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날’에 부쳐
‘지구의 날’에 부쳐
  • 정신교 기자
  • 승인 2023.04.2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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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2일, 지구의 날 53주년

지난 4월 22일은 53주년을 맞는 ‘지구의 날’ 이다. 21일부터 27일까지 환경부 주관으로 기후변화주간이 운영되어 탄소중립 실천 문화 확산을 위해서 다양한 행사와 홍보 활동이 펼쳐지고 있다.

올해의 주제는 ‘오늘도 나는 지구를 구했다’이다. 탄소중립의 실천이 바로 나의 작은 행동에서부터 시작된다는 뜻이다. 22일에는 오후 8시부터 10분 동안 전국의 모든 건물에서 조명을 끄는 소등 행사가 있다.

지구의 날은 ‘지구의 날’은 유엔이 정한 ‘세계 환경의 날(6월 5일)’과는 달리 시민에 의해 정해진 환경의 날이다. 1969년 미국의 캘리포니아주에서 원유가 유출되어 아름다운 산타바바라 해안을 오염시킨 사고가 발생했다. 이듬해인 1970년 4월 22일 상원의원 게이로 닐슨(Gaylord Anton Nelson, 1916∼2005)은 하버드 대학생 데니스 헤이즈(Denis Hayes, 1944∼)와 함께 ‘지구의 날’ 선언문을 발표했다. 당시 2천만 명 이상이 참가해서 토론회를 열고 환경오염을 방지하기 위한 행동들을 실천했다. 뉴욕 센트럴 파크에는 60만 명 이상이 집회에 참여했으며, 원유 유출뿐만 아니라, 농약, 유해물질과 산업 쓰레기 및 생물의 종 다양성 위기 등의 다양한 환경 이슈가 제기됐다.

1990년 제2회 ‘지구의 날’에는 141개 국가에서 2억 명 이상이 동참해서 캠페인을 열었다. 이후 192개 국가에서 매년 5만 개 이상의 단체들이 ‘지구의 날’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22일(토) 오후에 경산에서 지인의 혼사가 있어서 당일 오전에 아파트 헬스장에 들렀다. 주민들이 자율적으로 관리하는 곳이라 저렴하지만 웬만한 운동기구와 시설들은 모두 갖춰져 있다. 이른 시간이라서 겨우 서너 사람이 몸을 풀고 있는데 실내등이 모두 켜져서 눈이 부셨다. 주민들에게 ‘지구의 날’을 언급해서 동의를 구한 다음 전등의 반을 끄고 운동을 시작했다.

오후 2시경에 승용차를 몰고 동대구역에 아내를 내려주고 시지 방면으로 나오는데 휴일에 도심을 빠져나가는 차량이 길을 메우고 있다. 영남대학교를 지나서 우회전하니 수련을 재배하는 저수지 건너 쪽에 예식장 간판이 반짝거리며 손짓을 한다.

‘Lotus! 그래, 연꽃이지.’

결혼식을 마치고 압량네거리를 지나 진량으로 나오는 도로 양쪽에 노란 참외 가판대가 줄을 잇는다.

‘불과 2, 3년 전만 해도 유명한 경산 대추밭이 아니었던가? 상전벽해(桑田碧海)가 따로 없네.’

넓은 들판이 어느새 비닐하우스 바다로 변했다. 미세먼지가 뿌옇게 앞을 가려서 팔공산이 겨우 보일락 말락 한다. 인터체인지를 나와서 불로동 화훼단지를 지나 시내로 들어오는데 가슴이 답답하고 마음이 무겁다.

‘내가 잘 먹고 더 편하기 위해 지구를 몸살 하도록 만드는구나!’

많이 걷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전기를 아껴 쓰며, 플라스틱과 1회용품을 적게 쓰며, 생활 쓰레기를 줄일 것을 새삼 다짐했다.

대구지방기상청 기후변화주간 전시회( 동대구역). 정신교 기자
대구지방기상청 기후변화주간 전시회(동대구역). 정신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