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기자의 포토 에세이】 평리동 할배나무
【방기자의 포토 에세이】 평리동 할배나무
  • 방종현 기자
  • 승인 2023.01.05 11:09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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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리동 윤일성당 앞에 수령이 300년 된 '할배' 나무
평리동 당산목  수령 300살 할배나무  방종현 기자
평리동 당산목 수령 300살 할배나무 방종현 기자

서구 평리동 윤일성당 앞에는 수령이 300년 된 회화 나무가있다.
1982년 보호수로 지정된 이나무에 애틋한 전설 이전해오고 있다.
조선 중엽 한양으로 벼슬을 하기 위해  가는 길에 이곳을 지나가게 된 선비가
빚을 갚지 못한 못난 아비가 과년한 딸을 어느 졸부에게 빼앗길 상황이었다.
선비는 '나는 벼슬을 사기 위해 돈을 바치는데 저 사람은 돈이 없어 딸을 잃는구나'라고 생각하며 순간 세상사에 회의를 느꼈다.
그는 갖고 있던 돈으로 딸을 살린 뒤 고향으로 돌아와 초야에 묻혀 살았다.
은혜를 입은 여인은 이름도 성도 모르는 그 도령을 위해 매일 밤 언덕에 올라 천지신명께 기도를 올렸다.
그러던 어느 해 동짓날 선비의 꿈에 소복을 한 여인이 나타나서 자세히 보니 그때 구해준 처녀였다.
소복을 한 연유가 하도 이상해서 그때 구해준 그 언덕으로 가보니 여인은 이미 숨을 거둔 뒤였다.

할배나무 앞에 선 방종현 기자,
할배나무 앞에 선 방종현 기자,

이를 본 선비는 여인을 부둥켜안고 울다 지쳐 쓰러져 결국 목숨을 거두고 말았다.
이들은 회화나무 두그루가 되어 이승에서 못다한 사랑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원래 두 그루였으나 한그루는 고사된지 오래 되었으며 살아 있는 이 나무는 일명 할배나무로 선비의 넋이라 믿고 있으며 지금도 마을을 지키는 영험한 나무로 주민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
해마다 정월 보름날 주민들이 심신을 깨끗이 하고 정성스레 제물을 진설하고 천왕께 마을의 무사태평과 마을주민에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천왕제를 지내고 있다,
당산제 추진위원회에서는 곧 돌아올 정월대보름 마을 축제를 위해 당산목 주위를 청소하며 단단히 준비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