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대로 합시다
법대로 합시다
  • 석종출 기자
  • 승인 2022.12.06 08:44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운수노조의 집단 운송거부 사태가 열흘을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산업계의 누적 피해가 수조원을 넘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고 한다.

정부는 화물연대에 대해 압박을 계속하면서 ‘법대로’ 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노조의 집단행동에 정부가 대처하고 있는 ‘법대로’의 강력한 방법이 최선의 방안인가에 대해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 운수노동자에 대해 ‘운송개시명령’이라는 특단의 조치를 ‘법대로’ 한다고 하는데,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노골적으로 완전히 목줄을 죄는 최악의 압박 수단이고 최고의 고통지수를 실감하게 하는 조치다.

법치국가에서 법대로(law)의 길은 맞다. 하지만 모든 사안을 법대로 처리해서는 곤란하다. 반드시 대화를 병행하면서 법 집행의 강도와 완급을 조절하는 협상력이 있어야 함은 물론 퇴로의 출구는 열어두어야 한다. 지금은 정부와 노조 간에 대화가 완전히 단절된 상태로 알고 있다. 밉던 곱던 대화는 계속해야 한다.

힘으로 따지자면 어떤 개인이나 조직도 정부의 힘을 이길 수가 없다. 정부에서는 운송업자에게 집행할 수 있는 모든 압박을 가하고 있는데, 운송거부 가담자들도 없어서는 안 될 물류 분야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산업 전사들이고 누구의 가족이며 가정의 일원이므로 함께 같이 살아가야 하는 대한민국의 국민임을 염두에 두었으면 좋겠다.

운송거부에 동참하고 있는 노조원들도 과연 자신들의 주장이 대다수 국민들의 바람과 어느 정도 용인이 되는지를 반드시 고려하고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쪽에만 매몰된 논리나 이념으로 뭉쳐진 자기들만의 리그가 되어서는 안 될 일이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는 속담이 있다. 지금 당장은 목구멍을 채워야 하는 절박함에 어쩔 수 없이 고통감수를 중단할 수는 있을 것이다. 노동자들에게 고통의 강도만 높이면 높일수록 그 다음에 그들이 몰고 올 또 다른 집단행동의 강도는 세어질 것이기 때문에 대화가 절실한 것이다. 대통령의 고통론(苦痛論) 이 ‘법대로’의 길에 이정표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