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묘년 토끼해를 맞으며-반려토끼 A to Z
계묘년 토끼해를 맞으며-반려토끼 A to Z
  • 강효금 기자
  • 승인 2023.01.02 14: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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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좋으면 옆으로 벌러덩, 나쁘면 뒷발 쿵!
사육난도 높지만 현대사회에 가장 적합한 반려동물
토끼는 예민하지만, 몸으로 감정을 표현하고 교감하는 동물이다.  사진 제공 '꽃돌이는배고파' 이진영 대표
토끼는 예민하지만, 몸으로 감정을 표현하고 교감하는 동물이다. 사진 제공 '꽃돌이는배고파' 이진영 대표

 

2023년 계묘년(癸卯年)은 검은 토끼해이다. 계(癸)에 해당하는 검은색과 묘(卯)에 해당하는 토끼를 합쳐, 계묘년을 검은 토끼의 해라고 부른다. 토끼는 작지만 귀엽고 활동력과 먹성이 좋아 사랑스러운 동물이다. 동그란 눈에 복슬복슬한 털, 토끼가 지닌 앙증맞은 생김새에 반해 반려동물로 토끼를 키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계묘년 새해를 맞아 반려토끼에 대한 모든 것을 알아보기로 하자.

 

◆반려토끼를 기르는 까닭

반려토끼를 기르는 이유는 저마다 다르다. 강아지처럼 매일 산책을 시키지 않아도 되는 장점 때문에. 또 어떤 이는 개나 고양이 같은 공격성이 없다는 이유로 토끼를 선택하기도 한다.

‘꽃돌이는배고파’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이진영 대표는 처음 꽃돌이를 기르게 된 이유는 특별하지는 않았다고 이야기한다.

당시에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준비생이던 때,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았고 언제 끝날지 모르는 취업준비생 시기에 몸도 마음도 많이 지쳐있었던 시간이었다고. 그러던 중 사촌동생이 길을 지나다 할머니 한 분이 바닥에서 토끼를 판매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고, 아직 너무 어린 토끼들도 찬 바닥에 앉아계시는 할머니도 안타까워 무턱대고 토끼 한 쌍을 데려왔다고 한다. 당연히 집에서는 야단이 났고, 이 소식을 들은 이 대표 어머니의 제안으로 토끼를 집으로 데려왔다고 한다.

무료한 일상에서 토끼는 큰 위로가 되었다. 처음에는 어린 토끼가 자라면 부모님이 일하는 공장 마당에 토끼장을 설치해서 키울 생각이었지만, 이제 꽃돌이는 어엿한 집안의 막내로 사랑받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입양하기 전 생각해야 하는 것

토끼는 마냥 작고 귀엽고 사랑스럽고 인형 같은 이미지가 강하다. 그러다 보니 큰 고민 없이 입양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생각보다 토끼는 예민하고 까다로운 동물이라 사육 난도가 꽤 높다.

강아지나 고양이처럼 사람과의 교감이 뛰어난 것도 아니고 훈련도 쉽지 않다. 처음 귀여운 모습만 생각하고 토끼를 입양했다가, 상상과 다른 현실에 놀라 파양하는 경우도 많다. 게다가 토끼는 공원이나 산에 풀어놓으면 알아서 잘 살겠지 하는 막연한 생각으로, 평생을 집안에서만 지냈던 토끼들을 ‘자유’라는 이름으로 유기해서 고통 속에 삶을 마감하는 일도 허다하다.

토끼는 날카로운 손톱도 이빨도 없어 야생에서도 주로 사냥 당하는 동물이다. 그러다 보니 살아남기 위해 다른 감각들이 예민하게 발달해 있다. 그러한 예민한 감각들이 사람과 살아가는 데 있어 쉽지 않은 면이 있다.

보통은 이러한 부분을 생각하지 못하기 때문에 반드시 입양 전에는 토끼에 대해 공부를 마친 후, 정말 내가 입양을 할 수 있을지, 평생 책임을 질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

 

토끼를 입양하기 전에는 평생 책임질 수 있을지 충분히 고민한 후 결정해야 한다. 사진 제공 '꽃돌이는배고파' 이진영 대표
토끼를 입양하기 전에는 평생 책임질 수 있을지 충분히 고민한 후 결정해야 한다. 사진 제공 '꽃돌이는배고파' 이진영 대표

 

◆우리가 잘 모르는 토끼 이야기

몸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동물

토끼에게도 감정이 있다고 하면, 무슨 이야기냐고 고개를 갸우뚱할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토끼는 늘 똑같은 표정을 짓고 있기 때문이다.

토끼는 몸으로 감정을 표시하는 동물이다. 기분이 좋으면 펄쩍 뛰어오르며 고개를 좌우로 흔들기도 하고, 기분이 나쁘면 뒷발로 바닥을 “쿵”하고 내려찍기도 한다. 행복할 때는 기절하듯이 옆으로 벌러덩 드러눕기도 하고, 긴장할 때는 상체를 길게 뻗고 주변을 둘러보기도 한다.

토끼는 이렇게 다채롭게 자기감정을 표현할 줄 아는 동물이다.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동물

토끼는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 밥을 먹고 정해진 시간에 잠을 잔다. 반려인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기 위해 알람을 설정해놓는데 그 알람이 울리기 5분 혹은 10분 전에 꼭 토끼가 먼저 다가와 깨운다고 한다.

이빨로 잠옷을 물어 잡아당기기도 하고 얼굴에 가까이 다가와 수염으로 간질이기도 하고, 그래도 일어나지 않는다면 가슴 위로 올라가 엉덩이에 힘을 주기도 한다고.

덕분에 종종 알람을 깜빡해도 토끼가 있으면 정해진 시간에 일어날 수 있다. 가끔은 잠에서 깨어나다가도, 토끼가 옆구리로 다가와 벌러덩 누워버리면 그대로 끌어안고 늦잠을 자기도 하는 것이 단점이다.

정해진 장소에서 배변하는 동물

토끼가 똥오줌을 가릴 줄 아느냐고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토끼는 고양이와 같은 영역 동물이라 정해진 장소에서 생활하는 습성이 있다. 장소를 정해 배변을 할 수 있게 마련해준다면 그곳에서만 배변한다. 물론 괄약근이 약하다 보니 무심코 낮잠을 자다 한두 알 흘리기도 한다. 하지만 강아지와 고양이처럼 무른 변이 아닌 딱딱하고 동글동글한 콩 같은 똥을 싸기 때문에 빗자루로 쓱쓱 쓸어 담으면 청소도 간편하다.

목욕이 필요 없는 깨끗한 동물

토끼는 스스로 그루밍할 줄 아는 깨끗한 동물이라 목욕이 필요 없다. 토끼에게 목욕은 금지되어 있다고 할 정도로 스트레스를 주는 일이다. 보통 처음 토끼를 입양하면 으레 강아지나 고양이에게 그러하듯 목욕시키는데, 절대로 그래서는 안 된다.

토끼털이 유난히 보드랍고 따뜻한 이유는 그만큼 속털이 빽빽하기 때문이다. 겉털과 속털이 빽빽하게 자리 잡아, 한번 젖으면 쉽게 마르지 않는다. 속털까지 말리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 드라이어를 사용해야 하는데 토끼의 큰 귀에는 엄청난 소음으로 들린다. 게다가 토끼는 열을 발산할 수 있는 땀샘이 없기 때문에 체온이 계속해서 오른다.

토끼는 절대 목욕을 시켜서는 안 되며, 스스로 털을 고르게 문지르기 때문에 목욕할 필요가 없다.

실제로 건강한 토끼의 몸에 코를 대고 냄새를 맡아보면 아무런 냄새도 나지 않는다.

충분한 건초와 물을 섭취하는 동물

토끼는 초식동물이라 무척 긴 창자를 가지고 있다. 풀에는 고기와 같은 풍부한 영양분이 없기 때문에 충분한 에너지를 얻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먹어야 한다. 토끼는 마른 풀, 즉 건초 속의 풍부한 섬유질을 끊임없이 섭취해서 이물질과 함께 장 밖으로 배출한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토끼는 생각보다 많은 양의 수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풍부한 수분은 위 속의 이물질이 부드럽게 풀려 장 밖으로 배출하는 것을 돕는다. 또한 토끼는 깔끔한 동물이라 깨끗한 물을 마시는 것을 좋아한다.

건초와 물은 항상 깨끗한 상태로 유지해주어야 한다.

토끼는 사육난도가 높은 동물이지만 현대사회에 있어 가장 적합한 반려동물이다. 짖음으로써 소음을 만들지 않고, 좁은 실내에서도 사육이 가능하며, 산책이 필요하지 않고, 목욕이나 미용이 필요하지 않으며, 아침·저녁을 따로 챙길 필요 없이 항상 건초와 깨끗한 물만 가득히 채우면 된다.

단, 계절마다 털갈이가 심하므로 그러한 부분만 부지런히 빗질을 통해 예방해준다면 가히 최고의 반려동물이리라.

도움말·사진 제공 유튜브 채널 ‘꽃돌이는배고파’ 이진영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