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분리사의 하루
쓰레기 분리사의 하루
  • 안영선 기자
  • 승인 2023.04.2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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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수창동 중앙대로에서 도로가에 내놓은 쓰레기중에서 재활용이 가능한 쓰레기들을 분리하여 고물상에 싣어다 주는 김형진(가명. 76세)어른을 기자가 따라가면서 이야기를 나눠 봤다.

김형진씨가 고물상으로 가는 모습. 안영선 기자

김씨는 새벽 6시 아침을 먹는둥 마는둥 하고 리어카를 끌고 집을 나와서 10시까지 도로를 누비며 재활용이 되는 쓰레기들을 싣고 집으로 와 박스는 비닐테이프를 떼내고 접어서 부피를 줄이고, 병, 헌옷, 고철, 폐휴지, 책 등으로 분류를 하여 고물상에다 갖다 주고 돈을 받는다. 하루 받는 돈은 5천원 정도인데 만보기에는 종일  2만 5천보 이상 찍힌다고 한다. 이런 생활을 한지는 6년 째 인데 이렇게 다니는게 건강의 비결이라고 한다.

폐박스는 1kg에 40원. 소줏병 1개는 80원을 주는데, 홈플러스에 가져다 주면 100원은 받을 수 있지만 주워 모은 병을 갖다 주는 것이 미안해서 20원 적게 받아도 고물상에다 같다 준다고 한다. 고철과 헌 옷은 1kg에 200원, 책과 신문지 등 폐휴지는 1kg에 100원인데, 폐휴지 고철 헌옷 등은 1주일 이상 모아야 싣고 갈 정도로 모인다고 한다.

김씨는 기자와 이야기를 하면서 부끄러워 하지 않았으며, 웃으면서 나의 직업은 쓰리기 분리사라며 크게 웃으며, 내가 이렇게 분리하기 때문에 재활용이 된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기자가 오늘 좋은 공부를 했다면서 막걸리를 한잔 사겠다고 했는데도 극구 사양했는데, 수레를 끌고 집으로 가는 발걸음은 가벼워 보였다.

고물상으로 가는 쓰레기 분리사들. 안영선 기자

 

해가 떨어질 때 쯤 각자 모은 폐박스를 싣고 오는 어르신들이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기다리고 있는데, 이 고물상에만 일흔이 넘어서 박스를 줍는 어르신들이 7~8명이 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