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 입구의 동백이 3월초 피기 시작하더니 중순 들어 만개했다. 이웃들도 힐끗힐끗 대문 사이로 들여다 본다. 밖에서 지친 마음이 이 꽃을 보면 누그러진다. 봄은 마당 가득하다. 마당 가운데 황매와 백매도 피기 시작한다. 양지 바른 벽아래 모란도 곧 필 것 같다. 마음은 붕떠서 꽃밭 속을 맴돈다

봄은 시시각각 우리곁으로 몰려온다. 

"간밤에 불던 바람 만정도화 다 지졌다

아해는 비를 들어 쓸으려 하는구나

낙환들 꽃이 아니랴 쓸어 무삼하리오" 라는 작자 미상의 옛시조 한 자락이 생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