. 인간의 이상을 그림으로 나타내어 소통 교류하는 가교 플랫폼입니다.

- 미술 시장의 유통 흐름과 이 화백 작품의 호당 가격은?

▶ 초대작가, 원로작가라고 하지만, 비싸지는 않습니다. 예쁘게 잘 키워서 좋은 댁에 시집 보내는 아버지 마음입니다. 내 자식을 인정하고 비전만 보이면 보내고 싶습니다.

고락을 같이한 분신, 300여 작품이 있어요. 어려웠을 때도 작품을 난발하지는 않았습니다. 작품관리는 작가의 얼굴이니까요.

 

자신이 그린 호도를 안고 포즈를 취한 이 화백. 유무근 기자
자신이 그린 호도를 안고 포즈를 취한 이 화백. 유무근 기자

◆ 한 우물만 판 외길 인생 50년

- 화백님의 작품은 인기가 많습니다. 장점은 어디에 있나요?

▶ 얼굴을 그리는 화가로서, 그림이 섬세하고 원근이 명확하고 색상에 나만의 기법을 표현하죠. 서양인은 대부분 표정이 뚜렷하고 개성이 있지만, 동양인 얼굴 그리기가 더 어렵지요. 제 방식은 원근 구도와 색상의 배합입니다. 큰 게 있으면 옆에 작은 것도 있어야 안정감도 있어요. 음양도 뚜렷하고 섬세하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꽃송이도 시간이 걸리더라도 웅장함, 집합체를 좋아하고 단조로운 사물은 작품성이 적습니다.

 

- 후배 작가들에게,

▶ 책자나 매체를 통해 보면 신인 작가들이 대부분이 여성분들이다. 안타깝기도 합니다. 남자들이 졸업 후 갈 곳이 없고 설 자리가 없기 때문이죠. 문화계 향후 정책에 남성 작가들의 소리가 있어야 미술계 발전이 더해집니다.

- 이규현 작가의 수상한 실적은?

<한일극장. 대구극장 간판 그림 45년 경력>

<대한민국 정수 미술대전 입선 다수>

<대한민국 독도 스타 미술 대상 2014>

<대한민국 국제종합예술대전 대상>

<대한민국 미술 전람회 초대작가 2018>

<대한민국 대구 경북 종합대상 초대작가 2018>

<대한민국 국제종합예술대전 대회장상과 대상 초대작가 2022>

이규현 원로 작가 60년 외길에 50여 개 상장  중에 일부. 유무근 기자
이규현 원로 작가 60년 외길에 50여 개 상장 중에 일부. 유무근 기자

◉ 특선 대상 수상자도 많지만, 초대작가로 선정되면 미술계에서 장관상 이상 수상으로 인정해주는 원로 격 가치가 있다.

바람은, 형편이 좋아지면 내 작품을 구경하고 가실 수 있게 개인 갤러리가 소망이다.

이 화백의 작품을 접하면 사진 인가, 그림인가? 섬세함에 놀란다.

60년 외길 일생 열정을 솥은 경륜이 스친다.

이 화백 흔적은 무궁할 것 같다. 님은 가셔도 가가호호 가장자리에 떡하니 걸려 있는 작품들이, 불에 타 없어지지 않은 한, 돌고 돌아 천 년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에 이규현 화백의 이력은 사후에도 장구하리라 내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