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보호구역, NAVER ‘로컬 브랜드 리뷰 2022’에 선정되다!!
시인보호구역, NAVER ‘로컬 브랜드 리뷰 2022’에 선정되다!!
  • 우남희 기자
  • 승인 2022.11.09 08: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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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문화예술가들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복합문화공간

‘북 카페’는 다양한 종류의 책을 비치해 읽으며 차를 마실 수 있는 카페를 말한다. 책을 읽으며 차를 마시든, 차를 마시며 책을 읽든 북 카페는 카페의 기능에 무게를 두고 있다. 수성구 두산동에 위치한 ‘시인보호구역’도 차를 마시며 책을 읽을 수 있고 책을 읽으며 차를 마실 수 있지만 여느 북 카페와는 달리, 무대와 음향장비까지 갖추고 있어 복합문화공간으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시인보호구역’이 네이버 '로컬 브랜드 리뷰 2022'라는 연구보고서에 대구·경북 지역 유일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선정되었는데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대표인 정훈교 시인(46)을 만났다.

시인보호구역 대표 정훈교시인     우남희 기자
시인보호구역 대표 정훈교시인. 우남희 기자

▶ 안녕하십니까. 먼저 ‘로컬 브랜드 리뷰2022’에 선정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로컬 브랜드 리뷰2022’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네, 감사합니다. 이 연구보고서는 네이버와 연세대학교 국제대학원 모종린 교수 연구팀이 함께 출간한 책으로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을 준비하는 전국의 로컬 브랜드 112개의 스토리와 2010년 이후 부상한 로컬 브랜드 생태계의 현황을 조사하고, 이를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성공 사례와 정책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 책입니다. ‘시인보호구역’이 지역의 문학을 지킬 뿐만 아니라 대중화를 위한 노력으로 출판, 독립서적 판매, 북토크, 문화포럼, 출강 등등 문학과 관련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시인보호구역’을 언제부터 운영하게 되었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 저는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습니다. 직장의 경영관리팀에서 10년간 일하며 시를 썼습니다.

젊은 시인들 몇몇과 대구 방천시장 김광석길의 어느 한 곳을 아지트 삼아, 시를 논하곤 하다가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아예 그곳에 눌러앉았습니다. 그때가 2012년이었습니다. 가지고 있던 시집과 소설, 철학 등등 인문학 도서를 비치해두고 누구나 짧은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집필실을 활짝 열고 오가는 사람에게 무료로 차를 대접하곤 했

습니다. 그 당시만 하더라도 김광석길은 지금과 달리 아주 한적한 시장골목이었습니다.

이따금 버스킹 공연을 하고, 골목에 있던 화가들이 벽화를 손보고, 같이 포장마차에서 술을 마시며 삶을, 문학을, 시대를 논하기도 했습니다.

예술가들이 그 시장을 지키다보니 뮤지션과 화가, 그리고 다른 장르의 예술가들과 자연스럽게 많은 교류를 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60대 이상 선배 문인들은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할 만큼 많았지만 이삼십 대 이하의 시인이나 소설가는 거의 없어 대구가 ‘문향(文香)의 고장’이란 말을 쓰기에는 너무 부족하지 않나 생각했습니다.

국회의원 간담회             시인보호구역제공
유정주 국회의원 초청. 문화예술인 정책 간담회. 시인보호구역제공

지금도 이런데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하는 생각이 들어 ‘젊은 예술가들을 발굴하고 적극 지원하자, 청년예술가를 채용함으로써 꿈을 지킬 수 있도록 지원하자, 지역 문학의 발전적 미래를 위하여 작가 양성 및 문학의 저변 확대를 하자, 지역 문화가 중앙에 예속되지 않고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하자, 협업(컬래버레이션) 등을 통한 새로운 시도로 지역의 문화적 경직성을 탈피하자, 시민과 예술인 그리고 독자(관객)가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좀 더 따뜻한 세상을 만들어가자‘는 취지로 설립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회의 및 세미나.     시인보호구역 제공
회의 및 세미나. 시인보호구역 제공

▶‘시인보호구역’이 탄생된 지 10년이 되었는데 젊은 작가들의 활동은 어떤지, 진행되고 있는 프로그램에 대해 궁금합니다.

:지역에서는 등단한 젊은 작가가 더 이상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2012년 그 당시도 그랬지만 지금도 어렵긴 마찬가지입니다. 누군가가 이 길을 가지 않으면 지역문학이 어떻게 될까 생각하면 답답해집니다.

취지를 살리고 싶지만 젊은 예술가들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래서 ‘시인보호구역’만이라도 젊어져야겠다는 생각에서 ‘시인보호구역’이 중심이 아니라 참여자, 독자, 관객들이 중심이 되도록 하며 연령과 계층을 떠나 전 세대를 아울러 문화예술의 질적 향상을 위한 공간이 되도록 하고 있습니다.

2018년에 이어 2019년에도 문화체육관광부 청소년 독서문화캠프에 선정되어 청소년들의 독서캠프사업을 했는데 앞으로도 지자체나 교육기관 등과 연계하여 지속적으로 하고 싶습니다.

진행되고 있는 프로그램으로는 요일별로 시 읽기, 디카시 창작교실, 2030독서모임, 동네 in문학, 출판컨설팅, 캘리그라피 등의 강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토크쇼도 진행하고 있는데 오는 20일에는 시인이자 동시인인 이정록 선생님의 토크쇼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또 내년 1월에는 문학을 좋아하는 분들과 ‘시인보호구역 문학회’도 출범하려고 합니다.

▶앞으로의 바람이 있다면?

: 대형출판사들이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지역에도 좋은 작품을 쓰는 작가들이 많은데 이들이 지역에서 출판을 하더라도 수도권의 대형출판사에 못지않은 좋은 작품집을 출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제 바람입니다.

그래서 2016년부터 월간 <시인보호구역>을 발간해오면서 출판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 결과 현재 통권 22호까지 문예지 발간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대구문인협회 심후섭 회장님과                    우남희 기자
대구문인협회 심후섭 회장님과 정훈교 대표. 우남희 기자

한국전쟁으로 문화예술인들이 향촌동에 모여 문화예술의 꽃을 피웠다면 지금은 ‘시인보호구역’이 설립취지에도 나와 있듯이 특정 작가들 위주로 운영하지 않고 문학의 저변 확대를 위해 등단작가, 비등단작가, 글에 관심이 많은 시민, 청소년, 기관 등을 상대로 작품을 논할 뿐만 아니라 출판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출판기념회, 시낭송회, 독서토론, 합평과 같은 문학 행사를 위한 공간 대관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전후(戰後), 문학의 르네상스를 꽃피운 대구가 다시 한 번 더 문화, 문향의 도시가 되도록 하는 데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젊은 시인으로서 문학에 대한 열정,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에게 다가가는 복합문화공간을 운영하는 그로 인해 대구문단이 좀 더 젊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시인보호구역의 이용시간은 아래와 같다.

휴무: 일, 월요일

이용: 화~토 11:00~19:00(때에 따라 21:00까지 운영, 평일 및 휴무 때도 대관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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