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유 기자의 산문집 ‘100라운드의 권투 경기’ 출간
이상유 기자의 산문집 ‘100라운드의 권투 경기’ 출간
  • 노정희 기자
  • 승인 2023.02.1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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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100라운드의 권투 경기’
이상유 산문집 '100라운드의 권투경기' 표지. 사진 노정희 기자
이상유 산문집 '100라운드의 권투경기' 표지. 사진 노정희 기자

시니어매일 이상유 기자가 첫 수필집을 발간했다.

그는 경북 영천에서 태어나 영천 중·고등학교와 영남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경북대학교 대학원 박사과정에서 공부했다. 권투선수, 행정공무원, 일반 기업체, 대학 강사, 신문기자, 학원 경영, 대구교육문화원 운영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한 그는 현재 시니어매일 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이상유의 첫 번째 산문집 ‘100라운드의 권투 경기’는 경북예술인 창작활동 준비금 지원 작가로 선정되어 출간하게 되었다. 그의 글쓰기가 탄탄하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대학 입시에 떨어진 후 마음 둘 곳 없어 방황하다가 젊은 혈기로 시작한 운동이 권투였다. 열아홉에서 스물세 살까지 권투에 미쳤다고 할 만큼 권투에 매진했다. 용광로 속에서 붉은 쇳물처럼 끓어 넘치던 권투에 대한 열정이었다. 그는 젊은 한때의 욕망으로 인해 어머니께 불효하였다고 회고한다. 세상의 어떤 것도 자식 위에는 존재할 수 없다는 어머니의 사랑은 숭고했다. 그는 권투라는 스포츠를 통해 인생이라는 링의 의미를 깨닫는다.

 

‘사냥꾼을 피해 목숨 걸고 산등성을 줄달음치던 노루가 7부 능선쯤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듯이, 저도 인생 70을 코앞에 두고 지나온 날들을 뒤돌아보며 숨 고르기를 해 봅니다’ - 작가의 말 중에서

이상유 프로필
이상유 프로필

“… 이제 경기는 종반전에 접어들었다. 팽팽하던 근육은 물러지고 기력이 떨어져 동작도 느려지고, 눈도 침침하고, 귀도 잘 들리지 않는다. 한때 주 무기였던 강력한 훅이나 어퍼컷을 치기는 힘들어졌다. 나를 아끼는 가족이나 주변의 친지들은 이제 작은 잽이나 툭툭 던지면서 체력을 안배하고 불의의 KO 펀치나 경계하면서 적당히 라운드를 끌고 가라고 권한다.

그러나, 인생이라는 100라운드의 멋진 승부를 위해 어렵게 링 위에 오른 내가 그래서야 되겠는가? 나약한 감상에 젖어 몸을 사리며 소중한 시간을 헛되이 보낼 수는 없다. 판정이 내려질 때까지는 아직도 많은 라운드가 남았다. 종반전으로 갈수록 점점 더 외롭고 힘든 싸움이 될 것임은 틀림없다.

예상치 못했던 강력한 펀치들이 날아들어 경기를 끝내버리려고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젖 먹던 힘까지 다해 후회 없이 경기를 마무리해야 한다. 오랫동안 가슴을 설레게 했던 젊음과 사랑의 순간들을 떠올리며 기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자. 경기 종료의 공이 울리고, 피 묻은 얼굴을 닦고, 권투장갑을 벗고 빈손으로 내려오는 마지막 그 순간까지….인생은 100라운드의 권투경기다.” - ‘100라운드의 권투경기’ 후반부

 

100라운드의 권투 경기

이상유 지음

북랜드 출판 / 1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